노래 저작권에 ‘조각 투자’해 돈벌어볼까 … 해보니 장단점 보이네

NH투자증권, 뮤직카우와 손잡고 “작곡가처럼 매달 저작권료 받고 시세차익도 노려봐요”

이될순 기자 2021.08.03 09:30:49

최근 재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조각 투자’가 늘고 있다. 건물은 물론 가축(한우), 미술품과 사진,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곳에 투자를 시도한다. 조각 투자는 특정 상품을 여러 지분으로 나누고, 나뉜 지분에 일반인이 투자하는 방법을 말한다. 투자 가치가 높지만 비싸서 엄두를 못 냈던 투자 상품을 쪼개서 여러 사람이 참여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저작권료가 높은곡을 클릭하면 톱5가 나온다. 사진=뮤지카우어플 캡처


음악에 투자한다고?

내가 즐겨 듣는 노래에 투자할 수 있다면, 그리고 수익도 꾸준히 발생한다면 어떨까?

‘뮤직카우’ 플랫폼은 이런 생각을 가능하게 만든다. 뮤직카우는 유행하는 노래나 유명 가수의 음원에 주식처럼 투자할 수 있게 했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69만 3400원, 지드래곤의 ‘INTRO.권지용’이 2만 9000원 선에서 거래됐다.

다양한 투자 상품으로 눈을 돌린 젊은 세대는 음악 저작권에도 발을 들였다.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는 지난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40세대 이용자 수가 277% 증가했다고 밝혔다. 2030세대도 같은 기간 196% 늘었다.

‘투자, 문화가 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NH투자증권은 뮤직카우와 손잡고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인 ‘나무’의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뮤직카우 회원 가입을 하면 선착순 1만 명에게 뮤직카우에서 사용할 수 있는 1만 캐시를 제공한다.

“드라마 ‘보좌관’ OST를 6000원에 샀어요”

MZ세대인 기자는 주식에만 투자해왔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다양한 투자를 경험해보고자 음악 저작권 수익 투자에 나섰다.

 

뮤직카우 어플에 들어가 음원을 클릭하면 얼마 선에서 거래가 되는지 시세가 나타난다. 사진=뮤직카우 어플 화면


우선 NH투자증권 MTS 나무를 설치해 신규 계좌를 개설했다. 기자는 타 증권사 MTS를 이용해왔다. 따라서 나무 신규 고객인지라 가입 후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거래하면 1만 캐시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후 뮤직카우 어플을 설치하고 가입을 진행했다.

어플을 살펴보니 구매하고 싶은 노래가 별로 없었다. 지드래곤을 검색하자 총 8곡이 나왔다. ‘INTRO.권지용’, ‘She’s Gone’, ‘니가 뭔데’, ‘1년 정거장’ 등이다. 모두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이 아니어서 구매를 포기했다.

어떤 음악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어플 메인에 있는 드라마 ‘보좌관’의 OST ‘Rainfall’ 입찰에 나섰다. 일단 1주만 매수를 주문했다. 5주씩 구매하면 거래 수수료가 1.5%에서 1%로 할인되지만, 낙찰 결과를 보니 점점 하락세인 추세라 분할 매수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앞서 언급했듯 거래 수수료는 1.5%인데 이 경우 300 뮤직카우 캐시(300원)를 내야 한다. 1%인 경우엔 250 캐시(250원)다. 주식 매매수수료(대개 0.25%)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찰 결과는 1일에 나왔는데, 낮은 가격을 제출해서인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NH투자증권 "벚꽃연금 받으세요"

NH투자증권은 나무 고객 중 뮤직카우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선착순으로 1만 캐시와 ETF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NH투자가 “벚꽃연금 오늘부터 1일”이라는 표어를 내걸며 뮤직카우와 투자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선 까닭은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MZ세대가 재테크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는 만큼 젊은 층에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벚꽃연금'이란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히트곡 '벚꽃엔딩'이 벚꽃이 개화하는 시기인 매년 봄마다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기 때문에 버스커버스커에겐 평생 연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 생긴 명칭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MTS 나무를 통해 가입을 유도하며, 고객 확보 차원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모바일증권 나무(NAMUH) 고객을 대상으로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 가입 이벤트를 제공 중이다. 사진=NH투자증권


뮤직카우의 운영 방식은?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 플랫폼으로서, 음악의 저작권 수익에 대한 권리를 구입하는 투자자에게 보유 지분만큼 음원 수입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뮤직카우가 확보한 저작권을 투자자들이 나눠 가짐으로써 저작권 수익을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누리는 방식이다.

우선, 뮤직카우는 음원의 저작권자와 협의해 저작권자의 저작권의 일부를 확보한다. 물론, 저작권자도 공짜로 줄 수 없으니 뮤직카우는 해당 음원에 대한 경매 수익금의 일부를 작곡가에게 주는 식으로 작곡가에게 보상을 한다.

전달받은 저작권의 일부를 뮤직카우는 1000주로 쪼갠 후, 1000주를 경매에 붙인다. 그러면 관심 있는 투자자가 경매 마감일까지 입찰에 들어간다. 예를 들어 1만 원에 10주를 입찰 들어갔다고 한다면, 경매 마감일에 최고 낙찰액부터 낮은 금액순으로 1000주까지 끊는 식이다. 만약, 1만 원에 낙찰을 받는다면 주당 1만 원으로 10주를 가지게 돼 총 10만 원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확보된 지분은 주식처럼 거래도 가능하다. 앞의 예에서 주당 1만 원에 산 내 지분을 주당 2만 원에 내놓고, 누군가 그것을 사겠다고 하면 매매가 이뤄지면서 나는 2배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음원을 소유한 상태에서는 매달 1주당 저작권료가 책정돼 뮤직카우 내 지갑으로 들어온다. 예를 들어 1만 2000원짜리 음원 조각지분에 한 달에 저작권료가 100원이 들어오는 식이다. 이 경우 연 1200원 수익이니, 연 10%의 저작권료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뮤직카우 투자자 김 모 씨(31세)는 “음원 수입이 있다는 게 독특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원의 저작권을 가진다는 게 뿌듯하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다만, 단점도 있다. 음원 수입에는 기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은 미래의 기업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하는 한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즉, 주가의 지속적 상승)한다. 그러나 음원에 대한 인기는 10년, 20년 뒤에도 현재와 같은 인기가 유지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음원에 대한 인기가 장래에 식으면 매수와 매도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인기를 끌 만한 음원을 신중히 고르고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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