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마케팅④] 한국은행에 8억 원 규모의 스튜디오 들어선다… 국민 소통 강화하는 금융계

신뢰성 있는 유튜브 컨텐츠로 퍼블릭-인베스터(Public Investor) 의식 고취 나서

김예은 기자 2024.06.11 16:30:0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가 30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BOK 콘퍼런스에서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그 나라를 구성하는 개인들을 반영한다. 국민보다 수준이 높은 정부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국민들의 수준으로 끌어내려지게 마련이다. 국민보다 수준이 낮은 정부가 장기적으로는 국민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지듯이 말이다. 한 나라의 품격은 마치 물의 높낮이가 결정되듯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법체계와 정부 안에 드러날 수밖에 없다. 고상한 국민은 고상하게 다스려질 것이고, 무지하고 부패한 국민은 무지막지하게 다스려질 것이다.'


이는 새뮤얼 스마일즈의 저서 ‘자조론’의 한 구절이다. 모든 국가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이 문구는 사회가 성숙하려면 그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이 성숙해야 하며, 거꾸로 사회 구성원의 수준이 낮으면 그 사회의 수준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민의 수준은 다각적 요소로 구성돼 있지만, 그중에서도 자본주의 국가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국민의 경제 의식 수준은 국가 미래 경쟁력과 성장성을 좌우할 주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최근 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민의 경제의식 측면에서 유튜브 콘텐츠는 수 많은 전문가들의 참여와 지식정보의 공유를 기반으로 국민들의 정보 접근성 향상 및 균등화를 이뤘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유튜브라는 매개체를 기반으로 전문가와 참여자의 직접 소통이 강화되며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다.

 

국가와 기업들은 각자의 이해에 맞게 유의미한 정보력을 근간으로 유튜브 세계에서 보다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상호 경쟁하고 있으며, 그렇게 제공되는 정보가 국민들의 경제 의식 향상과 검증된 정보 습득, 기초지식 함양 등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보 공유의 중요성이 강화되자 정계에서도 경제 이슈와 관련한 국민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계와 국민 간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민 정보제공의 차원과 빈도를 한 차원 더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를 단행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에 대한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방송사 수준의 자체 스튜디오를 짓는다고 밝혔다.


3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 커뮤니케이션국은 서울 중구 제2별관 4층에 스튜디오를 구축하기 위해 총 8억 원 규모의 전문 장비를 최근 발주했다.


스튜디오는 높이 2.7m, 길이 9.6m에 달하는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패널로 벽면이 채워질 계획이다. 방송사들이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사진이나 그래픽 등 각종 정보를 띄우는 용도로 사용하는, 이른바 ‘LED 월(Wall)’을 설치해 직접 소통에 나서려는 것이다.


한은은 스튜디오 내에 초고화질(UHD)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고사양의 촬영, 녹화, 편집, 음향 장비를 갖추고, 스트리밍 방송 장비도 들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스튜디오를 운영하기 위한 부조정실 시스템, 특수 조명 등도 함께 가동한다.


한은은 발주 제안서에서 지상파, 케이블, IPTV 방송 제작이 가능한 수준의 방송 기술을 적용해 스튜디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외 방송의 기본 표준 규격을 준수하되 실시간 유튜브 연동이 가능해야 한다고 명시하며 다양한 콘텐츠 시도를 예고했다.


한은의 이 같은 행보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소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국민과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은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들의 '3개월 후 금리 전망'을 공개해 온 것이나 오는 8월부터 분기 경제전망을 제시하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작년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색다른 콘텐츠를 다수 선보여왔다.

 

핵심 보고서를 담당 국장이 직접 설명해 주는 영상을 비롯해, 중앙은행 역사를 다룬 ‘BOK카데미’, 금융 현안을 다룬 ‘BOK코노미’ 등의 기획물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현직 조사역의 브이로그와 함께 댓글 이벤트를 기획하는가 하면, ‘이 구역 조사역’이라는 이름의 토크쇼 등도 선보였다. 유튜브 구독자도 꾸준히 늘어 7만 명에 근접했다.

 

증권사 유튜브 구독자 100만 시대…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직접 소통 강화


개인투자자 1400만 시대를 맞이하며 ‘개인투자자’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6일부터 한시적으로 시행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개인투자자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회사의 마케팅과 브랜딩 전문가 역시도 현재의 시장 구매자를 단순한 소비자의 관점을 넘어 투자자의 관점을 함께 고려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문지훈 대표는 “과거와 달리 소비자(Consumer)와 투자자(Investor)의 경계가 모호해진 만큼, 이제 기업의 브랜딩은 더 이상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나 홍보의 영역으로 국한하기보다는 퍼블릭-인베스터(Public Investor)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역시 이러한 고취된 국민 경제 수준에 발맞춰 자사의 경제전문가들을 유튜브에 노출시키고 시황 정보부터 경제 원리에 대한 이해를 고취시키는 컨텐츠를 자사 유튜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유튜브를 구독하고 라이브 방송을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소비자들 역시 점차 증대되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매주 수요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주요 산업과 종목들의 주요 동향과 이에 따른 전략을 짚어보는 '마켓셰프'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증권 제공

구독자 180만 명을 돌파한 삼성증권은 지난달 투자정보팀 정명지 팀장이 출연해 'AI 사이클 2막'이라는 주제로 2분기 주식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 '마켓셰프'의 동시접속자가 1천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Samsung POP’에서 진행되는 리서치 라이브 방송은 삼성증권의 대표 애널리스트들이 출연해 시황을 분석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콘텐츠로,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에 라이브로 진행된다.


방송 주제는 요일별로 각기 다르게 편성된다. 월요일에는 한 주를 시작하며 국내 증시 관련 투자 아이디어를 알아보는 '주간 유망종목', 화요일에는 해외 증시의 주요 이슈와 대응 전략을 살펴보는 '글로벌 마켓토크', 수요일에는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주요 산업과 종목들의 주요 동향과 이에 따른 전략을 짚어보는 '마켓셰프', 목요일은 글로벌 테크산업의 트렌드를 진단하는 '텍톡(Tech Talk)', 그리고 금요일은 ETF 투자 아이디어 및 투자 전략을 소개하는 'ETF 찍먹 라이브'로 운영 중이다.


삼성증권 미디어전략팀 방일남 팀장은 "다양한 투자 관련 유튜브 채널, SNS 채널이 난립하며 검증되지 않은 투자 정보가 유통되고 최근에는 종목 추천이나 매수 매도 타이밍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리딩방' 등의 불법 유사투자자문 피해사례가 늘고 있는데, 삼성증권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의 동시접속자 1천 명 돌파는 이러한 무분별하고 불건전한 정보의 홍수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삼성증권의 신뢰 있는 투자 정보에 시선을 돌린 것이라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이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뢰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즐기고 투자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유튜브는 투자에 도움이 되는 리서치 콘텐츠부터 재미 요소를 반영한 일상 콘텐츠까지 선보이며 업계 최초로 180만 구독자를 돌파했다. 특히 팬데믹 발발 이후 주식을 처음 접하는 신규 투자자들이 크게 늘며 이들에 대한 투자 교육이 중요해지자 관련 콘텐츠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구독자 증대로 연결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삼성증권은 신뢰 있는 투자 정보 전달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정보의 전달 방식도 단순한 형태가 아닌 웹 드라마, 퀴즈쇼 방식을 빌리거나 뮤직비디오 형식을 차용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전달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자사 유튜브 콘텐츠 ‘투자공부방 스터디-움’을 통해 매크로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쏟아지는 주식 정보 속에서 어려워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투자 공부를 통해 튼튼한 투자 기초 체력을 쌓아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키움증권 제공

키움라이브, 성공 투자를 위한 모닝 루틴

 

구독자 166만 명을 보유한 키움증권은 올해 초 '성공 투자를 위한 모닝 루틴'이라는 모토 아래 채널K 오전라이브의 확대 개편을 시행했다. 기존에 각각 떨어져 있던 킬러 콘텐츠들을 하나로 통합해 아침 7시 15분부터 9시 15분까지 2시간 동안 광대한 투자 정보를 집약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팟캐스트 형식으로 간밤에 뉴욕증시 소식을 전하는 '뉴욕증시 브리핑', 국내 증시의 핫 트렌드를 전달하는 '키움브리핑', 트레이더 고수들의 매매를 생생하게 중계하는 '키움 영웅전 중계'로 구성돼 다각적 정보를 요약 제시한다.


'키움브리핑 글로벌'은 미국주식 시황 1타, 안석훈 팀장이 직접 나서 밤사이 투자자들이 놓쳤을 뉴욕증시의 이슈와 흐름을 짚어주고, 실제 트레이더가 출연하는 '트레이더 뷰' 코너를 신설해 보다 신선한 투자 관점과 글로벌 투자 정보를 전한다.


이어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의 트렌드를 일깨우는 '박명석의 모닝콜'과 함께 '키움브리핑 코리아'를 통해 국내 주식 전문가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가 전해주는 투자전략과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듣고 싶은 키워드를 선정해 전달한다.


라이브의 마지막은 '키움 영웅전 중계'로 매달 진행되는 키움영웅전 투자 고수들의 포트폴리오를 중계한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캐스터와 해설위원을 통해 생중계하며 고수들의 투자 방식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키움증권은 개편된 ‘내 계좌를 키우는 투자 스트레칭, 키움 라이브’가 실시간 시청자 수, VOD 조회수, 채팅 참여도 모두 20% 증가하면서 올해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시청자가 듣고 싶어 하는 키워드를 직접 선정하면서 실시간 소통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키움증권 채널K는 투자공부방 스터디-움의 새로운 시즌을 선보이며 구독자들이 투자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콘텐츠 개편에 나섰다.

투자컨텐츠팀 제작진은 "글로벌 증시부터 국내 증시까지, 글로벌 시황부터 트레이딩까지 집약적인 정보 제공을 통해 투자 초보자의 레벨-업을 돕고,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송이 될 것"이라며, "키움 라이브를 통해 매일 아침 투자 스트레칭을 시켜주고, 스터디움을 통해선 투자 지구력을 높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