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금 건설사들은 ‘슬기로운 폭염 극복’에 한창

근로자 온열질환 예방, 폭우 대비 시설 점검에 저마다 독특한 방법 총동원… CEO·CSO 주관 특별 안전점검도 펼쳐

김응구 기자 2024.07.05 16:37:02

역대급 폭염과 폭우가 예상되는 올여름, 국내 건설사들은 저마다 이의 대비책에 한창이다. 지난 6월 13일,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부산 동구 북항 초고층 복합개발사업지 현장을 방문해 우기대책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전국의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혹서기 근로자의 온열질환 예방은 물론, 장마 기간 폭우에 대비한 시설 점검 등 챙겨야 할 일이 수두룩하다.

현재 국내 건설사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여름철 안전한 현장 만들기에 한창이다. 시원한 음료로 가득한 푸드트럭을 현장으로 보내고, 폭염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때에 따라선 대표이사나 최고안전책임자가 현장을 찾아 군데군데 요소요소를 집중 점검한다.

한화 건설부문, ‘써머 세이프티 푸드트럭’ 운영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6월 28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학익4구역재개발 현장 근로자들을 위해 과일빙수로 준비한 ‘써머 세이프티 푸드트럭’을 보냈다. 사진=㈜한화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은 뜨거운 여름철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써머 세이프티(Summer Safety)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8월 14일까지 전국의 현장 근로자들에게 시원한 컵 과일빙수와 간식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무더위에도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건강하게 하루를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마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전국 총 56개 현장에 1만5000인분의 간식이 전달될 예정이며, 푸드트럭 운영이 어려운 현장엔 건강주스와 비타민 젤리 등 간식 6종이 포장된 기프트 박스를 제공한다.

이벤트가 시작된 6월 28일에는 인천 미추홀구 인천학익4구역재개발 현장에 과일빙수 푸드트럭이 방문해 근로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날 현장소장부터 협력사 직원까지 200여 명은 휴게공간 등에서 과일빙수와 간식을 먹으며 무더위를 식혔다.

이 현장 이상민 대리는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동료들과 함께 빙수를 즐기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며 “이번 행사가 모든 근로자를 격려하고자 마련된 만큼, 나 자신은 물론 동료를 위해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근로자의 온열질환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현장별로 제빙기를 설치해 얼음을 제공하고 냉풍기가 설치된 근로자 휴게시설을 마련해놓았다. 아울러 식염 포도당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작업시간과 업무 강도를 조정하고 있다.

앞서 김승모 대표이사는 6월 13일 부산 오시리아 메디타운 공사현장을 찾아 안전관리를 점검했다. 아울러 김윤해 안전환경경영실장(CSO)을 비롯한 경영진도 17일까지 주요 건설현장을 방문해 폭염·호우 대비 준비현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6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를 ‘폭염 대비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했다.

이번 점검에선 고용노동부가 건설근로자의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하는 물·그늘·휴식 등 3대 수칙 준비 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더불어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시설물 파손·붕괴나 감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배수로 정비, 굴착면 사면보강, 위험지역 출입통제, 전기 안전 등 사전점검과 정비 활동을 진행했다.

김승모 대표이사는 “올여름의 폭염과 호우가 예년보다 더 심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고용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물·그늘·휴식 등 3대 수칙이 전 현장에 빠짐없이 적용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 ‘건강한 여름나기 1·2·3 캠페인’ 전개

DL이앤씨는 ‘안전신문고’ 참여 우수 현장으로 선정된 부산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커피트럭을 지원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혹서기·우기에 대비한 현장 안전보건 집중관리에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특히 폭염에 취약한 오후 시간대별로 중점관리사항을 담은 ‘건강한 여름나기 1·2·3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 캠페인은 △1시에는 오후 작업 전 TBM을 통해 고령자·고혈압 근로자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2시에는 30분간 ‘쿨링 타임’ 시간을 운영해 간이휴게시설에서 쉬도록 하며 △3시에는 시원한 음료·화채·빙과류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DL이앤씨는 캠페인과 더불어 전 현장에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와 호우·태풍 시 현장 안전관리 이행수칙 및 자율점검표를 배포했다. 현재 모든 현장에선 혹서기 대비 자체점검을 최소 주 1회 하고 있으며, 취약 현장을 대상으론 지속적인 지원·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또 근로자가 직접 참여하는 ‘안전신문고’ 제도를 활성화하고자 최대한 노력 중이다. 안전신문고는 근로자 스스로 위험요인을 찾아 신고·조치하는 시스템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폭염 기간 온열질환으로 건강장해가 발생한 경우 근로자 스스로 작업을 중단하는 ‘작업중지권’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전신문고 우수 현장 4곳을 선정해 커피트럭을 지원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는 개인별 안전활동 참여 현황을 집계해 포인트(현금화 가능)를 제공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길포 최고안전책임자(CSO)는 “하절기는 중대재해 위험이 큰 기간으로, 현장의 세세한 부분까지 점검·확인·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다”라며 “집중호우에 대비한 배수계획과 붕괴 예방조치를 확인하고 혹서기 근로자 건강관리계획을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L이앤씨가 경기도 의정부 신곡동에 조성 중인 ‘e편한세상 신곡 파크프라임’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지난 6월 7일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로부터 아이스커피와 티셔츠를 지원받았다. 티셔츠는 근로자들이 근무를 마쳤을 때 땀으로 젖은 옷을 갈아입도록 선물한 것이다.

이날 현장의 낮 최고 기온은 28도에 달했다. 한여름 날씨 속에서도 근로자 200여 명은 입주예정자들이 보낸 시원한 음료와 함께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무더위 속에서도 최고 품질을 위해 노력하는 DL이앤씨 현장 근로자들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커피차와 의류를 지원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e편한세상 신곡 파크프라임을 명품 단지로 만들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호반건설, 장마철 안전관리 특별점검

호반건설 관계자가 현장 근로자의 체열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은 현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온열질환 예방 활동과 장마철 안전관리 특별점검을 펼쳤다.

먼저, 현장 근로자의 근로 환경, 휴식시간, 현장별 혹서기 관리계획 등을 세밀히 검토했다. 이 과정에선 현장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늘 없는 작업 공간에 설치하는 차광막을 더 늘렸다.

아울러 근로자가 편히 휴식을 취하도록 휴게공간과 제빙기를 마련했다. 회사는 혹서기 낮 시간에 10~15분의 휴식시간을 의무화하고 얼음물이나 간식·음료를 제공하는 등으로 온열질환 예방 활동에 힘쓰고 있다. 또 각 현장에선 근로자의 체온과 혈압을 측정하며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혹서기에 자주 발생하는 밀폐공간 질식사고에 대비해 긴급 구조 훈련도 실시했다.

장마철에 대비하기 위한 현장별 수방(水防) 계획과 장비 작동법도 점검했다. 집중 호우시 현장 내 물 고임, 토압(土壓) 증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전·붕괴사고 위험 요소도 세밀히 살폈다.

호반건설 안전보건팀 관계자는 “예년보다 이른 폭염에 근로자 의견을 반영해 차광막을 더 설치하고 온열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쾌적한 휴게시설도 확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겨 작업환경을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온열질환 대응 캠페인 펼쳐

현대건설 황준하 CSO(왼쪽)가 6월 27일 경기도 의정부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 건설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에게 수분 보충 음료를 건네주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여름철 폭염 단계별 작업관리기준을 관심·주의·경고·위험 등 4단계로 구분해 옥외 작업과 휴식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휴게시설마다 깨끗한 물과 제빙기 등의 비품을 비치하고, 적정 온도(18~28℃)와 습도(50~55%)를 유지한다. 아울러 건강에 이상을 느낀 근로자가 작업 열외를 요청하면 바로 작업에서 제외하고 잔여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당일 노임 손실을 보전해 주는 ‘작업열외권’과 근로자가 위험을 감지하면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6월부터 9월 말까지를 ‘온열질환 예방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했다. 이에 온열질환 예방 핵심관리 수칙(물·그늘·휴식)이 적용된 ‘마시고! 가리고! 식히고!’라는 슬로건의 ‘3GO!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6월 27일 경기도 의정부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 현장에선 혹서기 현장 특별점검과 온열질환 대응 캠페인이 펼쳐졌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현대건설 황준하 CSO(안전보건최고경영자)는 ‘3GO! 프로그램’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근로자들을 세심히 챙기며 온열질환 예방 활동 준수를 당부했다. 이어 폭염 속 무더위를 식혀줄 휴게시설을 살펴보고, 폭염특보 전파 방법이나 옥외근로자 건강 보호 대책 등 현장 운영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온열질환 대응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했다. 수분 보충 음료 제조사와 함께 마련한 부스에서 수분 보충과 탈수 예방에 효과적인 건강 음료를 제공하고 아이스크림 냉동고를 상시 운영했다. 500여 명의 현장 근로자들이 부스를 찾은 가운데, 황준하 CSO는 직접 음료를 건네며 근로자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를 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때 이른 무더위에 이어 잦은 폭염특보가 예상됨에 따라 근로자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 현장관리에 힘쓰고 있다”며 “전사 차원의 안전보건의식 고취와 공감대 형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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