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I 시대 가속화, 현대카드가 그리는 PLCC 데이터 동맹의 미래

현대카드 PLCC, 데이터 사이언스 고도화 전략의 일환

김예은 기자 2024.07.25 11:52:53

현대카드의 PLCC 파트너사 현대자동차 전용카드.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현대캐피탈과 함께 전기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 마케팅 등을 전개했다. 사진=현대카드

신용카드 사용액 데이터는 적시성이 높고 기존 통계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세부적인 자료를 제공해 활용 가치가 높은 빅데이터 자산으로 평가된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주요 수익원이었던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된 카드 업계는 2027년 5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견되는 데이터 산업이 카드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신용카드 데이터의 유용성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회원들의 가맹점별 신용카드 사용액은 가계의 소비나 기업의 판매 동향을 측정하기에 용이하고, 시간과 개체(회원 또는 가맹점별)를 다차원으로 분석하는 패널 형태의 데이터 구축이 가능해 대표적인 정형(structured) 빅데이터 자산으로 꼽힌다.


다만, 신용카드 사용액 데이터에는 매출 건별 총액만 기록되므로 종합소매업 등과 같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에서의 거래 명세를 목적별 소비지출 통계 편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파트너사와의 데이터 동맹을 확장해왔다. 신용카드사 데이터만으로 불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하며 자사 데이터 사이언스를 고도화하는 전략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1일 현대카드를 찾은 비자 글로벌 임원진 10여명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사 CEO 30여명에게 현대카드의 데이터 솔루션과 데이터 사이언스 기업으로서 현대카드의 변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페이스북

현대카드 PLCC, 데이터 사이언스의 초석인 '데이터 협의체'
미래 주요 전략 방향을 '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설정한 현대카드는 ‘데이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기반에는 현대카드가 개척해 온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 비즈니스와 협의체가 있다.


PLCC는 특정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카드 상품으로, 제휴 카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해당 기업과 1:1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특화된 혜택을 담은 카드 상품을 칭한다.


PLCC는 통상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브랜드의 충성 고객을 자사로 유입시켜 카드 고객 수를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현대카드가 이 같은 PLCC 전략을 차용한 다수의 카드사들과 차별화를 기한 것은 PLCC를 근간으로 한 데이터 비즈니스의 확장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지난 5월 19번째 PLCC 파트너로 CJ 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과 손잡은 현대카드는 해당 파트너십에 대해 "국내 대표적인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의 데이터 동맹 합류를 환영한다"며, "올리브영이 PLCC 영역을 확장하고 데이터 동맹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로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협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 평가했다.


현대카드는 AI 엔진을 활용해 분석·가공한 데이터를 초개인화 마케팅에 활용하는 데이터 솔루션을 개발해 PLCC 파트너사들에 제공하고, 동시에 이들과의 데이터를 융합해 고도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국내에 PLCC를 처음으로 선보인 현대카드는 지금까지 모빌리티∙테크∙유통∙정유∙뷰티∙금융 각 산업 분야별 대표 기업 19곳과 PLCC를 기획∙운영해 오고 있다.


현대카드는 PLCC를 출시할 때 독점 제휴를 기본 조건으로 내걸고 이들 파트너사들과 데이터 동맹을 결성해 PLCC 사업을 전개하는 ‘도메인 갤럭시(Domain Galaxy)’라는 협의체를 운영해 오고 있다.
‘도메인 갤럭시’는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들의 ‘데이터 동맹’을 일컫는 말로, 현대카드의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기반으로 각 파트너사가 더 활발한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차원의 마케팅을 함께 추진한다.


현대카드는 해당 협의체를 기반으로 파트너사와 현대카드 간의 협업은 물론 파트너사들이 각 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더 많은 고객에 확대하기 위해 특정 파트너사에 협업을 요청하고 함께 크로스 마케팅(cross marketing)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카드는 파트너사 간 크로스 마케팅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협업 플랫폼 ‘갤럭시 노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파트너사들은 타깃 고객이 있다고 판단되는 복수의 파트너사들에 동시에 협업을 요청할 수 있으며, 요청을 받은 파트너사가 자사의 고객에게도 해당 마케팅이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하면 이에 응하는 시스템이다.


이같은 갤럭시 노스는 단순히 파트너사들 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아니다. 현대카드는 파트너사들의 마케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현대카드의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갤럭시 노스에 탑재해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협업을 제안받은 파트너사가 현대카드의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고도화된 타깃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고객사에 타깃팅을 위한 데이터 기술을 판매하고, 그 플랫폼 내에서 현대카드는 고객사들의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데이터 비즈니스를 고도화할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현대카드는 '도메인 갤럭시 카운슬'을 운영하며 ‘도메인 갤럭시’ 멤버들이 지난 1년간 함께 추진한 협업의 성과들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며 파트너사들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0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된 지난해 9월 도메인 갤럭시 카운슬에는 현대차, 대한항공, 이마트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과 야놀자 등 총 18개 파트너사가 참석했다. 이곳에서 현대카드는 현대카드의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를 포함해 이를 활용한 주요 마케팅 성과를 PLCC 파트너사들에게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도메인 갤럭시 파트너사의 성장을 목표로 NFT(Non-Fungible Token)와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등 새로운 기술의 접목과 현대카드와 모든 파트너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및 인프라의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비자(Visa) 대표(CEO)를 포함한 유럽과 중동·아프리카의 글로벌 금융사 사장단이 함께 현대카드를 찾았다. 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페이스북

Visa 합류로 '글로벌 데이터 협의체' 결성
이러한 데이터 융합은 글로벌 결제 기술 기업 비자(Visa)의 참여로 글로벌 데이터로 한층 확장됐다.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Visa의 글로벌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 따르면 라이언 맥이너니 비자(Visa) 대표(CEO)를 포함한 임원진 10여 명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자흐스탄, 조지아 등 CEMEA(Central & Eastern Europe, Middle East & Africa) 지역 금융사 CEO 30여 명이 지난달 26일 현대카드를 방문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들의 방문은 AI 기반 데이터사이언스 솔루션을 직접 보고 설명을 듣기 위한 것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데이터 솔루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데이터 사이언스 기업으로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을 직접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거물급 대규모 방문단에 성실히 K그레딧을 알렸다"며, 이것이 "장차 현대카드 해외 진출의 초석을 쌓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현대카드가 Visa와 체결한 글로벌 데이터 파트너십의 연장선상으로 이뤄졌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6월 Visa와 양사의 데이터 자산과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공동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회사의 파트너십은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디지털 페이먼트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협력의 배경이 됐다.

지난해 6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Visa 글로벌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라이언 맥이너니(Ryan Mclnerney) Visa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이 파트너십으로 현대카드는 전 세계 200여 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Visa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카드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해외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Visa는 현대카드의 PLCC 파트너사의 데이터 동맹 ‘도메인 갤럭시’에 참여해 그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 자산과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결합해 데이터 상품 및 솔루션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현대카드는 방대한 데이터 및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Visa의 참여로 도메인 갤럭시 사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21일 서울 강남구 소재 쿠킹라이브러리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날 PLCC 사업과 AI 비즈니스를 강조하며 "PLCC는 사활을 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카드의 AI 기술은 어떤 알고리즘을 대입해도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스트럭처(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카드 설계사 운용 등에 전통적으로 투입해 온 자원을 AI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PLCC는 데이터 스트럭처(구조)를 만들어서 데이터 플랫폼을 판매하고, 데이터로 승부를 건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정 부회장은 "인터넷 혁명도 결국에는 데이터를 위해 있었다고 본다"며 "이런 데이터 강을 넘기 위해서는 쌀을 얼마나 팔았냐는 중요하지 않고, 내연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금까지 AI에만 1조 원을 투자했다"며 "앞으로 5년짜리 비전 대신 중장기적으로 가려고 하고, 시장 점유율이나 손익은 그에 비해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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