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지난 10월 2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간투자사업’의 착공을 알렸다.
동부간선도로는 서울시 송파구부터 경기도 의정부까지 연결된 고속화도로다. 그간 서울 동북권 주민들의 핵심 도로 역할을 해 왔지만, 심각한 교통체증이 늘 골칫거리였다. 동북권 지역의 320만 명 이상이 강남으로 내려가는 주요 통로임에도 도봉산, 북서울꿈의숲, 북한산, 불암산, 수락산, 초안산 등 야산과 산이 많은 지역이어서 남~북 방향의 도로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동부간선도로는 동부권의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구간이다.
대우건설, 2015년 서울시에 BTO 방식으로 최초 제안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개요는 이렇다.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강남구 청담동을 잇는 총연장 10.4㎞의 왕복 4차로 대심도 지하도로를 건설한다. 대우건설이 대표 건설사로 참여했고, 공사 기간은 60개월로 2029년 개통 예정이다.
공사가 모두 끝나면 석관동에서 청담동까지의 통행 시간이 기존 30분대에서 10분대로 20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기존 동부간선도로에는 여의도공원 10배 규모의 중랑천 친환경 수변공원을 조성한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5년 서울시에 BTO 방식의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최초로 제안했다. BTO는 건설(Build)-이전(Transfer)-운영(Operate)의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으로,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건설해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에 소유권을 양도(기부채납)한 뒤 일정 기간 사업을 직접 운영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2019년 8월에는 적격성 조사를 완료했고, 2020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거쳐 지난해 3월 실시협약과 11월 금융약정을 체결했고, 올해 5월 서울시로부터 실시계획을 승인받았다. 실시계획 승인은 실제 착공을 위한 모든 제반 사항을 허가받았다는 뜻으로, 이후 바로 착공할 수 있다.
사업 시행자는 대우건설(34%)·현대건설(18%)·SK에코플랜트(13%) 외 9개사가 출자한 동서울지하도로㈜이며, 대표 주관사는 대우건설이다.
화랑로 서울민방위교육장에서 열린 착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안규백·서영교 국회의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백정완 전 대우건설 사장은 “2015년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를 민자사업으로 최초 제안한 이후 약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하며 오늘 착공식에 이르렀다”며, “국내 최장 터널인 인제터널과 국내 유일 해저 침매터널인 거가대교 등의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안전관리뿐만 아니라 최고의 시공품질과 적기준공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 재정을 투입하는 영동대로(삼성~대치) 구간 지하도로(2.1㎞)도 동부간선도로와 함께 2029년에 동시 개통할 계획이다.
노원구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원활히 추진되도록 행정력 집중”
착공식 6일 후인 10월 8일, 서울 노원구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착공을 환영한다”며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서울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원구에 따르면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1단계(월릉~대치·12.5㎞)로 대심도 지하도로를 2029년까지 건설하고, 2단계로 기존 동부간선도로 구간(월계~송정·11.5㎞)을 2034년까지 지하화한다.
현재 착공에 들어간 곳은 1단계 구간이다. 중랑천과 한강 아래를 통과하는 소형차 전용 왕복 4차로 지하도로를 건설한다. 기존 동부간선도로 월릉나들목과 군자나들목을 이용해 진·출입할 수 있고, 삼성·청담·대치나들목을 새로 만들어 영동대로와 도산대로에서도 진·출입이 가능해진다.
지하화가 모두 완료되는 2034년이면 동부간선도로 지상 교통량이 하루 15만5100대에서 8만7517대로 최대 43% 감소할 전망이다. 이 경우 노원구 월계동부터 강남구 대치동까지의 통행 시간은 50분대에서 10분대로 줄어들게 된다고 노원구는 설명했다.
아울러 천변 도로의 특성인 여름철 집중 호우로 인한 침수 문제가 크게 개선되고, 도로가 사라진 지상부에는 대규모 공원 등 녹지공간을 조성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주거 환경이 크게 바뀐다. 이에 노원구는 해당 구간의 원활한 시공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광역교통망 확충은 일상의 불편 해소 외에도 미래도시로 나아가는 중요한 열쇠”라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를 많은 노원구민이 오래 기다린 만큼 구간연장까지 성공적으로 완성되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원구는 도심 접근성이 취약하지만 최근 광역교통망 확충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하나둘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진도가 빠른 ‘동북선 경전철’은 2년 후 개통 예정이고 ‘GTX-C(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도 착공하는 등 서울 도심과 경기권으로의 철도교통망이 크게 개선된다.
이와 함께 교통량 분담이 큰 자동차 도로망 개선 부문에서 핵심이 되는 사업이 바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다. 얼마 전 민선 8기 2주년을 맞아 실시한 ‘구민 정책 여론조사’에서도 노원구민들은 해당 사업을 교통 분야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