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뷰] 10초 만에 온수로 샤워, 숙면매트로는 꿀잠 ‘신세계’

경동나비엔 오프라인 체험 매장 ‘나비엔 하우스’ 방문·체험기

김응구 기자 2024.12.10 17:24:21

경동나비엔은 오프라인 체험 매장인 ‘나비엔 하우스’를 지금까지 네 곳 오픈했다. 그 중 의정부서부점을 방문해 이것저것 체험해봤다. 사진=경동나비엔
 

숙면(熟眠). 깊이 잠든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물론, 누구나 그렇진 않다. 대개 느긋한 성격이거나 삶이 만족스러우면 그렇다. 적어도 걱정이 많지 않다. 우린 하루의 ⅓을 잔다. 인생의 30%가 수면 상태다. 그러니 잠을 푹 잔다는 건 몹시도 행복한 일이다.

현실로 돌아온다. 내 문제 혹은 회삿일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숱하다. 새벽 2~3시에 깨선 이리저리 몸을 뒤집다 한두 시간 더 자면 그나마 다행. 걱정거리 한두 개라도 쌓인 날이면 밤새는 일도 다반사다.

어떻게 하면 잘 잘 수 있을까. 스스로 힘들다면 도움 될 만한 건 뭘까. 그런 ‘신세계’가 있긴 한 걸까?

경동나비엔 의정부서부점서 숙면매트 체험

경동나비엔은 11월 27일 오프라인 체험 매장인 ‘나비엔 하우스’ 진주점을 오픈했다. 남양주북부점, 의정부서부점, 제주점에 이은 네 번째다. 이곳에선 고객이 직접 여러 제품을 체험해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이 중 의정부서부점을 찾았다. 앞서 구구절절 설명한 숙면매트를 알고 싶어서다. 글로 쓰는 것과 몸으로 쓰는 것의 결과는 다르다고 배웠다. 해서, 눕고 만지고 보고 들으며 하나씩 익혔다. 이곳 성락경 대표와 성수현 팀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도와줬다. 둘은 부녀 사이다.

 

경동나비엔 숙면매트는 ‘0.5도’ 단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만큼 내게 맞는 온도를 최대한 맞출 수 있다. 사진=김응구 기자
 

숙면매트에 누웠다. 일반 전기장판과 달리 온수(溫水)가 핵심이다. 달리 얘기하면 전자파에서도 해방된다는 의미다.

성수현 팀장은 한마디로 “수분감 있게 잘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불이나 내 몸이 축축해지는 건 아니고 건조하지 않게 잘 수 있다는 얘기다. “푸근한 느낌, 내가 누웠을 때 침대가 나를 감싸는 느낌으로 잘 수 있다”라고도 표현했다.

재밌는 건, 숙면매트 온도를 두 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킹사이즈, 그러니까 배우자와 잘 때 서로 원하는 온도가 다를 수 있다. 나는 조금 시원하게, 배우자는 좀 따뜻하게 자길 원하는 경우다. 이때 각자 눕는 면의 온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한 명은 30도, 배우자는 40도 이런 식이다. 혹시 내가 설정한 온도를 바꾸고 싶다면 나비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조절하면 된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0.5도 단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내게 맞는 숙면 온도를 세세하게 맞출 수 있다.

전기장판이 열선(熱線)으로 전기를 공급해 따뜻하게 하는 구조라면, 숙면매트는 그 열선 자리를 ‘물길’이 대체한다. 데워진 온수가 이 물길을 지나면서 온기를 공급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 온수가 물길을 순환하며 몸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성수현 팀장은 “침대 위의 보일러라고 생각하면 편하다”라고 정답에 가까운 말을 해주었다.

경동나비엔은 2015년 온수매트를 출시했다. 이후 지난해 0.5도 단위로 조절하는 기능을 추가한 뒤 올해 9월 AI(인공지능) 수면 기능을 탑재한 제품마저 내놓았다. AI 기술은 신기하기까지 하다. 잘 때 스마트폰을 옆에 두면 앱이 호흡 소리를 감지해 지금 상태가 램수면 단계인지 얕은수면 단계인지 자동 분석하고, 이에 맞게 온도를 조절해준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잠들 땐 36도여도 괜찮지만, 외부 온도에 민감해지면 그 온도가 더울 수 있다. 그러면 자동으로 숙면매트 온도를 3도 정도 낮춰준다. 적어도 자다가 더워서 깰 일은 없다.

숙면매트는 생각보다 얇다. 이를 두껍지 않은 요에 넣는데, 이 때문에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기 일쑤다. 그래서 최근 제품은 각 꼭지 부분을 똑딱이 단추로 고정하도록 보완했다. 숙면매트는 기술적으로, 때로 디자인적으로 그렇게 계속 진화하고 있다.

3단 콤보 세트로 실내 공기질 청정하게

숙면매트만을 체험해보고자 이곳에 온 건 아니다. 먼 길 왔으니 이것저것 살펴봤다. 그러다 천정에 달린 환기청정기에 눈길이 쏠렸다. 갑자기 든 생각 하나. 집안에서 공기 질이 가장 안 좋은 공간은 어딜까. 화장실? 베란다? 바로 주방이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매우 관심 가는 조사 하나를 진행했다.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한 환기 인식 조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2%가 쾌적한 실내공기를 위해 실내 환기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하루 3번, 최소 10분씩’ 자연 환기를 한다고 답한 사람은 3.7% 불과했다. 하루 3번, 최소 10분씩 자연 환기를 해야 한다는 건 국가기후회의의 권고 사항이다.

이 조사에서 주목할 건 ‘요리 매연’이다. 이는 굽거나 튀기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초미세먼지보다도 작아 각종 호흡기 질환은 물론 폐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응답자의 80.9%는 이 요리 매연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요리 매연을 해소하기 위해선 주방 후드를 가동함과 동시에 환기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5월 8일 SK매직과 가스레인지·전기레인지·전기오븐 사업의 영업권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370억 원. 이로써 경동나비엔은 주방가전 라인업을 확대했다.

 

경동나비엔 의정부서부점 성수현 팀장이 주방 후드 기능을 실험하고 있다. ‘요리 매연’을 강하게 빨아들이듯 휴지가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사진=김응구 기자
 

두 번째로 궁금했던 게 주방 환기 시스템이었다. 이곳은 인덕션, 주방 후드, 환기청정기를 하나로 연결했다. 인덕션을 작동시키니 주방 후드가 자동으로 돌아간다. 이어 환기청정기는 요리 모드가 된다. 성수현 팀장에 따르면 보통 공기청정기는 요리할 때 꺼야 한다. 필터가 망가지기 때문. 하지만 이 환기청정기는 요리 모드가 되면 굳이 전원을 끄지 않아도 요리 매연·가스를 빠르게 잡는다는 것이다. 필터 역시 망가질 일이 없단다.

성수현 팀장은 주방 공기만 어느 정도 잡아줘도 집안 공기는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집안에 덕트나 환기 시스템이 없을 땐 주방 후드만 좋은 걸 써도 환기 기능을 어느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동나비엔의 주방 후드는 삼면에서 에어 커튼이 작동된다. 이는 요리 시 각종 매연이 후드 옆으로 빠져나가는 걸 방지한다. 환기청정기는 공기청정에 환기 기능까지 더한 제품이다. 일반 공기청정기가 집안 공기를 필터로 걸러주는 것이라면, 환기청정기는 그와 함께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또 한 번 필터로 걸러 집안에 새로 공급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이렇게 보니 SK매직의 가스레인지·전기레인지·전기오븐 영업권 인수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인덕션과 후드 등 주방 기기와 환기청정기를 연동시켜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했고, 이를 현실화한 것이다.

10초 만에 온수가 ‘콸콸콸’… AI 기능까지

중학생 아이와 아빠는 늘 저녁이면 툭탁거린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 받아놔.” “귀찮아.” 샤워기를 틀면 온수가 나오기까지 기다려야 하니, 찬물을 버리지 말고 받아놓으라는 얘기다. 물론 아이는 귀찮다.

또 다른 날엔 이런 대화도 오고 간다. “나 샤워할 때 물 틀지 마!” 샤워 도중 부엌 등에서 물을 틀면 찬물로 바뀌는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샤워 시 온수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일은 어느 가정에서나 있는 일이다.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이렇게 버려지는 물이 4인 가족 기준 연간 21t(톤)에 이른다.

사실 경동나비엔, 하면 콘덴싱 가스보일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더구나 배우 마동석이 광고 모델을 맡고부터는 보일러에 무게중심이 더 쏠린 듯한 느낌도 받는다.

 

경동나비엔 의정부서부점은 콘덴싱 보일러 제품 ‘NCB553’과 ‘NCB753’의 이해를 위해 LED 배관을 조성해놓았다. 잘 보면 파란색 LED(찬물)가 점점 빨간색 LED(온수)로 바뀌고 있다. 사진=김응구 기자
 

체험 매장에선 보일러를 경험할 수 없어 눈으로 대신했다. 다행히 이해가 쉽도록 잘 꾸며놓았다. 모델 ‘NCB553’과 ‘NCB753’ 두 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 나눴다. 먼저, NCB553 모델은 일반 콘덴싱 가스보일러와 비교했을 때 온수 펌프가 하나 더 들어간다. 그래서 앞선 예처럼 샤워실과 부엌에서 동시에 틀어도 온수가 끊기지 않고 일정하게 나온다.

주목할 건 NCB753 모델이다. 이 보일러엔 ‘온수 레디 밸브’가 하나 더 들어가 있다. 핵심 기술이다. 흔히 보일러를 켜고 욕실로 가는 동안을 어림잡아 10초 정도라고 했을 때, 그 시간이면 온수 준비를 모두 끝낸다. ‘퀵 버튼’ 한 번 누르고 샤워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작동하면 바로 온수가 나온다는 얘기다.

이곳에선 고객이 알기 쉽도록 벽면 한쪽을 LED 배관으로 조성해놓았다. 실제 모습 그대로다. 퀵 버튼을 누르면 파란 LED 배관은 서서히 빨간 LED 조명으로 바뀐다. 배관 내부의 찬물(파란 LED)을 따뜻한 물(빨간 LED)이 밀어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곤 샤워기까지 가는 시간은 정확히 10초. 실제 샤워기를 작동시키니 온수가 흘러나왔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전까지 보일러는 난방을 공급하는 제품으로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겨울 온도는 높아져 가고 건축물의 단열 기능도 점점 좋아지잖아요. 난방은 당연한 거고, 이젠 온수 기능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서 한 번 더 집중해보니, 다른 가전을 떠올리게 됐죠.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30초 있다가 나온다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온수의 불편함을 해결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바로 개발을 시작했어요.”

이쯤 되니 경동나비엔이 평소 보일러의 패러다임을 난방에서 온수로 바꿨다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경동나비엔 의정부서부점 성락경 대표는 숙면매트, 성수현 팀장은 굿즈를 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응구 기자
 

성락경 대표에게 가스보일러의 교체 주기를 물었다. 보통 10년을 본다고 했다. “원래는 8년을 기준으로 보는데 (잘 관리하면) 10년까지도 쓸 수 있어요.”

“그 사이에 신기술과 이를 토대로 한 신제품은 계속 나오겠네요”라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이번엔 성수현 팀장이 말을 이어받았다.

“한 번도 망가지지 않았는데 카메라 하나 추가됐다고 스마트폰 교체하잖아요. 접힌다고 바꾸고 손 떨림 방지된다고 바꾸는 것처럼 보일러도 이제 그런 시장이 된 거예요. 하지만 폰은 나를 위해 쓰는 거고 보일러는 우리 가족을 위한 것이라는 게 다를 뿐이죠.”

현답(賢答)이 아닐 수 없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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