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빠졌다. 관련 협업 상품 출시 및 이벤트를 활발하게 전개하며 소비자 관심 끌기에 나섰다.
해태제과·오뚜기·CJ제일제당 ‘먹을거리’
먼저 관련 먹을거리 출시가 활발하다. 해태제과는 넷플릭스와 협업해 ‘구운감자 슬림 시즌2’를 새로 출시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공개되는 새로운 게임을 패키지에 담았고, 파스텔톤 미로계단을 통해 새로운 에피소드로 이동하는 느낌을 살렸으며, 뒷면에는 5가지 메인 게임을 디자인했다.
여기에 전작과 같이 얇은 감자칩에 점선으로 별, 삼각형, 우산, 네모, 동그라미 등 5가지 모양을 새겼다. 전작 에피소드의 주인공처럼 오징어 게임의 시그니처 게임인 달고나 뽑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스낵엔 멕시코산 하바네로칠리 함량을 50% 가까이 높이며 매운맛을 첨가했다.
오뚜기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 협업해 지난해 11월 ‘뿌셔뿌셔’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뿌셔뿌셔 신제품은 ‘버터구이오징어맛’과 ‘화끈한 매운맛’ 등 2종으로 구성됐으며, 국산 가루쌀을 넣었다.
오뚜기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뿌맥(뿌셔뿌셔 & 맥주)’ 굿즈세트를 지난 12월 20일 네이버쇼핑 오뚜기몰에서 900개 한정으로 론칭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뚜기 공식캐릭터 Yellows(옐로우즈)에 오징어 게임 시즌2 스토리를 입힌 ‘뿌셔뿌셔X오징어 게임’ 씰 스티커도 선보였다.
지난 12월엔 CJ제일제당이 ‘컬리 푸드페스타 2024’에 참가해 ‘비비고X오징어 게임 시즌2’ 캠페인 테마의 부스를 운영했다. 오징어 게임 속 캐릭터를 활용한 부스 디자인을 비롯해 캠페인 키 메시지인 ‘플레이 하드(Play Hard) & 라이브 딜리셔스(Live Delicious)’를 활용해 체험존(Play Hard)과 시식존(Live Delicious) 공간을 구성했다.
CJ제일제당 부스는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된 ‘비비고X오징어 게임 시즌2’ 스페셜 에디션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 중 비비고 통새우만두, 쌀떡볶이, 오징어튀김, 버터오징어 김스낵 등은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시식 기회도 제공했다. 부스 곳곳에 마련된 포토 스팟에서 찍은 인증사진을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비비고X오징어 게임 시즌2’ 스페셜 에디션 제품 및 굿즈를 증정하며, 100% 경품을 제공하는 ‘뽑기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랜드월드 후아유·CJ올리브영 ‘꾸밀 거리’
먹을 것뿐 아니라 꾸밀 것에도 오징어 게임이 등장했다. 이랜드월드의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WHO.A.U)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의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다. 협업 컬렉션은 오늘(1월 3일)부터 후아유 공식 홈페이지에서 단독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후아유의 베트남 공식 홈페이지에도 동시에 출시된다.
이번 협업 컬렉션은 티셔츠, 후드, 모자, 가방, 키링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됐으며, 후아유의 캘리포니아 헤리티지와 오징어 게임의 세계관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2000년 브랜드 론칭과 함께 탄생한 후아유의 캘리포니아 헤리티지는 미국 요세미티의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담고 있다. 브랜드의 상징적 캐릭터인 ‘스티브’는 요세미티에서 온 그리즐리 베어로, 스포츠를 사랑하고 모험을 즐기는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콘셉트를 가졌다.
이번 협업 컬렉션은 캐릭터 스티브에 오징어 게임의 유니폼 디자인을 접목시켰다. 극중 핑크가드의 분홍색 유니폼, 참가자의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다양한 모습의 스티브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456’, ‘○,△,□’ 등 시리즈의 상징적인 모티프를 디자인에 녹여냈다.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브링그린’, ‘웨이크메이크’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손잡고 컬래버 에디션을 출시했다. 지난 12월 말 올리브영 공식 온라인몰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매장, 올리브영 글로벌몰 등 글로벌 9개 국가에서 선보이고 있다. 1월 말에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넷플릭스 익스피리언스 존’에서 컬래버 에디션을 소개하는 스팟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브링그린의 컬래버 에디션은 드라마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에서 영감을 받았다. 캐릭터 영희가 트러블을 포착한 순간, 완벽하게 조준해 제거한다는 콘셉트로 기획했다. 브랜드 주력 라인인 티트리 상품군의 주요 효능을 오징어 게임의 시그니처 요소가 담긴 패키지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징크테카 트러블 세럼’, ‘티트리 시카 트러블 수딩 토너패드’, ‘티트리 시카 포어 클레이 팩 스트롱’, 티트리 시카 포어 코팩’ 등을 선보인다.
작품의 재미 요소를 살린 상품들도 선보인다. 설탕을 함유해 입술 케어를 비롯해 달고나 놀이 체험이 가능한 ‘달고나 립밥’, 우승 상금이 담긴 거대한 황금 저금통에서 영감을 받은 ‘골드 콜라겐 아이패치’, 영희처럼 도톰한 입술을 만들어준다는 콘셉트의 ‘대나무 히알루 립 에센스 더블 기획’ 등이 대표적이다.
웨이크메이크 에디션도 인기 캐릭터 영희를 적극 활용했다. 영희의 동심을 닮은 핑크, 게임 속의 색감을 표현한 블러디 로즈를 담아낸 ‘소프트 아이 팔레트’, 영희의 입술을 모티브로 한 ‘듀이 젤 글레이즈 스틱’와 ‘쉬어 블러링 매트 스틱’, 레이저를 쏘는 영희의 눈매를 완성하는 ‘철벽 펜 아이라이너’ 등이다.
GS25·신세계백화점 ‘즐길 거리’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GS25는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등장하는 게임 상품을 공개했다. 바로 오징어 게임 시즌2 4화 ‘여섯 개의 다리’ 편에 등장하는 ‘5인 6각 게임 세트’다.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5종을 즐길 수 있는 게임 세트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디자인을 그대로 구현했다.
5인 6각 게임 세트는 12월 30일~1월 5일 ‘우리동네GS’앱을 통해 사전 예약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총 수량은 2700개를 준비했다. GS25는 “설을 앞두고 가족과 놀이로 즐길 수 있고, 한정판으로 선보이는 상품이라 오징어 게임 마니아에게 소장용으로도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GS25는 놀이세트 외 4화에 등장하는 ‘추억의 도시락(영희네 추억의 도시락)’, 6화에 등장하는 ‘김밥(영희네 김밥)’ 등 콘텐츠와 연결성을 살린 간편식도 1월 중에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오징어 게임 시즌2 팝업스토어를 연다.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본점과 대구신세계,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Art&Science) 등 5개 점포에서 300품목의 업계 단독 오징어 게임 컬래버 상품을 선보이는 굿즈스토어가 열린다.
신세계백화점이 말본 골프, 로우로우 등 18개 협업 브랜드와 함께 오징어 게임을 활용해 개발한 다양한 의류, 잡화,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만날 수 있고, 글로벌 협업 브랜드인 푸마(Puma)의 T7 트랙수트와 이지 라이더 스니커즈도 판매한다.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2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요소들을 반영한 체험 팝업 공간이 열린다. 게임 참가자로 등록하는 사진을 촬영하는 참가자 등록 포토부스와 ‘영희’ 대형 조형물이 들어섰다.
또, 1월 중 신세계백화점 전국 13개 전 점포에서 타이머를 4.56초에서 정확히 누르는 고객에게 경품을 주는 ‘4.56초를 맞춰라’ 오프라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점포 곳곳에서 게임 진행 요원 ‘핑크 가드’들이 출몰해 고객을 신세계 앱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앞서 흥행 입증한 오징어 게임 파워…이번 승자는?
유통업계는 오징어 게임 콘텐츠와의 협업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사태 등으로 한 해중 큰 특수 중 하나라는 연말 특수 효과를 누리지 못했고, 연시 마케팅도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K콘텐츠와의 시너지 효과를 더더욱 바라고 있다.
실제로 앞서 오징어 게임 특수가 유통가를 휩쓸었던 사례가 있다. 오뚜기가 오징어 게임 시즌2와 협업한 뿌셔뿌셔 2종은 출시 약 50일 만에 16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X오징어 게임 시즌2’ 부스엔 첫날 약 5000여 명이 방문했다.
GS25 또한 지난해 11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를 개시한 오징어 게임 협업 상품 30종이 12월 한 달간 60만 개 팔려나갔다. 특히 오징어 게임 시즌1에 등장해서 화제가 됐던 ‘랜덤 달고나’는 ‘호주’, ‘미국’ 등으로 수출까지 성사되면서 GS25 상품 해외 판로가 다변화되는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20일부터 GS25 ‘도어투성수’ 매장에서 운영중인 오징어 게임 팝업스토어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일평균 방문객이 1000명에 달하고 지난 성탄절 휴일에는 최대 1500명까지 늘었다. 올해 도어투성수 방문 인원으로 가장 많은 숫자다.
K콘텐츠와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본 GS25는 오징어 게임 협업 상품을 필두로 올해 넷플릭스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한다. 특히 ▲수요가 높은 간편식 중심 상품 개발 ▲콘텐츠와 연결되는 경험 제공 ▲콘텐츠 정체성(Identity)을 녹인 패키징 등 3대 핵심 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과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성준 GS리테일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지금까지 넷플릭스 협업 상품으로 올린 매출이 오징어 게임 우승 상금 456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500억 원에 달한다”라며 “유통가에서 펼쳐지는 오징어 게임 경쟁에서 파트너인 GS25가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한국 콘텐츠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톱 10’ 1위를 차지하며 K콘텐츠 붐을 일으킨 작품이다.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 또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마지막 주 기준, 시청 시간 4억 8760만 시간, 시청 수 6800만 건을 기록하며 ‘글로벌 비영어권 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는 6월 27일 오징어 게임 시즌3를 공개할 예정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