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오는 1월 10일(금) 한국사연구회와 공동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북한지역 불교 금석문’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고고역사부)은 일제강점기에 수집한 소장품 정리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3년~2024년 2년에 걸쳐 북한지역에 소재하는 금석문 자료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하였다. 2023년에는 북한지역 금석문 전체 소장 현황을 정리하여 1차 조사연구 대상으로 불교 금석문 탁본 145건 170여 점을 선정하였고, 2024년 한국사연구회와의 협업으로 해당 자료에 대한 판독‧교감 및 해제를 진행하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 주요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이다.
학술대회는 기조강연과 주제발표로 구성된다. 먼저 숙명여자대학교 정병삼 명예교수가 <한국 불교 금석문의 집성과 연구 경향>을 주제로 불교사 연구의 1차 사료로서 금석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주제발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임혜경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북한지역 불교 금석문 탁본의 현황 및 신출 자료 검토>`를 발표한다. 이번 연구의 조사 대상이 된 금석문의 입수 경위와 현황을 살피고,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신출 자료로서 평안도 지역의 산성山城 축조와 사찰 관계를 살필 수 있는 <묘향산 천주사사전비(본관747)> 등 6건과 비면의 원형을 그대로 찍은 탁본으로는 국내 유일한 <영통사 대각국사비(본관704)> 뒷면 탁본을 소개한다.
성신여자대학교 강호선은 <영변 안심사 지공나옹사리석종비 관련 자료 검토>라는 주제로 고려 말의 대표적인 고승高僧 혜근惠勤의 석종石鐘을 건립하며 세운 <안심사 지공나옹사리석종비(본관654)>에 대해 소개한다. 기존에 알려진 탁본은 앞면만 존재하거나 첩 형태로 편집된 것이 전부였으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은 앞뒷면 탁본이 모두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뒷면의 내용을 통해 혜근의 문도 및 재가신도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음을 강조한다.
동국대학교 김용태는 <조선 후기 평안도 사찰 금석문으로 살핀 고승 계보>를 주제로 조선 후기 평안도 지역의 불교계 동향을 검토한다. 사찰 소유 토지 내역이 기록된 <용강 용천사불양답비(본관511)> 등 6건을 통해 당시 평안도 지역 사찰의 경제규모를 살피고, <금강산 백화암 청허대사비(본관538)> 등 고승비 11건을 통해 조선 후기 최대 계파인 청허 휴정의 문도들이 이 지역을 기반으로 법맥을 이어간 모습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마지막으로 국립진주박물관 허문행은 <조선 후기 석왕사의 중창과 왕실의 후원>을 주제로 조선 왕실의 원당으로서 번영하였던 함경도 석왕사釋王寺의 위상에 대해 살핀다. 이를 위해 <석왕사사적비(본관1044)> 등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석왕사 관련 금석문 8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이들 자료가 기존의 연대기 사료에는 수록되지 않은 중수 관련 내용은 물론 석왕사와 왕실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정보들을 담고 있음을 강조한다.
발표를 마치면 동국대학교 최연식 교수를 좌장으로 발표자들과 정상우(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수연(이화여자대학교), 손성필(조선대학교), 김진실(국립중앙박물관)의 토론이 이어진다.
국립중앙박물관 서윤희 학예연구관은 “북한지역 금석문의 경우 접근 가능한 자료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연구는 자료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하면서 “이번 학술대회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탁본 자료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연구 활용 방향성을 검토하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북한지역 불교 금석문 탁본은 1910년대에 조선총독부에 의해 수집된 자료로 지금은 접할 수 없는 북한 각지의 불교자료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1919년 간행한 조선금석총람朝鮮金石總覽에서 상당 수량을 선별 수록하였으나, 이번 조사 결과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미보고 신출 자료 42건을 확인하였다. 북한지역 불교 금석문 탁본 자료에 대한 연구 보고서는 다음 달(2월) 발간 예정이며,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보고서의 pdf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다. 또한 전국박물관 소장품검색DB ‘e뮤지엄’을 통해 해당 자료의 고화질 사진도 공개될 예정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