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객기·헬기 충돌로 67명 전원 사망한듯…한국계 남녀 피겨 선수 2명도 포함

김한준 기자 2025.01.31 10:04:18

미국 구조 당국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포토맥강의 여객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29일 밤(현지시간)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사고로 두 항공기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구조 당국이 30일 밝혔다.

워싱턴DC의 존 도널리 소방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다. 현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8시53분께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근처에서 훈련하던 육군 헬기와 충돌해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미국 중부 캔자스주에서 출발한 항공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다.

도널드 소장은 여객기에서 27구, 헬기에서 1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객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를 비롯한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코치 약 20명이 탑승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그중에는 여자 피겨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한국계 여자 피겨 선수 지나 한(Jinna Han)과 한국에서 입양된 남자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선수의 모친들도 사고기에 함께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에 탑승한 한국계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과 지나 한(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여객기는 동체가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으며, 주변에서는 헬기 잔해도 발견됐다.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사고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는 착륙하려고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다가가 충돌하면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사고 조사를 담당하는 NTSB는 이날 브리핑에서 여객기 블랙박스를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NTSB는 30일 내로 조사 결과에 대해 예비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AP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이래 인명 피해가 가장 큰 항공기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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