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특별교육기획 《우리를 바꾸는 다섯 가지 대화》개최

다양한 언어와 소통방식을 경험하며 대화의 장으로서 미술관을 사유하는 기회... 상시워크숍 5종과 배움터, 강좌, 토크, 안무가 동작 스크리닝 등

안용호 기자 2025.03.27 09:51:51

포스터. 이미지=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모두가 함께하는 공유와 참여의 교육프로젝트 《우리를 바꾸는 다섯 가지 대화》를 4월 4일부터 7월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인다.

서울관 7전시실을 교육 특화공간 ‘열린공간 7’으로 탈바꿈시켜, 미술관을 찾은 누구나 말과 글을 넘어 몸짓, 표정, 소리 등 다양한 소통방식을 경험하고 단절된 소통을 잇는 방법론을 탐색하도록 기획되었다. ‘열린공간 7’은 관람객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상시워크숍 공간과 안무가 동작 스크리닝, 워크숍·강좌·토크가 일어나는 배움터, 책을 읽으며 휴식할 수 있는 쉼터 세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LISTEN 스틸컷.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상시워크숍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백 개의 눈>은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각자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되었다. 참여자는 미술관 소장품을 글로 묘사하여 남기고 그 글은 시각정보 음성 해설 원고로 다듬어져 또 다른 관객의 감상을 돕는 자료가 된다.

 

<목소리의 형태>는 작품의 음성 묘사를 듣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조형물로 만들어 보는 활동이다. 같은 설명에 대해 사람마다 인식과 상상이 얼마나 다르거나 비슷할 수 있는지 발견한다. <선의 대화>는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직조(위빙) 작품을 만드는 활동이다. 직조는 미술관에서 대화를 엮는 과정이자 흔적으로 남을 수 있다. 하나로 엮이는 두 참여자의 작품은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더해진 대화의 흔적이 된다.

 

<연결된 세계>에서는 미술관에서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그림일기로 표현하고 공유한다. 전시된 여러 참여자의 그림일기를 보며 공감하거나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며 모인 그림은 다양한 경험이 어우러진 하나의 세계로 이어진다. <이어 쓰는 글>은 책을 손으로 직접 따라 쓰며 타인의 삶과 공동체, 서로 다른 몸과 언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새겨 본다. 여러 참여자가 필사를 이어 나가며 미술관이 삶을 돌아보고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공간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사유하는 시간을 제안한다.

배움터에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오후 드로잉, 직조, 리소그래피,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미술관의 언어를 발굴하고 비평하는 작가워크숍이 진행된다. 또한 미술이론 강좌, 아티스트 토크, 북토크 등이 다채롭게 준비된다. 스크리닝 시간에는 안무가 이윤정의 신작 <현재 스코어>가 상영된다. 움직임 악보라 할 수 있는 스코어로 구성된 이 작품은 어린이부터 노인, 장애·비장애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몸을 초대하며 누구나 자신의 몸을 듣고, 움직임을 느끼고, 주변의 흐름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다섯 가지 주제로 선별된 책을 읽으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 쉼터도 마련된다. 열린공간 7 에서는 장애·비장애인, 노약자 등 누구나 공간을 탐색하고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 자료와 안내를 제공한다. 입구에는 공간 안내 음성 가이드와 촉지도가 마련되어 있다. 모든 상시워크숍에는 점자 자료 및 큰글씨 자료가 비치되고 수어해설 영상을 제공한다. 바닥에 디자인된 동선 그래픽은 열린공간 7을 안내하는 동시에 공간 내부에서 다양한 활동과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서울관 관람권(통합/개별)을 소지한 관람객 누구나 열린공간 7 입장이 가능하고, 배움터 프로그램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서 선착순 사전신청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3월 27일부터~, 무료).

영화감독 DAKEI.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아울러 4월 19일에는 악기나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수어로 음악을 연주하는 농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예술 다큐멘터리 영화 (2016)이 상영된다. 농문화 속에서 ‘음악’의 개념을 재해석하고 그 정의를 묻는 은 기존의 청각 중심적 음악 개념을 확장하는 시각적 실험을 통해 음악의 본질과 감각의 경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상영 후 이길보라 감독(영화감독, 작가)의 진행으로 영화의 공동 연출을 맡은 마키하라 에리(Eri Makihara), 다케이(DAKEI) 감독과 작가토크가 진행된다. 영화관람과 작가토크 참여는 4월 1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서 신청 가능하다.(선착순 150명, 무료).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신체적, 언어적 제약을 뛰어넘어 작품을 통해 대화를 촉발하는 장소로서의 미술관의 역할을 환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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