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슈] 새단장한 현대제철 미디어룸, 얼마나 새롭길래

모든 홍보 콘텐츠, 디지털로 통합·관리

김응구 기자 2025.07.25 11:45:09

현대제철 직원이 미디어룸 ‘모먼트’의 메인 페이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을 캡쳐하다’

현대제철이 최근 리뉴얼한 공식 미디어룸 ‘모먼트(Moment)’의 첫 화면은 이렇게 만난다.

무엇을 ‘캡쳐(capture)’한다는 걸까. 현대제철은 이를 두고 “회사의 혁신, 지속가능성, 사람 간 연결을 담은 콘텐츠를 선보이며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 가치를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풀었다. 현대제철이 정의하는 매 순간을 캡처하듯 보여주며 회사의 미래 비전을 그때그때 펼쳐 보여주는 ‘도구’로서 모먼트는 기능한다.

모먼트는 보도자료를 전달하는 게시판 역할만 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회사가 보유한 홍보 콘텐츠를 통합·관리하는 디지털 기반의 아카이빙 허브로 기획했다. 그러곤 기존 유튜브·인스타그램·보도자료 등 개별 채널화 돼있던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체계화했다. 그럼으로써 브랜드 메시지의 일관성과 접근성을 크게 향상했다.

특히, 홈페이지의 주요 섹션과 미디어룸에 등록되는 콘텐츠들이 연동되는 구조를 채택했다. 방문자는 제품·기술·ESG 등 현대제철의 다양한 스토리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직관적·통합적으로 회사와 철강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레이아웃도 눈에 띄게 변화했다. 철강업계의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미래 비전과 혁신성을 반영한 UX(사용자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를 도입했다. 특히, 태그를 기반으로 한 분류 시스템, 사용자 관심사 중심의 큐레이션, 인터랙티브 콘텐츠 구성 등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방문자가 관심 콘텐츠에 쉽게 접근하고, 보다 몰입감 있는 사용자경험을 제공한다.

모먼트의 카테고리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눴다. △TECH(기술) △SUSTAINABILITY+(지속가능) △PEOPLE(사람들) △SNS/EVENT △PRESS(공식 보도자료)다. 카테고리별 최근 콘텐츠 중 눈이 가는 내용을 하나씩 소개해본다.

 

‘모먼트’ 메뉴 중 ‘TECH’ 최신 콘텐츠에는 얼마 전 포르투갈서 열린 ‘월드 랠리 챔피언십’ 얘기가 실렸다.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을 사용한 현대자동차그룹의 ‘i20 WRC’, ‘i20 Coupe WRC’, ‘i20 N Rally 1’이 빛난 대회였다. 사진=현대제철


먼저, ‘TECH’는 말 그대로 현대제철의 공정·제품·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다. 물론, 딱딱한 주제들을 부드럽게 풀어낸다. 최신 정보 중에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참가 소식이 있다. 지난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포르투갈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대회다. 여기에 참여한 현대자동차그룹은 ‘i20 WRC’, ‘i20 Coupe WRC’ 그리고 최신 ‘i20 N Rally 1’까지 다양한 차량으로 출전했다. 결과적으론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제조사 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쥐었다.

현대제철은 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랠리의 순간을 함께했고, 관계자들의 인터뷰도 땄다. 몇몇 관중에겐 현대제철의 기술력이 탑재된 자동차에 대한 인상을 물었다. “충분히 인상적이다.” “에너지와 파워가 넘치는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철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자세히 몰라도, 그 철이 없었다면 이 레이스는 가능하지 않았다는 걸 모두가 안 순간이었다.

현대제철은 그러면서 회사의 자동차 강판에 대한 설명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참고로 WRC용으로 제작된 경주용 자동차는 현재 양산 판매 중인 차종을 활용해야 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의 WRC 경기차는 ‘i20’을 개조해 만들었다. 올해도 ‘i20’ 양산모델 차체와 새시에는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이 적용되고 있다.

‘SUSTAINABILITY+’는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현대제철이 만들어가는 변화와 도전, 혁신의 여정을 확인하는 콘텐츠다.

여기선 걸그룹 ‘에스파’의 뮤직비디오에 눈길이 갔다. “신곡 ‘더티 워크’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이른 새벽 서울에서 당진까지 달려온 에스파 멤버들이 군무를 펼친 현장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였죠”라는 소개 글도 달렸다. 그 말처럼 힙합 댄스곡 ‘더티 워크’ 영상은 산업현장의 중장비가 다 드러난 현장을 배경으로 에스파와 엑스트라 225명이 뭉쳐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여준다.

또 다른 영상에선 에스파가 현대제철을 응원하는 메시지도 볼 수 있다. 45초짜리 이 영상에서 에스파는 올해 72주년을 맞은 현대제철을 축하하고, 모먼트와 관련해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오픈했다고 하는데요, 현대제철의 다양한 스토리와 빛나는 미래를 기대하겠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모먼트’ 메뉴 중 ‘SUSTAINABILITY+’에는 최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신곡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걸그룹 에스파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사진=모먼트


‘PEOPLE’은 철을 직접 다루는 사람들(임직원·아티스트·인플루언서 등)의 스토리텔링을 전해주는 코너다.

여러 내용 중 ‘[아무튼 철덕] 금속으로 일상의 오브제를 만들다’를 클릭했다. 주인공은 유튜브 채널 ‘반지르르’를 운영하는 금속 수공예가 강새연. 그는 손으로 금속을 빚어 오브제와 주얼리를 만든다. 그 섬세한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유튜브로 옮긴다. 글은 그와 나눈 인터뷰를 읽기 편하게 풀어냈다. 그리곤 마지막엔 모먼트 구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수공예 금속은 생각보다 훨씬 디테일하고 섬세한 공정의 가치 있는 오브제예요. 대량 생산된 주얼리도 좋지만,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공예품에는 고유한 개성과 감성이 깃들어 있어요. 우리 주변에도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하는 브랜드가 많으니까 사용해 보시고, 수공예품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함을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SNS/EVENT’는 현재 SNS에서 공유되는 이야기나 특별한 이벤트를 소개하는 페이지다. 관심 가는 건 ‘철의 하루’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사진 공모전이다. 일상 속 함께하는 철의 아름다움을 조명하기 위한 공모다. 아침·점심·저녁 세 가지 시간대를 키워드로 하며, 하루의 빛과 움직임 속에서 드러나는 철의 형태나 질감, 반사광, 구조미 등 인상적인 순간을 담은 사진이면 된다. 현대제철은 “당연하게 느껴지던 철의 존재를 다시 바라보고, 일상의 풍경에서 발견한 철의 얼굴을 여러분의 시선으로 포착해 달라”고 주문한다.

방법은 개인 SNS에 사진을 업로드하고 필수 해시태그(#현대제철_사진공모전)를 달면 된다. 사진 설명은 필수로 달아야 하고, 요즘 유행이라지만 인공지능(AI)의 힘을 빌린 사진은 심사에서 제외한다. 공모 기간은 7월 31일까지. 8월 첫째 주에 당선자를 발표한다. 상품이 좋다. 1등 한 명에겐 오디오 기기로 유명한 뱅앤올룹스의 무선 이어폰(베오플레이 EX), 2등 한 명엔 네스프레소 시티즈 커피머신, 3등 25명에겐 배달의 민족 3만원권을 준다.

에세이 공모전 ‘강철처럼 써라’도 진행 중이다. 공모전 이름처럼 강철 같이 버텨낸 기억, 마음을 일으켜 세운 누군가의 말 한마디 등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그 순간의 에피소드를 이야기로 풀어내면 된다. 워드 1500자에서 2000자 내외로 작성해 구글폼으로 접수하면 되는데, 해당 페이지에 가면 링크로 연결돼 있다. 마감은 8월 31일까지며, 약 2개월의 심사 과정을 거쳐 당선작을 선정한다. 애플 맥북 프로(14인치 M3), 시그니엘 서울 숙박권, 밀리의 서재 6개월 이용권 등의 상품이 준비돼 있다. 12월 한 달간은 공모전과 관련한 연말 행사도 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PRESS’는 현대제철의 공식 보도자료와 최신 뉴스레터를 확인하는 공간이다.

모먼트에는 돋보이는 한 가지가 있다. 모든 글에는 읽는데 필요한 시간을 표기해놓았다. 예를 들어, ‘아무튼 철덕’ 기사에는 ‘3 min read’가 표기돼 있다. 다 읽는데 대략 3분 걸린다는 뜻이다. 이런 배려가 재밌기까지 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디어룸은 단순한 콘텐츠 저장소를 넘어 현대제철의 현재와 미래, 철이라는 소재가 가진 의미를 폭넓게 조망하는 브랜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철강업의 콘텐츠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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