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장 진행 과정에서 야당 또는 일부 언론이 “대통령이 안 보인다. 대통령이 나서 진두지휘하지 않고 숨어있기 때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뒤 정부서울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워크숍’(280여 명의 중앙부처 장-차관 및 실장급 이상 공직자 등 참석)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미 통상협상, 제가 이 이빨이 흔들려 가지고 사실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제가 가만히 있으니까 진짜 가마니인 줄 알고 말이야(일동 웃음). 말을 하면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거예요.”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오리가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밑에서는 얼마나 난리냐. 참모들은 안다.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라고 그간의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이러한 사정은 31일 아침에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에게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브리핑한 김용범 정책실장도 밝힌 바 있다.
한 기자의 “일부 언론들이 ‘왜 대통령이 직접 주재를 하지 않느냐’는 등의 비판성 기사도 나왔는데,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께서 특별히 강조한 내용을 전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김 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의 ‘24시간 관세 협상 관련 보고를 받는다’는 말이 그냥 한 게 아니다. 새벽 2시건, 3시건 보고 드렸고 이 일만큼 대통령이 그렇게 집중해서 직접 일하신 걸 본 적이 없다. 정말 정밀하게 다 보셨다. 그리고 ‘국익이 최우선이다, 당당하게 해라’ 이런 말씀들을 하셨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9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상 한국 대통령이 나서면 그 협상의 길이 트일 수도 있는데도 아직까지 이재명 대통령은 참모 뒤에서 또 장관 너머에서 감감무소식”이라며 “궁금하다. 트럼프 대통령을 안 만나는 것인가, 못 만나는 것인가. 대통령은 안 보이고 협상 화살을 정통으로 맞는 기업과 관료들만 벌집이 되어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