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용산구의 도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디자인’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뿐만 아니라 공사장에도 슈퍼그래픽 입혀

안용호 기자 2025.08.20 14:49:36

용산2가동 웨이파인딩 계단 펜스형. 사진=용산구청
청파동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계단 정비. 사진=용산구청

서울 용산구는 지난해 유튜브 ‘위라클’ 채널 운영자 박위 대표를 초청해 개최한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계기로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구 차원의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국제업무지구 등 크고 작은 도시개발에 발맞춰, 누구나 찾고 즐길 수 있는 글로벌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관 정비를 넘어, 지역 특성을 고려한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용산구청 올해 1월 유니버설디자인팀 신설 

특히 구릉지와 골목이 많은 용산의 지형적 특성상, 도시디자인은 미관뿐 아니라 이용자 중심의 기능성과 접근성 확보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용산구는 도시디자인을 단순한 시각적 개선을 넘어, 도시의 경쟁력과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

청파동 셔터 갤러리. 사진=용산구청

특히 물리적 환경에서의 차별을 줄이고,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도시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체계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올해 1월 ‘유니버설디자인팀’을 신설했다.

도시디자인에 대한 접근 역시 ‘장애인에게 편하면 일반인에게도 편하다’는 단순 배려 차원을 넘어서, ‘일반인부터 장애인까지 모두에게 편한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민이 일상 속에서 겪는 불편을 직접 듣고, 설계 단계에서부터 유니버설디자인팀이 실질적인 협의와 검토에 참여함으로써 생활 체감형 성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정비사업까지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 지침과 매뉴얼을 개발하여 도시 전반의 편의성과 조화로움을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용산의 80% 이상 지역에서 민간과 공공이 동시에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통합된 디자인 원칙 없이 흩어지는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정책적 일관성과 실행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사람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실현해나갈 예정이다.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 조성사업

청파동 자율방범대초소. 사진=용산구청
용산2가동 용암초 앞 안심거점 조성. 사진=용산구청

용산구는 ‘모두를 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유니버설디자인과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을 상호 보완적인 개념으로 통합해 추진하고 있다. 도시 공간의 안전성과 포용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두 디자인 원칙을 별개의 영역이 아닌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계하여 적용하고 있다.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 조성사업의 대상지는 경찰서에서 제공하는 5대 범죄 통계, 범죄 유형별 특성, 핫스팟 지도, AI 기반 위험 분석도, 범죄 히트맵 등 다양한 데이터에 기반해 우선순위를 정하여 선정한다.

지역별로 주민이 느끼는 불안 요소가 상이하기 때문에, 단일한 기준보다는 생활 속 체감도를 반영한 지역 맞춤형 범죄예방 디자인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용산구는 2024년 용산2가동 용암초등학교 일대를 시작으로,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청파동 숙명여자대학교 인근 주거지,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한강로동 일대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청파동의 경우,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숙명여자대학교와 협력해 이용자 중심의 맞춤형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하고, 건물 간 이격거리가 좁고 하숙 구조가 많은 주거 환경을 반영해 버튼 조작으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윈도우’ 기술을 전국 최초로 시범 도입했다. 이는 기술 기반의 유니버설디자인 요소를 실험적으로 접목한 사례로, 민‧관‧학 협력을 통해 실효성과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며 선도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범죄예방 디자인사업 용용랩에 참여한 박희영 구청장(한강로동 자율방범대초소). 사진=용산구청

한강로동 일대는 보다 진화된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 이 지역은 단순한 방범을 넘어, 일상 속 불안 요소 전반을 살피는 ‘생활안심디자인’ 관점에서 기획되었으며, 용산형 찾아가는 리빙랩 ‘용용랩’을 처음 도입해 주민과 상인의 의견을 현장에서 직접 수렴하고 있습니다. 범죄예방은 물론, 무단투기, 소음, 교통 불편 등 생활환경 전반의 문제를 함께 다루며, 주민의 체감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업은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기반 분석, 다양한 주체 간 협력,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이다. 나아가 유니버설디자인과 범죄예방디자인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누구에게나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공간을 만들어가는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용산구는 기술, 데이터, 그리고 사람의 참여가 결합된 통합형 도시환경디자인을 통해, 모두가 안심하고 머무를 수 있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환경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최근 용산구는 도시 브랜딩, 공공 안전, 민관 협업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결합한 새로운 도시디자인 사업을 선보였다. 공사장 가림막에 도시의 정체성과 비전을 담은 슈퍼 그래픽을 입혀, 단순한 가설 울타리를 지역의 매력을 전하는 도시 마케팅 수단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이태원동 슈퍼그래픽 가림막 현장. 사진=용산구청

이태원동 크라운호텔 개발사업 부지(이태원동 34-69 일대)에 들어설 ‘에테르노 용산’ 공사 현장이 그 출발점이다. 현장에는 기존의 무채색 울타리 대신 대형 슈퍼그래픽 가림막이 설치돼 주민의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와 관광의 중심 ▲감각적인 일상의 행복 ▲미래도시 품격의 출발이라는 용산의 정체성과 도시 비전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브랜드형 그래픽이다.

이번 작업은 용산구와 현대건설이 협업해 공동 기획제작한 것으로 공공과 행정이 함께 만든 도시 브랜딩 콘텐츠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특히 단조로웠던 거리 풍경을 감각적이고 유쾌한 공간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기에 야간 조명 시스템을 더해 보행자의 시야 확보와 범죄 예방 기능까지 고려함으로써, 도시 미관과 공공 안전을 동시에 갖춘 입체적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 관계자는 “대규모 재개발과 소규모 건축이 활발한 지역 특성상, 슈퍼그래픽 가림막은 도시 경관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전략적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는 이번 사례를 ‘마중물 프로젝트’로 삼아 하반기부터 제도화에 본격 착수한다.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총 25점의 작품을 선정하고, ‘공사장 가림막 디자인 적용 지침’을 마련해 내년부터 관내 전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슈퍼그래픽 가림막을 통해 공사 현장이 주민에게 불편한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감성과 비전을 공유하는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구민의 일상에 가까운 도시디자인 정책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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