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희소작 ‘답교’, 케이옥션 11월 경매에 나온다

추정가 15~25억…추상미술 뿌리 이봉상도 재조명

김금영 기자 2025.11.14 09:10:18

김환기, ‘답교’ 작품 이미지. 사진=케이옥션

케이옥션이 26일 11월 경매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총 108점, 약 86억 원 상당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의 1954년 작 ‘답교’를 선두로 한국 현대 미술 70년의 역사를 관통하는 추상미술의 계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거장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1세대 선구자인 김환기, 이봉상부터 현재 미술 시장을 이끄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에 이르기까지, 한국 추상의 중요한 흐름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특히 이번 경매에 김환기의 작품은 5점이 출품되는데, 하이라이트는 1954년 작 답교다. 이 작품은 김환기가 파리 유학을 떠나기 전인 1954년에 제작된 것으로, 한국 고유의 풍경과 정서를 특유의 조형 언어로 묘사한 희소성이 높은 작품이다. 작품 제목인 ‘답교(踏橋)’는 ‘다리 밟기’를 뜻하며, 이는 정월대보름에 다리를 밟으며 액운을 막고 무병과 건강, 복을 기원하던 전통 풍속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작품은 1975년 국립현대미술관 ‘김환기 회고전’, 1999년 갤러리현대 ‘김환기 25주기 추모전’, 2012년 현대화랑 ‘한국현대미술의 거장 – 김환기’, 2023년 호암미술관 ‘한 점 하늘 김환기’ 등 김환기 화백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중요한 전시에 등장해 왔다. 미술사적으로 비중 있게 다뤄진 이 작품이 시장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추정가는 15억에서 25억 원이다.

이봉상의 작품도 주목된다. 이번 경매 출품작 ‘고양이와 정물’은 생활 공간 속 정물과 고양이를 병치한 구성이 특징이다. 테이블 위 식탁보와 화병, 그리고 그 아래의 고양이는 일상의 순간을 회화적 구조로 재해석한다. 1950~60년대 한국 구상회화가 전통과 모더니티의 경계에서 새로운 표현을 모색하던 시기, 이봉상의 고양이와 정물은 그 실험의 정점에 놓인 작품이다. 삶의 흔한 사물을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한 그의 시선은 오늘날에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봉상, ‘고양이와 정물’ 작품 이미지. 사진=케이옥션

물방울로 존재의 본질을 성찰한 김창열, 선과 여백, 물체와 공간의 긴장을 통해 사유적 깊이를 풀어낸 이우환, 그리고 일상의 장면과 전통적 도상으로 한국적 서정을 완성한 장욱진의 작품, 한국의 산과 들, 과수원 등 가장 한국적인 자연을 화폭에 담아낸 이대원의 초대형 두 폭화,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오지호의 작품도 출품된다.

한국 근현대 거장들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 시장에서 주목받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출품된다. 최근 소더비 경매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데이비드 호크니, 무한 반복되는 물방울 무늬와 거울을 활용한 설치미술로 정신적 세계를 표현하는 야요이 쿠사마, 미니멀리즘의 구조를 빌려와 그 안에 인간의 불안, 유기적 생명력, 여성적 감각을 주입한 전위미술가 에바 헤세의 작품이 나온다.

 

신체 동작을 통해 추상 작업을 하는 일본 앵포르멜의 거장 카즈오 시라가, 미니멀한 금속 조각으로 공간과 형태의 관계를 재정의한 안소니 카로, 신체와 정체성 주제의 실험적 퍼포먼스와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는 도나 후앙카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화 및 고미술 부문에는 석지 채용신의 ‘후조 고능선 초상’, 남정 박노수의 ‘취적’, 이당 김은호의 ‘화조도’, 운복 김기창의 ‘청록산수’, ‘관동팔경도’, ‘백선도’ 등 회화 작품과 우남 이승만의 ‘농자천하지대본’, 추사 김정희의 ‘간찰’, 백범 김구의 ‘일심일덕’ 등 글씨, 그리고 ‘백자청화화접문병’, ‘백자호’ 등이 경매에 오른다.

경매는 2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린다. 경매 출품작을 경매 전 직접 볼 수 있는 프리뷰는 15~26일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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