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 공모밴드 최상단 확정...GPU 효율화 기술로 AX 인프라 표준화 노린다

헬스케어 AI 플랫폼·GPU 시장 동시 공략...공모밴드 최상단 19,500원 확정

김예은 기자 2025.12.03 16:54:17

박외진 아크릴 대표. 사진=아크릴

국내 AX(AI-Experience) 인프라 기업 아크릴이 GPU 운영 비효율을 줄이는 독자적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세워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회사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소버린 AI 정책과 연계된 수요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6년 순이익 흑자 전환과 2027년 100억 원대 순이익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아크릴의 사업 구조는 GPU 효율을 극대화하는 조나단(JONATHAN) 플랫폼과 의료 데이터 및 SaMD(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에 특화된 나디아(NADIA)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조나단은 대규모 GPU 환경에서 AI 모델의 개발부터 배포, 운영까지 전 주기를 관리하는 AX 인프라 플랫폼이다. 핵심 엔진인 GPU베이스(GPUBase)는 GPU 자원을 초 단위로 분할해 연산 밀도를 높이고, 멀티패스 경로를 적용해 동일 GPU에서 더 많은 모델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적으로 GPU 활용률이 5%에서 30% 수준에 머무르는 점을 감안하면, GPU베이스는 인프라 도입 비용을 실질적으로 절감하는 기술적 이점을 제공한다.

 

회사는 이 기술이 엔비디아와 AMD 환경은 물론 국내 NPU 시스템까지 포괄해 소프트웨어 기반 GPU 효율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조나단은 AgentBase와 FlightBase를 통해 LLMOps, ML 파이프라인 등 AI 운영 전반을 자동화해 기업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나디아 플랫폼은 의료 데이터 표준화와 SaMD 개발을 통합해 제공하는 고마진형 사업 모델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나디아 코어'는 병원 데이터를 AI 학습에 적합한 구조로 자동 변환해 데이터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으며, '나디아 에스더' 제품군은 전립선, 욕창, 화상, 우울증 등 다빈도 질환을 중심으로 총 7종의 AI 의료기기를 개발해 이 중 4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확보했다. 아크릴은 이러한 의료기기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규제가 까다로운 의료 AI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의료기관에 HIS(병원정보시스템)를 공급하며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확산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GPU 최적화 기술과 의료 분야에서의 규제 경험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한다. 현재 GPU 관련 기술로 국내외 특허 22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 성과는 USENIX ATC 등 주요 시스템 학회에서 발표됐다. 정부의 ‘GPU 26만 장 공급’ 계획과 지역 거점 데이터센터 확충 정책이 진행되는 가운데 GPU 효율성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 회사는 GPU베이스 기술이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별 레퍼런스도 축적돼 있다. LG전자, 삼성E&A, 삼성웰스토리,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 등 80여 개 기관과 협업했으며 AX 프로젝트는 누적 170건을 넘어섰다. 이는 GPU 효율 개선뿐 아니라 실제 AI 운영 환경에서 성과를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의료 분야에서도 아크릴은 ‘한국형 ARPA-H’와 ‘Dr.Answer’ 사업을 모두 수주한 유일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의료 AI 시장에서의 신뢰성을 강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크릴의 경영진 구성도 정책 연계성과 기술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박외진 대표는 KAIST 전산학 박사 출신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세대 AI 사업 예타 기획위원과 K-클라우드 사업 예타 총괄기획위원 등을 역임하며 정부의 AI·클라우드 정책 설계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일자리협의체 위원과 한국연구재단 차세대바이오단 민간위원 등 다양한 정책·산업 조직 활동은 회사의 사업 방향과 국가 AI 인프라 정책의 정합성을 강화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KAIST 교수를 역임한 염익준 AI 연구소장을 포함한 핵심 연구진은 GPU베이스, Agentic AI 등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며 플랫폼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재무 실적을 보면 아크릴은 매출이 2022년 92억1,000만 원에서 2023년 147억6,000만 원으로 증가했으나, 기술 개발과 의료기기 인증 확보에 따른 비용 증가로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은 134억2,300만 원, 영업손실은 23억9,000만 원이다.

 

회사는 이 손실이 GPU 엔진 고도화와 LLM·SaMD 임상 및 인증 비용 등 선제적인 R&D 투자에 따른 것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반 구축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 개선 시점까지 인프라 비용 통제와 SaaS 전환 전략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경쟁에서 자본·인력 규모의 차이를 소프트웨어 효율 기술로 극복해야 한다는 점도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회사는 2026년을 순이익 흑자 전환 시점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약 17억 원의 순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IPO 자금을 활용한 GPU 인프라 확충과 AX 모듈의 SaaS 매출 확대, 그리고 나디아 에스더 제품군의 상용화가 결합되면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설명했다. 2027년에는 조나단 플랫폼이 국내외 데이터센터와 기업 AI 인프라의 표준으로 자리잡으며 나디아 글로벌의 해외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해 순이익이 1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외진 대표는 간담회에서 아크릴이 AX 인프라를 통해 산업별 AI 도입의 실제 효과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AX 인프라 확산의 표준을 제시하고 2027년 100억 원대 순이익으로 기업가치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아크릴의 상장이 국내 AI 인프라 산업이 고수익 구조로 전환되는 이정표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아크릴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80만 주를 공모한다. 회사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17,500원~19,500원)의 상단인 19,500원으로 확정했다고 3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공모 주식 물량은 216만 주이며 확정된 공모가 19,500원 기준 총 공모 금액은 421억 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556억 원 수준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총 2,262곳에 달하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총 12억 8천만 주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경쟁률은 790.5대 1로 전체 참여 수량 기준 100%(가격미제시 포함) 이상이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또한 의무보유확약률은 52.8%를 기록하며 아크릴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관련해서 아크릴 IPO 주관사 관계자는 "아크릴은 국내유일의 AX 인프라 기업으로 전세계 GPU시장 성장의 직접적 수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내외 우량 기관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며 "특히, 싱가폴과 홍콩에서 진행된 해외 IPO 로드쇼에 만난 투자자들은 AI산업 성장의 견인차가 AX 인프라 솔루션"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일반 청약은 12월 4일~5일 양일간 진행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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