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물리적 AI’ 시대 개막…삼성전자·SK하이닉스 ‘슈퍼사이클’ 스타트

정의식 기자 2026.01.08 11:00:36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로봇과 함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ES 2026(Consumer Electronics Show 2026)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이는 역시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이었다. 그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호텔에서 열린 기조연설에서 두 대의 귀여운 소형 로봇과 함께 등장해 관람객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이날 그는 ‘물리적 AI 시대(Physical AI Era)’를 선언했는데, 이는 AI가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 실체(로봇, 자율주행차, 의료기기 등)에 이식되면서 실제 세상과 연결되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아키텍처 ‘베라 루빈(Vera Rubin)’을 공개하며, 한국의 두 메모리 강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특별히 언급했다. “한국의 메모리 기술은 세계 최고”라며 양사와의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젠슨 황이 두 회사를 언급한 건 수년째 이어진 AI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HBM은 기존 메모리보다 훨씬 빠르고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를 말한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루빈 등 고가의 AI 칩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품이다.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을 본격 양산하려면 HBM4(6세대 HBM)가 대량으로 필요하다. 이 시장은 그간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왔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기술력을 크게 끌어올리며 “삼성이 돌아왔다(Samsung is back)”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젠슨 황의 발언은 이 경쟁 속에서 두 회사가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 파트너로 자리 잡았음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발표 직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주가가 급등하며 1월 7일 기준 14만 1000원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1.51% 오르며 5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74만 2000원으로 2.20% 상승하며, 역시 5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 동안 삼성전자는 약 30%, SK하이닉스는 29% 가까이 올랐는데, 이는 단순한 이벤트 효과가 아니라, AI 인프라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2026년 내내 폭발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향후 전망도 밝다. HBM 시장은 2026년 540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58%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내부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생산 능력을 50% 확대해 월 25만 장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16층 48GB HBM4를 CES에서 선보였으며, 2026년 생산분이 거의 매진 상태다. 엔비디아 외에도 테슬라 등 여러 테크기업들이 HBM을 원하고 있어 ‘메모리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은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물론 리스크는 있다. 글로벌 관세 인상이나 부품 가격 상승, 미국의 중국의 갈등 등 변수가 다양하다. 하지만 각국의 AI 팩토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두 회사의 주가도 지속 상승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 24만 원, SK하이닉스 112만 원이 거론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반도체 거인이 ‘글로벌 AI 혁명’ 시대를 맞아 어디까지 질주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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