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 ‘AI 주권 시대, 대한민국의 선택’ 보고서 발간

“제조 AI의 승부처는 데이터 연합”

김금영 기자 2026.01.14 11:22:15

‘AI 주권 시대, 대한민국의 선택’ 표지 이미지. 사진=최종현학술원

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 SK 회장) 과학기술혁신위원회는 ‘AI 주권 시대, 대한민국의 선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최종현학술원 과학기술혁신위원회(이하 과기위) AI(인공지능) 전문 위원과 외부 전문가 12명이 참여한 미래 과학기술 소모임의 심층 논의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이후 과기위 전체 워크숍을 통해 논의를 공유·확장·정리해 보고서로 완성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발간사에서 “AI 주권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들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국가가 반드시 통제해야 할 영역과 글로벌 협력을 활용할 영역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 경쟁의 속도 못지않게 방향, 즉 국가 차원의 목표와 책임 범위를 분명히 설정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소버린 AI 논쟁을 찬반 구도로 단순화하는 접근에서 벗어난다. 국산이냐 글로벌이냐의 선택이 아니라, 소버린 AI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포기하는 선택인지를 냉정하게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버린 AI에 대한 반대 논리도 함께 제시한다. 핵심 쟁점은 비용이다. 소버린 AI는 구조적으로 고비용일 수밖에 없으며, 초거대 모델 경쟁은 한 차례의 개발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연산 인프라 확충과 지속적인 고도화, 운영 비용을 장기간 감당해야 하는 소모전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보고서가 제시하는 해법은 이분법의 거부다. ‘찬성’이냐 ‘반대’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를 국가가 책임지고 통제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구분하라는 것이다. 행정·안보·공공 데이터와 핵심 인프라처럼 국가 책임이 불가피한 영역과, GPU 확보나 민간 활용 LLM처럼 글로벌 협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구분해 설계하는 ‘자립과 연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AI 전략의 마지막 승부처로 인재를 지목한다. 소버린이냐 글로벌이냐, 범용이냐 특화냐의 선택은 기술 전략처럼 보이지만, “실행 가능성을 가르는 요인은 결국 인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AI 인재 10만 양성’과 같은 숫자 중심 목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해법을 ‘연봉 인상 경쟁’에서 찾지 않는다. 핵심은 보상의 크기가 아니라, 보상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성과와 책임에 기반한 계약형 고용, 고연봉·고위험 구조, 스톡옵션 등 다양한 보상 모델을 제도적으로 검토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되 기여에 따라 보상이 명확히 달라지는 방식, 이른바 ‘엔비디아식 보상 모델’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보고서가 반복해서 경계하는 것은 ‘선언’의 정치다. ‘국산 LLM 만들었다’는 선언, ‘글로벌에 올라타자’는 선언은 쉽다. 그러나 산업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수요라고 짚는다. 이 맥락에서 보고서는 정부가 AI 바우처 등으로 시장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뿐 아니라, 공공 부문이 행정 자동화·국방 시뮬레이션 등에서 적극적 사용자로 참여하는 ‘최초 수요자(First Buyer)’ 역할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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