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9일은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1932∼2006)의 작고 20주기가 되는 날이다.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유정주)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남희)은 1월 28일(수)과 29일(목) 양일간 故백남준의 서거 20주기 행사 《AI 로봇오페라》 를 열어 백남준의 예술이 오늘의 감각과 다시 접속하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행사의 모티브가 된 《로봇오페라》는 1965년의 백남준이 뉴욕에서 실행한 역사적 퍼포먼스로 이 공연에서 백남준은 원격으로 〈로봇 K-456〉를 조종하고 샬럿 무어먼(Charlotte Moorman,1933∼1991)과 협연하는 등 인간과 로봇이 함께 하는 거리 공연을 시도하며 인간화된 기술을 예술 형식으로 구현해냈다. 2026년의 《AI 로봇오페라》는 복원과정을 거쳐 다시 움직이게 된 〈로봇 K-456〉을 중심으로, 백남준이 제시했던 예술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권병준과 김은준의 퍼포먼스로 진행된다.
〈로봇 K-456〉(1964/1996, 백남준아트센터 소장)은 백남준이 구현한 인간화된 기술의 모습이 집약된 그의 대표작으로 백남준아트센터는 서거 20주기를 맞이해 움직이는 기능을 복원해 대중 앞에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백남준의 공연에 여러 차례 등장한 〈로봇 K_456〉은 일본의 공학박사 슈아 아베(Shuya Abe, 1932∼)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여러 개의 버전이 있으며, 아트센터 소장품도 그 중 하나이다. 몇 해 전 백남준아트센터를 방문했던 슈아 아베가 제공한 기술매뉴얼과 백남준아트센터의 『예술-기술보고서』(2025)에 제시된 지침을 토대로 복원하여 〈로봇 K-456〉은 비로소 걷고 말하고 배설하는 인간화된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또한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계승하는 두 명의 예술가, 권병준과 김은준이 2026년의 《AI 로봇오페라》에 함께 한다. 〈시퀀셜〉(2026)은 김은준이 작곡한 작품으로 전자 음악과 피아노 연주를 바탕으로 플롯(승경훈), 바이올린(윤석우), 비올라(변정인)가 협연하는 총 3악장 구성의 공연이다. 김은준은 《로봇오페라》(1965)와 〈로봇 K-456〉에서 드러난 기술과 인간의 공존, 로봇이 지닌 비선형적 감정과 취약함을 음악적 변주와 리듬으로 풀어낸다.
권병준의 〈유령극단 x 로봇 K-456: 다시 켜진 회로〉(2026)는 2021년 남산한옥마을에서 선보인 장소 특정적 사운드 퍼포먼스 〈유령극장–심심한 밤을 보내리〉를 바탕으로 각색한 로봇 마당극이다. 다시 움직이게 된 〈로봇 K-456〉을 ‘다시 켜진 회로’로 은유하며, 로봇을 배우로 초대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로봇 축제를 선보인다. 관객은 로봇의 행위와 목소리를 따라 백남준아트센터 곳곳을 이동하며 기술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현장을 경험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이며 사전 예약을 권장한다. 자세한 정보는 백남준아트센터 누리집(njp.ggc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 온라인 추모이벤트 “백남준의 목소리, 언제 어디서나 들리는 Nam June Paik Voice, Always and Everywhere ” 해시태그 프로젝트도 시작된다. 백남준의 작품을 소장한 기관들이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백남준 추모영상과 작품 이미지를 업로드하며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한다.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박남희는 “기술이 지식을 넘어 감각을 만드는 지금, 그의 실험과 저항의 예술이 불안전하고 연약한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통찰과 물질과의 공존을 사유하게 한다.”며 서거 20주기가 되는 2026년, “‘다시 켜진 회로’ 안에서 백남준의 예술이 시공을 넘어 우주 오페라로 울리기를 바라며 그의 20주기를 추모한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