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③ ‘월 매출 1억’의 신기루…한우88도매장 폐점은 예고돼 있다

품질 관리 없는 박리다매 전략, 재방문율 붕괴가 만든 폐점 도미노

박소현 기자 2026.01.24 09:28:27

한우88도매장 홈페이지

 

‘삼겹살보다 싼 한우’를 내세운 한우88도매장은 한때 저가 한우 프랜차이즈 성공 사례로 적극 홍보됐다. 그러나 실제 가맹점들의 매출 흐름을 추적한 결과, 다수 점포가 개점 직후를 정점으로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뒤 폐점 수순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특정 상권의 한계나 개별 점포 운영 실패로 설명하기 어렵다. 서로 다른 지역, 서로 다른 점주가 운영한 매장들에서 유사한 시점과 속도로 매출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가맹사업 구조 자체에 문제가 내재돼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성비 1등급 한우 프랜차이즈’의 민낯


한우88도매장은 1등급 한우를 차돌박이 100g당 8800원, 꽃등심 9800원에 판매하는 ‘가성비 한우’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비자 판매가가 낮은 가격으로 고정된 구조인 만큼, 가맹점은 고객 재방문율을 끌어올려 박리다매로 수익을 내는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성비가 성립하려면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가격만 낮고 품질 관리가 느슨하다면, 이는 ‘가성비’가 아니라 단순한 저가 상품에 불과하다. 품질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박리다매를 전제로 한 운영 구조는 빠르게 붕괴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우88도매장 가맹본부가 명확히 보장하는 납품 기준은 ‘1등급 한우’에 그친다.

 

‘1등급 한우’는 소비자 체감 품질을 보장하는 기준이라기보다, 유통상 최소 요건에 가까운 분류다. 동일한 1등급 한우라 하더라도 거세우와 암소 여부, 사육 월령, 숙성 상태, 남은 소비기한 등에 따라 육질과 풍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즉, 같은 ‘1등급 한우’라는 명칭 아래에서도 실제 매장에 공급되는 고기의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결과 동일한 브랜드, 동일한 매장, 동일한 메뉴임에도 방문 시점에 따라 고기 상태와 식감이 다르게 느껴질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존재한다.

 

한우88도매장 홈페이지 홍보 내용.

 

문제는 한우88도매장 가맹본부인 육미제당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해온 내용과 달리, 실제 가맹점에 공급되는 한우 원육이 본사에서 직접 가공·납품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한우88도매장 공식 홈페이지에는 “충청북도 음성에 3000평 규모의 대형 육가공 공장 및 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직접 해체·가공·물류까지 통합 시스템으로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본사 직영 공장을 통한 안정적 공급과 품질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홍보 문구다.

 

그러나 본지가 접촉한 다수의 한우88도매장 가맹점주들은 “충북 음성 소재 본사 공장에서 직접 가공된 한우 제품을 납품받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가맹점에 공급된 한우 원육은 모두 외부 가공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본지는 육미제당 측에 본사 공장에서 직접 가공된 한우 제품이 실제로 가맹점에 납품된 사례가 있다면,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그러나 육미제당은 해당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채, 외주 가공과 대량 수매 중심의 운영을 병행해 왔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육미제당은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외부 전문 가공업체와 협업하는 구조를 병행하고 있으며, 이는 가맹점의 원가 안정과 물류 효율을 고려한 경영 판단”이라고 밝혔다. 

 

또 “식육 가공 산업의 특성상 모든 물량을 항상 동일한 방식으로 직접 가공하는 것이 반드시 비용 효율적이거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시기와 물량, 유통 여건에 따라 외주 가공이나 대량 수매 후 물류 중심의 운영 방식을 선택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본사가 가맹점 유치 과정에서 강조해 온 ‘직영 육가공 공장 기반 공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사실상 스스로 인정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본사는 직접 해체·가공 사실을 단 하나도 입증하지 못한 채, 오히려 대량 수매 이후 물류 중심의 운영 방식을 선택했음을 인정했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이 곧바로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원육의 세부 스펙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맹본부가 단순 유통 역할에 머무를 경우, 개체·시기·물량에 따른 품질 편차가 그대로 가맹점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구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는 저가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한우 프랜차이즈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고객 재방문을 담보하기 어렵고, 원육 품질의 일관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단 한 번의 품질 저하 경험만으로도 재방문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원육 품질의 균질성을 관리해야 할 가맹본부의 핵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고기 품질은 점포별·시점별로 달라졌고, 이러한 불안정성은 재방문율 하락과 매출 감소로 직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월 매출 1억’ 성공 사례 매장도 9개월 만에 폐점

 

한우88도매장 가맹본부는 통일된 원육 스펙이나 세부 품질 기준 없이, 매번 서로 다른 조건의 원육을 가맹점에 납품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이미 신선도가 저하된 원육이 반복적으로 공급돼, 정상적인 판매 자체가 어려웠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7월 8일에 납품된 한우등심. 사진=제보자

 

실제로 지난해 7월 8일 한 가맹점에 납품된 한우 등심의 제조일자는 6월 11일로 확인됐다. 제조일 기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 가맹점에 도착한 것이다. 소비기한은 8월 9일까지로 표기돼 있었지만, 신선식품 특성상 도축 이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품질 저하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반품 접수 기한이 납품 후 12시간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납품이 주로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영업 준비 과정에서 원육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고 품질 이상 여부를 판단한 뒤 반품 절차를 진행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매우 촉박한 조건이다.

 

이로 인해 가맹점주는 뒤늦게 저품질 원육임을 인지하더라도 선택지가 제한된다. 손실을 감수하고 자체 폐기를 하거나, 품질 저하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판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손실은 가맹점에 귀속되고, 가맹본부는 책임에서 벗어난다.

 

한우88도매장 가맹점에 납품된 고기 상태. 사진=제보자 

 

2024년 5월 개업했다가 5개월 만에 폐업한 한우88도매장 안산고잔점 점주는 “납품이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고 반품 기한도 짧다 보니, 원육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사실상 반품하기 어렵다”며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폐기하든지, 아니면 팔아야 하는 선택지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공급 구조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유지되더라도 소비자 신뢰를 축적하기 어렵다. ‘싸긴 하지만 고기 상태가 들쭉날쭉하다’는 인식이 반복되면, 저가 전략을 지탱해야 할 재방문율은 구조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재방문율의 붕괴는 매출 하락과 폐점으로 직결된다.

 

실제 한우88도매장 가맹점들의 매출 흐름을 보면, 다수 점포에서 개점 직후를 정점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공통된 패턴이 확인된다. 개점 초기 월 매출 1억 원을 넘긴 점포들조차 이러한 흐름을 유지하지 못했다.

 

본지가 확보한 가맹점별 월 매출 자료에 따르면, 개점 이후 수개월 내 매출이 절반 이하로 급감하거나 3000만~4000만 원대까지 떨어진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매출 감소는 일시적인 조정이 아니라, 매달 계단식으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우88도매장 부천상동점, 세종도담점, 광주금호점은 폐점. 

 

서울·수도권 점포들은 개점 초기 최대 1억 원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이후 회복 국면을 만들지 못한 채 폐점하거나 업종 전환을 선택했다. 심지어 본사가 ‘성공 창업 사례’로 홍보한 시흥 장곡점 역시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흥장곡점은 공식 홈페이지에 ‘월 매출 400% 상승, 1억6000만 원 달성’이라는 문구로 소개됐지만, 실제 고매출 구간은 오픈 첫 달에 국한됐다. 이후 매출은 빠르게 하락했고, 폐점 직전에는 월 매출이 3000만 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결국 해당 점포는 개점 약 9개월 만에 영업을 종료했다.

 

이 같은 매출 하락 현상을 특정 상권의 침체나 개별 점포의 운영 미숙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상권 여건이나 점주 역량이 원인이라면, 매장별로 영업 경과 기간에 따라 매출 흐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우88도매장은 서로 다른 지역과 상권에서 운영된 매장들조차 개점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통적으로 매출이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는 특정 상권 여건이나 개별 점주의 운영 방식과 무관하게, 가맹사업 구조 전반에 걸쳐 동일하게 작동하는 요인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폐점 사례들을 개별 점포의 경영 실패로 보기보다는, 공급 단계에서의 품질 관리 부재와 재고·리스크 전가 구조가 누적된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한 마리 세트’ 강제 공급 구조까지 결합되면서, 가맹점이 감당해야 할 재고 부담과 품질 리스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대됐다. 정상적인 재고 조정이 불가능한 구조 속에서 손실이 반복적으로 누적됐고, 상당수 점포는 결국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책임의 방향은 분명하다. 저가 콘셉트와 공급 구조를 설계한 것은 가맹본부였지만, 원육 품질 편차와 재방문율 하락, 매출 붕괴의 부담은 고스란히 가맹점주에게 전가됐다.

 

결국 한우88도매장 사례는 ‘삼겹살보다 싼 한우’라는 구호가 성립하기 위해 무엇이 전제돼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가격만 낮춘 저가 전략은 지속될 수 없다. 품질 관리와 운영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는 박리다매는 구조적으로 가맹점의 폐점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 한우88도매장 안산고잔점 가맹점주는 “가격이 싸다고 해도 손님이 다시 오지 않으면 장사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고기 품질이 매번 다르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재방문이 끊겼고, 이후에는 매출을 회복할 여지가 없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박소현 기자>

[단독] ‘확정 공급가 보장’ 내세운 한우88도매장…육미제당 “단일 고정가 아니다” 인정

[단독] ② 육미제당, 한우88도매장에 ‘한 마리 세트’ 공급 강제하는 이유는?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