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총 1000조원 돌파…국내 기업 새 역사 썼다

주가 17만원 눈앞, 반도체 슈퍼사이클·주주환원 맞물려 기록 경신

김한준 기자 2026.02.04 17:04:56

4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3.02p(1.57%) 오른 5,371.10으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 회복,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맞물리며 주가와 실적이 동시에 정점을 향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96% 오른 16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6만9400원까지 오르며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장중 시가총액은 1002조7866억원으로 국내 상장사 최초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1001조107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4437조3235억원 가운데 22.56%에 이른다. 사실상 코스피 전체 가치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주가 10만원, 시총 600조원을 동시에 돌파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HBM 사업에서도 차세대 HBM4 시장을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며 점유율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적 역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73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9.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93조8374억원으로 23.8% 늘어 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 333조6059억원,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매출과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4분기 매출 44조원,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서버용 DDR5와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확대되며 이익 증가 폭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5000~6000에서 6000~7500으로 상향 조정하며 상승의 중심에 삼성전자와 반도체 기업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가격이 계약가를 크게 웃도는 흐름을 근거로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로 45~50%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모건스탠리는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해 “유례없는 공급 한계 국면에 진입했다”며 “매출과 수익성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 245조원, 내년 3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세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20년 이후 5년 만에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총배당 규모는 11조1000억원에 달했으며, 2014년 이후 누적 현금배당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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