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붐업 ①] ‘시총 1000조 원’ 돌파한 삼성전자, 코스피 8000 가능성은?

AI 슈퍼사이클·PBR 재평가 기대 속 반도체 중심 증시 재편 시나리오 분석

정의식 기자 2026.02.12 16:01:12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삼성전자
 

2026년 2월 4일 코스피 지수가 5300선을 돌파한 날,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사상 최고가인 16만 9400원을 기록했고, 종가 16만 9100원 기준 시가총액은 1001조 원에 달했다. 이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약 4437조~4988조 원의 22~24%를 차지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하면 두 반도체 기업이 코스피 시총의 36~40%를 점유하는 구조로, 국내 증시의 ‘반도체 편중’ 현상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만 TSMC와 유사한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게 될 경우 코스피 지수가 7000~8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오랜 기간 한국 증시를 짓눌러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만 완화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증권가에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 TSMC 수준의 PBR을, 메모리 사업에 마이크론 수준의 PBR을 적용할 경우 시가총액이 3000조 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현실적인 목표주가로는 20만~26만 원이 제시된다. 과연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000조 삼성전자 vs 2500조 TSMC

2월 12일 현재 코스피 지수는 5300~5500을 오르내리고 있다. 전체 시가총액은 약 4437조~4988조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001조 원으로 코스피 내 비중 22%대를 기록 중이다. 2026년 2월 기준 PBR은 약 2.4배로,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일정 부분 반영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총 자기자본(순자산)은 약 400~420조 원으로 추산된다.

 

KRX 300 맵(2026년 2월 12일 기준). 사진=kospd.com
 

반면 TSMC의 시가총액은 약 2530조 원으로 삼성전자의 2.5배에 달한다. TSMC의 PBR은 9~11배 수준이다. 고수익 구조의 파운드리 중심 사업 모델이 높은 프리미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마이크론은 PBR 7.5~8배 수준으로, TSMC보다는 낮다. 메모리 산업 특유의 변동성과 낮은 수익성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를 감안할 때 마이크론과 유사한 PBR을 적용받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의 PBR은 마이크론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그 배경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지목한다. 만약 삼성전자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었다면 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이크론·TSMC PBR 적용 시 시총 3000조↑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위해 PBR 기반 SOTP(Sum-of-the-Parts·사업부별 가치 합산) 방식으로 접근해볼 수 있다. 이는 사업부별 순자산을 구분해 각각 다른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메모리·파운드리·모바일·가전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에 적합한 평가 방법이다.

2026년 기준 삼성전자의 총 순자산을 약 410조 원으로 가정하면, 메모리 부문 150~200조 원, 파운드리 부문 100~150조 원, 기타 사업 100~150조 원 수준으로 나눌 수 있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사진=삼성전자
 

예를 들어 메모리 부문 순자산 180조 원에 마이크론 수준 PBR 7.5배를 적용하면 약 1350조 원이 된다. 파운드리 부문 순자산 120조 원에 TSMC 수준 PBR 10배를 적용하면 1200조 원으로 평가된다. 기타 사업 부문에 현재 수준인 2~3배를 적용하면 약 400~600조 원 수준이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2900~3200조 원에 달한다. 현재 대비 약 3배 수준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 지수 역시 급격한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 증가분 1900~2200조 원이 반영되면 코스피 전체 시총은 6400~7200조 원으로 확대되고, 지수는 단순 계산상 7500~85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들

이 같은 낙관론의 배경에는 분명한 산업적 동력이 존재한다. 우선 AI 반도체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2026년 메모리 가격 상승과 함께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HBM4 인증을 설계 변경 없이 완료하며 기술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퀄컴 등과의 파운드리 수주 확대, eSSD 수요 증가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설비투자 확대와 공정 미세화 경쟁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미국·유럽 중심의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도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점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삼성전자
 

다만 단기간에 PBR이 3배 이상 재평가되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메모리 산업 특유의 경기 변동성, PC·스마트폰 수요 둔화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부담 요인이다. 2027년 이후 AI 수요가 둔화될 경우 자산 가치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인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단순 자산 규모보다 자산 효율성(ROE) 개선이 장기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가가 제시하는 목표 PBR이 위 시나리오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이유다.

 

목표주가 25만 원 적용시 코스피 5900


실제 주요 증권사들은 2026년 삼성전자에 대해 PBR 1.8~2.8배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IM증권은 과거 최고 수준 PBR 2.2배를 반영해 목표주가 20만 원을 제시했고, 대신증권은 목표 PBR 2.8배와 목표주가 24만 원을 제시했다. SK증권 역시 목표주가 26만 원을 제시하며 재평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증권가가 가정할 수 있는 비교적 낙관적인 범위로 해석된다.

목표주가가 25만 원 안팎으로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1500조 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증가분 약 500조 원이 코스피에 반영될 경우, 다른 종목이 변동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지수는 5300선에서 5900선 안팎으로 상승하게 된다.

 

2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장중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7.78포인트(3.13%) 오른 5522.27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할 경우 상승 폭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코스피 지수는 현실적으로 6000~7000선까지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시총 1000조 원 돌파는 상징적 이정표를 넘어,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 재편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AI 슈퍼사이클이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구조적 성장 국면으로 이어질지,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코스피가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경제 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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