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시가 ‘미리내집 공공한옥’ 7가구 공급에 앞서 집을 미리 둘러볼 수 있도록 일주일간 진행한 현장 개방행사에 3,754명이 몰렸다. 이어 1.15.(목)~16.(금) 진행된 신청 결과, ‘보문동’에 공급될 한옥에는 무려 956명이 접수해 아파트형·일반주택형 미리내집을 통틀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최근 한옥과 한옥 주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한옥 미리내집을 추가 발굴해 공급하는 한편 ‘공공한옥’을 중심으로 더 다양한 행사·전시 등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시는 앞으로 공공한옥을 K-리빙 체험의 장이자 한국의 주거문화를 세계로 전파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멸실 위기 한옥을 보전하고 전통 주거문화의 매력을 확산하기 위해 시가 한옥을 매입해 공방이나 역사가옥, 문화시설, 주거 용도의 미리내집 등으로 활용하는 ‘공공한옥’은 현재 서울에 총 35곳이 운영 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운영한 20여 곳의 공공한옥은 총 54만 명이 다녀가며 K-컬처의 명소로 떠올랐다. 시는 올해는 공공한옥 방문객 60만 명을 목표로 한옥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특화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
시는 공공한옥을 대표하는 축제인 ‘공공한옥 밤마실(상반기)’은 오는 5월, 10월에는 ‘서울한옥위크(하반기)’를 개최하고 세시명절 체험 ‘북촌도락’, 전통공예 원데이클래스, 소규모 공연 등 다양한 주제 전시?체험?공연을 연중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열린 ‘공공한옥 밤마실’에는 1만 5천 명이 찾아와 한옥을 무대로 한 발레?국악 공연, 대청마루 요가 교실, 유리공예 전시, 호롱불 다회(茶會) 등 한옥의 아름다운 밤 정취를 즐겼다. 올해 3년차를 맞은 밤마실은 오는 5월 넷째 주 개최될 예정이다.
'24년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로 열린 ‘공공한옥 밤마실’은 북촌문화센터?배렴가옥?북촌라운지?홍건익가옥 등 공공한옥 9개소를 저녁 8시까지 개방하고 시민,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24개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작년 9.26.(금)부터 열린 ‘서울한옥위크’에서는 한옥정원 전시, 한옥 오픈하우스?도슨트 투어, 한옥마당 명상?다도, 국악 크로스오버 공연 등 총 66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열흘간 열린 행사에 총 7만 4천 명이 방문, 이 중 1만 8천 명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한옥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실감케 했다.
행사를 찾은 관람객들은 “한옥 정원에 있는 돌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어 놀라웠고 잠시나마 마음이 편안해 졌다”, “한옥이 단순한 집이 아니라 우리 삶과 이어진 소중한 문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한옥과 사람,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하루였다” 등의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시는 올해 설 연휴인 2.14.(토)~2.15.(일)에도 공공한옥인 북촌문화센터와 홍건익가옥에서 솟대 전시, 버선 키링?종이 액막이 만들기 등 프로그램과 떡국 떡 나눔 이벤트를 진행해 명절 나들이를 즐기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편 한옥에 대한 관심은 이제 ‘체험’을 넘어 ‘주거’까지 확장되고 있다. 최근 진행된 한옥 미리내집 첫 입주자 7가구 모집에 2,093명이 몰려 평균 299대 1, 최고 956대 1(보문동)의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하며 ‘살아보고 싶은 주거’로 매력적인 공간임이 입증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올해도 한옥 미리내집을 추가 발굴해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신규 한옥마을 조성 사업과 연계, 꾸준히 공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23년 2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2천 년 우리 문화의 정체성 한가운데는 한옥이 있다”며 “더 편리하고 현대화된 한옥이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보존 위주의 규제를 걷어내고 가이드라인도 전향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서울한옥 4.0 재창조 추진계획(4차 한옥정책 선언)’을 직접 발표한 바 있다.
시는 ‘서울한옥 4.0’에 살기 편하고 창의적인 한옥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한옥’의 개념을 확장, 한옥건축양식과 한옥디자인 건축물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한옥 보전 및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또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옥을 만나고 한옥 주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서울 곳곳에 한옥마을을 조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는 '23년 9월 신규 한옥마을 대상지 자치구 공모를 진행한 결과 20개소가 공모에 참여, 이 중 강동구 암사동 등 5개소에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 중이다.
시는 2008년 은평구에 신규 한옥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담긴 ‘서울한옥선언 2.0’을 발표, 이후 ‘은평한옥마을’은 북한산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대표 한옥 주거지로 자리매김하며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시는 한옥마을을 찾는 방문객에게 한옥 문화와 경험을 전달하는 ‘공공한옥 글로벌 라운지’도 '23년 10월 북·서촌 두 곳에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글로벌 라운지는 한옥마을 지역 관광과 체험을 지원하는 원스톱 컨시어지(총괄 안내)를 비롯해 가구, 디자인, 식음료 등 한옥 주거문화를 상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북?서촌 라운지에는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의 제이, 배우 강소라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마크 러팔로와 스티븐 연을 비롯해 6만여 명이 방문해 서울한옥의 따뜻한 환대를 경험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한옥은 이제 우리 전통 주거공간을 넘어 세계인이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K-컬처 대표 콘텐츠이자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공공한옥의 ‘일상 속 변신’을 통해 서울한옥의 가치와 매력을 확산하는, K-리빙의 거점으로서 활용을 다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