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026년 3월 26일(목)부터 7월 26일(일)까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주제기획전 《알렉사에게》를 개최한다.
《알렉사에게》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26년 기관 의제 ‘창작’과 전시 의제 ‘기술’을 미술아카이브의 관점에서 조망하여, 정보 기술의 변화가 예술 창작과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되짚어 보는 전시다.
전시 제목의 ‘알렉사’는 인류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한곳에 수집하고자 했던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그리고 세계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기업이 서비스 중인 대화형 AI 플랫폼을 상징적으로 연상시키는 명칭이다. 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정보 수집 및 탐색 방식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과거 신문과 라디오에서부터 TV, 개인용 컴퓨터, PC 통신과 무선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르는 다양한 정보 인터페이스로 구성되는 연결망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구조 원리를 사용자가 점점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검색 엔진과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 등 사용자 친화적 알고리즘에 기반하는 인터페이스는 제공하는 정보의 수준과 맥락을 임의로 재구성하며, 정보를 통한 인간의 현실 인식 과정에 구조화된 제약을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는 기술 매체 환경의 변화에 대처해 온 동시대 미술가들의 실천을 통해, 관객에게 능동적인 현실 인식과 정보 탐색의 방식을 제안한다.
전시의 참여 작가는 강동주(b. 1988), 구동희(b. 1974), 남화연(b. 1979), 노송희(b. 1992), 박지호(b. 1994), 백정기(b. 1981), 성능경(b. 1944), 전소정(b. 1982) 총 8인이며, 이들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50년의 기술 변화 속에서 정보 인터페이스가 야기한 제약을 창작의 조건으로 전유하며 정보화된 현실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러한 창작의 실천 속에 깃들어 있는 정보들은 시대의 변화에 앞서는 지표가 되거나 작가의 의도를 넘어서는 역사적 맥락을 새롭게 형성하며, 관객에게 능동적인 정보 탐색자가 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전시는 이메일 인터페이스에서 착안한 ‘보낸 편지함’과 ‘받은 편지함’ 두 개의 구조로 나뉜다.
‘보낸 편지함’이 과거에 발신한 정보를 다시 살펴보는 공간이듯, 전시실1에서는 지나쳐온 정보 속에서 현실이 인식되는 조건 자체를 되돌아보는 작업을 소개한다. 대표적으로 구동희의 신작 〈캐스케이드〉(2026)는 교각과 수로, 인공적인 구조와 자연의 움직임이 중첩되는 장면을 주요한 시각적 단서로 삼은 영상 작업으로, TV, 인터넷 등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정보 인터페이스를 경유하여 각종 정보와 이미지를 수집하는 가운데, 서로 무관해 보이는 사물과 현상들을 가로지르는 무의식적인 경로를 가설해 나간다.
‘받은 편지함’은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가 들어와 쌓이는 자료 저장 공간이다. 전시실2에서는 한 시대의 편린을 수집하고 색인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소개하는 동시에, 관련 정보를 역사적 자료로 추출하여 대안적 아카이브로 재해석한다. 특히 이 중에서도 성능경의 〈현장 6〉(1981)을 구성하고 있는 30장의 원본 신문 기사를 역추적하고, 관객 스스로 기사를 찾아볼 수 있게 구성했다.
전시 기간 동안 관객이 작품을 참여적인 방식으로 경험하고, 정보 인터페이스의 조건에 따라 재구성된 현실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막일인 3월 26일(목)에 전시 참여 작가 성능경의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작가는 출품작 〈현장 6〉(1981)과 연계하여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4월에는 전시 출품작 〈하나부터 열까지〉(2026)와 연계하여, 작가 박지호가 관객과 함께 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구조적으로 살펴보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의 이론적 배경을 폭넓게 해석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속에서 일상의 정보 탐색 과정을 돌아보는 전시 《알렉사에게》를 통해 다양한 인터페이스로 매개된 현실을 관객 여러분 각자의 질문과 방법으로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와 자료를 순차적으로 미술관 공식 SNS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