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佛 와인 기사 작위 ‘꼬망드리’ 받은 고아라 이마트 바이어

“한국 와인 소비자의 높은 이해도·구매력 공식 인정한 것”

김응구 기자 2026.04.09 10:00:15

고아라 와인 바이어는 “꼬망드리 수훈은 프랑스가 한국 와인 소비자의 높은 이해도와 구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이마트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4억3428만달러였다. 우리 돈으로 약 6426억원 규모다. 그중 프랑스 와인(1억5689만달러)이 압도적 1위였다. 2위인 미국 와인(6253만달러)의 두 배를 훨씬 넘긴 금액이다.

반면, 와인 수입량 기준으로 보면 칠레(1만1283톤)나 스페인(9915톤)이 수위 자리를 지켰다. 프랑스가 수입량보다 수입액 면에서 두드러졌다는 건 보르도(Bordeaux)나 부르고뉴(Bourgogne) 등 프리미엄급 와인 소비가 활발했다는 얘기다.

프랑스에는 와인 기사 작위(爵位)라는 게 있다. 프랑스 와인을 대표하는 지역, 이를테면 보르도 같은 곳에서 그들의 와인을 대내외로 알리는 데 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한다. 생테밀리옹(Saint-Émilion)의 ‘쥐라드(Jurade)’와 샹파뉴(Champagne)의 ‘슈발리에(chevalier)’ 그리고 메독(Médoc)의 ‘꼬망드리(commanderie)’가 3대 기사 작위로 잘 알려져 있다.

이마트 고아라 와인 바이어가 지난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와인박람회 ‘빈엑스포(Vinexpo)’에서 꼬망드리를 수훈했다. 국내에 프랑스 프리미엄 와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특히 보르도 와인 판매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로써 이마트는 기존에 보유한 쥐라드(2018년 명용진)와 슈발리에(2023년 명용진)에 이어 꼬망드리까지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선 유일하게 세 지역의 와인 기사 작위를 보유하게 됐다.

고아라 바이어는 “그동안 국내 고객에게 다양한 프랑스 와인을 소개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보르도를 비롯해 세계 각지의 우수한 와인을 선보이며 와인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아라 이마트 와인 바이어는 지난 2월 프랑스 와인 기사 작위 중 하나인 ‘꼬망드리’를 수훈했다. 사진=이마트


- 국내 대형마트 중에서 프랑스 메독·생테밀리옹·샹파뉴 3개 지역 기사 작위를 모두 수훈한 건 이마트가 처음이다. 어떤 성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이마트는 프랑스를 비롯해 세계 각지의 우수한 와인을 선보이며 국내 와인 시장 확대에 기여해 왔다고 자부한다. 그 같은 노력의 결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을 거다.”

- 이번 기사 작위 수훈 과정에선 어떤 점을 인정받았을까.
“프랑스의 프리미엄 와인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 특히 보르도 와인 판매 활성화를 통해 국내 프랑스 와인 시장의 저변을 확대한 것,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본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에서 프랑스 와인은 약 120만병이 판매됐다. 와인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수치다. 국내 단일행사로는 최대 규모인 ‘와인장터’에서 메인 테마 중 하나로 보르도 와인을 기획했는데, 역시 매출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처럼 국내 와인 애호가들에게 보르도 와인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 이번 기사 작위 수훈은 국내 와인 시장·소비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와인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가 한국 소비자의 높은 이해도와 구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본다. 한국 와인 소비의 수준과 존재감을 분명하게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아울러 한국 와인 시장이 단순한 신흥 시장을 넘어 주목해야 할 핵심 소비국임을 알리게 됐다. 그런 이유로 더욱 다양하고 품질 좋은 프랑스 와인이 국내에 소개될 것으로 생각한다.”

- 이마트의 와인 매출에서 프랑스 와인이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국내 와인 시장 초창기부터 와인장터를 기획하며 프랑스 와인을 꾸준히 알리고자 노력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는 와인장터 때 보르도·부르고뉴 와인 테마를 별도로 기획·운영하며 고객들이 저렴하게 구매하게끔 한다. 사실, 와인을 잘 몰라도 프랑스 와인에 대한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좋은 품질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프리미엄 와인뿐만 아니라 일상용으로 즐기는 테이블 와인 ‘뱅 드 프랑스(Vin de France)’까지, 프랑스 내 다양한 산지의 와인을 접근 가능한 가격대로 기획하며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 이마트만의 차별화 전략도 분명히 있을 텐데.
“대형 행사는 보통 1년 전부터 기획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마트만이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의 원가를 최대한 낮춰 가격 메리트를 높인다. 현지 와인 박람회를 찾아다니며 전 세계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국내 시장 트렌드를 감안한 신규 상품을 적극 발굴하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고객이 열광할 만한 상품의 기준을 마련하고, 현지 와이너리와 직접 소통하며 상품을 기획하는 것도 차별점이다.”

- 최근 국내 와인 소비 트렌드는 어떤가. 소비자의 취향이나 구매 방식에 변화가 있을 듯한데.
“최근 들어 가볍게 한두 잔 즐기는 ‘라이트 음주’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볍고 산뜻한 화이트와인이나 스파클링와인(샴페인)을 찾는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화이트와인은 산미(酸味)가 강조돼 식전주로 마시거나 가벼운 식사와 곁들이기 좋고, 샴페인 같은 스파클링와인은 알코올도수가 낮고 청량감이 강하며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 좋다. 실제로 화이트와인과 스파클링와인의 매출 비중이 2020년 이전엔 20% 수준이었는데, 2023년 33%에서 2024년 35%, 지난해는 41%까지 도달했다. 특히, 지난해 2030세대의 화이트와인·스파클링와인 구매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고아라 와인 바이어는 최근의 화이트와인 트렌드와 관련, 프랑스 상세르 지역의 소비뇽 블랑과 루아르 지역의 슈냉 블랑을 추천했다. 사진=이마트


- 프랑스 와인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로도 체감하는지.
“과거 국내 와인 소비는 주로 유명 브랜드나 카베르네 소비뇽 같이 잘 알려진 품종에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했다. 말하자면 엔트리 소비층은 접근하기 쉬운 국가(칠레·미국 등)를 중심으로 소비했고, 프랑스 와인은 지식과 구매력을 갖춘 다소 제한적인 고객층만 즐기는 시장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와인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며 개인의 취향이 생기고, 가격대와 산지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소비 경험 자체가 더욱 풍부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프랑스 와인은 과거엔 고가의 프리미엄 위주로 구색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뱅 드 프랑스(테이블 와인)처럼 다양한 지역과 가격대의 상품이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와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다시 커지고 있는 걸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체감하고 있다.”

- 가격대나 포도 품종, 지역에 따른 트렌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의 와인 시장은 초저가 와인과 프리미엄 와인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담 없이 즐기는 데일리 와인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본인의 취향이 분명한 소비자층에선 프리미엄 와인 지출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품종과 지역 트렌드 측면에선 뉴질랜드 말보로(Marlborough) 소비뇽 블랑의 인기를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로 보고 있다. 말보로 특유의 향이 폭발하는 아로마틱한 스타일이 와인 입문자와 마니아를 모두 아우르며 화이트와인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쪽에선 가성비를, 다른 한쪽에선 확실한 품질과 개성을 찾는 방향으로 확장되면서, 품종과 가격대 모두에서 선택이 뚜렷하게 분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 이마트의 프리미엄 와인 전략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아울러 신규 지역 와인을 소개할 계획도 있나.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와인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 취향 변화에 맞춰 화이트와인과 스파클링와인의 지역 구색을 폭넓게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화이트와인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중심으로 저변이 확대된 상황인데, 최근 다양한 화이트와인 산지와 품종에 관심이 빠르게 늘고 있어, 유럽의 클래식 산지부터 새로운 지역까지 균형감 있게 들여와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스파클링와인 역시 일상 소비가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크레망(Cremant)이나 까바(Cava·스페인 스파클링와인) 등 가성비와 품질을 동시에 갖춘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프랑스 와인 산지가 있다면 소개해주기 바란다.
“화이트와인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상황이니, 프리미엄 화이트와인 산지인 상세르(Sancerre) 지역의 소비뇽 블랑이나 루아르(Loire) 지역의 슈냉 블랑을 추천하고 싶다. 요즘 떠오르는 산지·품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상세르의 소비뇽 블랑은 섬세하고 풍부한 미네랄리티(minerality)를 지닌 프리미엄 소비뇽 블랑의 특징이 뚜렷하다. 루아르 지역의 슈냉 블랑은 드라이한 스타일부터 아주 달콤한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데, 생동감 있는 산도(酸度)가 아주 매력적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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