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대우조선해양 대형 손실의 진짜 이유와 재발 방지책 (2)

문규상 변호사(전 대우조선해양 기업윤리경영실장) 기자 2020.06.12 15:32:55

(문화경제 = 문규상 변호사(전 대우조선해양 기업윤리경영실장))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이 세계 최대-최고를 자랑하지만 또한 엄청난 적자 위기도 맞았었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향방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2009~2014년 대우조선해양의 기업윤리경영실장(부사장)을 역임했던 법무법인 대륙아주 문규상 변호사가 작성한 보고서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영업손실에 대한 원인분석 및 대책’의 두 번째 내용을 지난 호에 이어 전문 게재한다. <편집자 주>

(2) Total clov FPSO 프로젝트

- 2010. 8.경 18억 5,700만 달러에 수주한 FPSO로서 단 1기에서만 약 3,000억 원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였습니다.

- 수주배경

· 본 프로젝트는 대우조선해양이 2010년 대성공을 거둔 Total ‘Pazflor’ FPSO 의 후속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반복건조’의 성격을 띠고 있었고, 동일 선주·동일 설치지역(앙골라)이고 ‘Pazflor’ 보다 용량과 크기가 약간 작지만 거의 동일 사양의 FPSO로서, 이를 수주하면 어느 프로젝트보다 성공가능성이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2010년 수주 당시 최고경영진에서부터 야드의 실행조직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수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 또한 ① 시리즈 FPSO 프로젝트의 연속건조, ② Total이라는 세계 4위의 국제 Oil Major 고객이라는 점, ③ 아프리카 2위 산유국인 신흥 앙골라 시장에서의 Market Leadship 방어, ④ 야드 일감확보 등의 전략적 배경도 작용하였습니다.

· 앙골라는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지역으로서 본 프로젝트는 현지 조선소(Local Fabrication yard)인 ‘Paenal 조선소’의 지분 및 운영참여, 앙골라 지역 추가해양공사 수주, 앙골라 지역용 Drillship 및 BMPP(부유식 복합화력발전소) 수주, 자회사를 통한 건설사업 등 다양한 추가수주 및 사업기회로 이어지는 Country Marketing 성격의 일역을 담당하는 전략적 프로젝트였습니다.

- 입찰과정

· 2007년부터 시작된 사전자격심사(PQ)를 거쳐 2008. 7.부터 2년간에 걸친 입찰과정을 거쳐 2010. 8.에 최종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 china, SAIPEM 등이 경합하였으나 최종 단계에서 약 1억 달러가 SAIPEM 보다 높았고 Total의 내부승인 과정에서도 SAIPEM이 1차 추천되었음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앙골라 시장에서의 우위, Total ‘Pazflor’ FPSO를 포함한 다수의 앙골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실적을 고려하여 대우조선해양으로 낙찰자가 변경되었습니다.

 

2014년 8월 26일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이 프랑스 석유업체 토탈에 공급한 초대형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에 올라 축하를 하고 있다. 사진 = 대우조선해양

- FEED 관련

· 입찰 첫 단계가 ‘CCFT(Compensated Call for Tender) for FEED’였는데 이는 입찰자가 각자 경제적·경쟁적 FEED Design을 수행하여 이를 기초로 입찰하는 방식인데 FEED 수행비용은 발주처가 보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FEED 책임에 대한 Ownership이 입찰자에게 있고, FEED 경쟁력이 입찰경쟁력의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제도로서 이는 Design(설계) 경쟁력을 높여 프로젝트 비용을 절감하려는 선주 측의 전략이었기 때문에 모든 입찰자가 따라야 하는 강제조항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입장에서는 Total ‘Pazflor’ FPSO의 설계를 원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었습니다.

- 견적 관련

· 2009년 초기 가격제출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친 협상의 결과를 반영하여 2010. 1. 초 한차례 Revised Offer를 제출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각 견적책임조직의 초기견적 재검토가 이루어졌으며 생산시수의 경우 생산전략팀으로부터 개선된 생산시수 견적을 접수하였습니다.

· 새로 산정된 정산견적 상으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2.8%(520만 달러 적자)였으나 공헌이익이 이에 버금갔고, 앞에서 본 전략적 사유로 적극적으로 수주를 추진하였습니다.

· 경영진은 ‘Pazflor’ FPSO 경험상 Change Order(통상 선주 측의 변형주문(variation order)으로 작업량이 늘어났을 때 새 작업에 대해 지불해야 할 가격을 명시한 체인지오더를 생성하고 이 체인지오더가 제출되고 승인되면 일반적으로 체인지오더가 계약의 일부가 됩니다.) 또는 incentive Proposal(통상 선주 측에서는 해양플랜트가 현장에 일찍 투입되어 원유 첫 생산(First Oil)이 앞당겨지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으므로 조선소에서 계약상의 인도일(Sail Away) 보다 앞당겨 해양플랜트를 인도하거나 First Oil이 앞당겨졌을 때 거액의 보너스를 제의합니다. )을 통하여 충분한 원가개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으며 공사 중 실제로 1억3,000만 달러의 incentive 및 2억500만 달러의 Change Order를 받아내기도 하였습니다.

- 영업손실 관련

· 이러한 유리한 조건 하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은 본 프로젝트에서만 약 3,000억 원의 손실을 초래하였는데 그 주요 원인은 생산시수 증가로 인한 가공비 초과였습니다.

· 생산시수 증가는 견적대비 물량증가, 주요의장 자재·장비(Vessel(베셀(Vessel)은 다양한 크기의 원통형의 부품으로서 보일러, 압력용기, 냉난방기, 공조기 등 FPSO의 다양한 부품에 사용됩니다. 베셀이 공급되지 않으면 베셀에 파이프를 설치하거나 계기를 붙이고 케이블을 설치하는 등 후속 작업을 진행할 수 없어 후속 공정이 모두 뒤로 미루어지게 됩니다.), 철의장재, Build-up Cirder, Tubular 등)의 공급차질, 설계도면의 개정·지연으로 인한 생산공정 차질, 유경험·숙련 생산인력 동원 애로, 생산관리력 부족과 미흡 등의 원인들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습니다.

 

거제도 소재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거대한 도크. 사진 = 대우조선해양

· 초기 단계에서 발생한 사내 외주업체의 과부하로 인한 사외제작품의 공급차질이 사내 조립공정에 2개월, vessel 류의 공급차질로 2개월 이상의 공정지연을 발생시켰으며, 특히 vessel 류는 vendor의 연속된 부도로 3차례에 걸쳐 vendor를 옮겨 제작하면서 vessel 류 관련 모든 의장작업이 최소 5∼6개월 가량 공정이 지연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후행작업 및 납기에 큰 차질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공기지연이 결과적으로 본 프로젝트의 손실의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 또한 당시 조선해양업 자체가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2008. 9.경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조선업은 하향세에 있었고, 해양플랜트 산업이 신성장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게 되자 2010.경부터는 국내 대형조선 3사가 적극적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에 참여하였고, 실제로 굉장한 수주실적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런데 해양플랜트 산업은 조선산업보다 훨씬 많은 인력이 필요한 사업입니다. 예를 들어 조선업이 70% 정도 비중을 차지할 때에는 연매출 12조 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3만 명의 인력으로 운영이 가능하였으나 해양플랜트 산업의 비중이 60∼70%로 늘어나면서는 필요 인력이 약 5만 명 가량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국내 3사 모두 한꺼번에 해양플랜트 산업의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관련 기술자들의 인력이 부족하게 되고, 부득이 일반 인력시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인원들까지 흡수하여 현장에 투입하게 되었습니다. 관리할 인원은 많아졌지만 각 인력의 기술적 숙련도가 떨어지고, 기술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과거 98%였던 작업효율이 72∼73%까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5만 명의 인력의 효율이 이렇게 떨어지니, 전체적으로 1/3가량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만의 문제는 아니며, 국내 3사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로 최근 조선업계의 천문학적 손실은 위와 같은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 Total ‘Clov’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는 나름대로의 목표를 설정하고 시수 통제, 원가절감을 하려는 노력을 한 흔적이 엿보이나 이후 2012년 초 생산초기 단계부터 생산차질이 오면서 통제력을 잃고 시수관리를 놓아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 실제 ‘Pazflor’ FPSO보다 규모도 작고, 기술적 사양은 대동소이한 유경험 FPSO인데 이렇게 많은 생산시수가 초과한 것은 경쟁적 생산성 향상 목표에 기초한 생산시수 견적을 산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실행의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라 판단됩니다.

(3) Songa Semi Rig(4기) 프로젝트

- 2011. 9.경, 1기 당 5억 5,450만 달러에 수주하였으나 약 3,600억 원의 손실(최종손실은 1조 원 초과 추정)(2014년 사업계획 기준 손실액이나 최종 손실액은 약 1조 원을 초과하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이 발생하였습니다.

- 수주배경

·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인 스탯오일(Statoil)은 노르웨이 연안 대륙붕 유정 개발을 위하여 이른바 ‘카테고리-D’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하고, 시추회사 후보군 13곳과 조선소 후보군 4곳을 일부 회사로 제한하되 동시에 선체 디자인은 GVA 4000으로 미리 선정해 두는 형태로 입찰을 진행하였습니다.

· 스탯오일은 2011. 7. 11.경 입찰을 통해 반잠수식 시추선(Semi-Rig) 전문 운용업체인 Songa를 개발 운영사로 선정하였으며 이어 Songa는 위 입찰에 자신과 함께 ‘참여 조선소’로서 참가하였던 대우조선해양에게 반잠수식 시추선 제작을 발주하였습니다.(2016. 3. 30.자 조선비즈 기사 참조)

 

대우조선해양이 송가 오프쇼어에 2016년 공급한 반잠수식시추선(Semi-Rig) 4호선. 사진 = 대우조선해양

· 반잠수식 시추선은 대우조선해양의 해양부문 주력품목으로서 당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건조경험을 보유하고 있었고, 특히 Semi-Rig선과 동일한 구조를 지닌 반잠수식 시추선인 GVA 7500(Semi-Drilling Rig)은 대우조선해양만이 성공적인 건조 및 인도실적을 가지고 있어 이와 유사한 본 프로젝트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상대적으로 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대내외적인 평가였습니다.

· 무엇보다도 본 프로젝트는 스탯오일이라는 건실한 노르웨이 국영기업이 최대 20년(기본 8년+옵션 12년) 동안 장기 용선계획을 확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규 시추회사가 가지는 금융 및 인도 위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즉 조선업계에서는 발주자가 선박을 발주하고도 선박의 이용가치가 낮아졌다는 등의 이유로 건조된 선박의 인도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조선회사로서는 인도거부의 책임 소재를 불문하고 인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선박대금을 받지 못하여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런데 본 프로젝트는 스탯오일과 Songa 사이에 용선계약이 체결되어 Songa가 시추선을 운용하기로 확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도거부의 위험이 거의 없었고 이러한 장점은 대우조선해양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 또한 본 프로젝트는 당시 반잠수식 시추선 입찰로서는 이례적으로 최대 6척[2+2+(2)척]까지 발주가 예상되는 그야말로 초대형 프로젝트였으므로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명실상부한 반잠수식 시추선 건조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당시 시추선에 대한 많은 수요가 예상되었던 북해 지역의 수주 및 신규 고객을 선점하는 데 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2012. 5. 7.자 하이투자증권 하이브리프 참조)

- 입찰과정

· 본 프로젝트는 스탯오일이 사전에 선정한 13개의 시추회사와 4개의 조선소가 서로 결합하여 입찰하는 방식으로서 시추회사가 조선소들을 지정하여 입찰에 참가하였습니다. 위 4개의 조선소에는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국내 경쟁사인 삼성중공업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스탯오일은 2011. 2.경부터 수차례의 입찰가 조정과 협상을 진행하여 Songa와 대우조선해양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하였는데 이에 Songa는 2011. 7.경 대우조선해양에게 시추선 건조계약에 관한 협의서(LOI)를 송부하고 약 2개월 동안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한 FEED 확인작업(verification)과 나머지 세부 기술사항들에 대한 협상을 거쳐 2011. 9. 6. 최종적으로 건조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당시 경쟁사들은 프로젝트의 큰 규모와 향후 반잠수식 시추선 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모두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전개하였고, 특히 국내 조선사의 한 축인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보다 더 낮은 가격조건을 제기하며 마지막까지 경쟁하였으나 대우조선해양이 당시 세계 최고의 반잠수식 시추선 기술력과 건조경험을 인정받아 열세한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낙찰되었습니다.

- 영업손실 원인

① 발주자인 Songa 측에서 제공한 FEED(기본설계)에는 시추선의 중량통제 실패의 결정적인 오류, 즉 GVA 4000(Semi-Rig선)과 동일한 구조를 지닌 반잠수식 시추선인 GVA 7500(Semi-Drilling Rig)을 모델로 하여 FEED 설계를 하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중량에 비해 부력이 작아 가라앉는 현상이 발생하여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기술진들이 수차례에 걸쳐 내부적으로 또는 선주 측과의 협의를 통해 면밀히 FEED(기본설계) 확인작업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기술력으로는 단기간 내에 FEED의 오류를 완벽하게 찾아낼 역량이 부족하여 발견하지 못한 것이지 FEED 오류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하여 오류를 수정하거나 계약에 반영하지 못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

② 결과적으로 과도한 생산시수 증가가 큰 영업손실로 나타났으나(본 프로젝트의 경우 척 당 평균 500만 생산시수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기존에 비슷한 규모의 Semi-Rig선을 건조할 때 대부분 190-200만 시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상 유례가 없는 이례적인 결과임) 이는 초기 수주 단계에서의 FEED 오류보다는 프로젝트의 실제 실행단계에서 상세설계 지연, 생산관리 미흡에 따른 생산 비능률, 주요 기자재 조달지연, 특히 종합설계상 시추선의 중량통제(Weight Control)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손실이 확대 재생산되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 일본 인펙스(Inpex)社로부터 수주한 ‘익시스(Ichthys) FPSO’가 5년 간의 건조공정을 마치고 2016년 7월 18일 옥포조선소를 출항하고 있다. 사진 = 대우조선해양

즉, 시추장비 회사는 한정되어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이를 적기에 조달하지 못하여 생산에 많은 차질이 빚어졌고 설계인력의 부족으로 상세설계 작성이 순조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생산공정의 많은 부문에서의 공정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납기일에 쫓기게 되자 거액의 지연배상금을 우려하여 설계가 완벽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설계도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소위 ‘깡통설계’)에서 ‘밀어내기 식 생산’을 하는 바람에 ‘선행공정’에서 작업을 하면 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을 ‘후행공정’으로 미루는 바람에 생산시수가 3∼4배 더 소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서 생산시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③ 노르웨이 정부에서 요구하는 안전설계, 제어설계 등에 대해서 가볍게 여겼다가 엄격한 요구로 인하여 뒤늦게 이를 수정 보완하느라고 공정이 많이 지연되었습니다.

④ 국내 대형조선 3사의 생산 과부하로 인해 숙련·경험인력 동원에 큰 애로를 초래하여 미숙련 인력이 무분별하게(속칭‘떼거지’) 투입되는 바람에 능률의 급격한 저하가 초래되었습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1개 프로젝트에서 1조 원을 초과할 정도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던 것입니다.

(4) Inpex Ichthys FPSO 프로젝트

- 2012. 3. 수주(19억 8,200만 달러, 한화 2조 7,000억 원 상당)한 FPSO로서 약 3,100억 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하였습니다.

- 수주배경

· Inpex 프로젝트는 일본 신흥 석유회사인 ‘Inpex’사와 프랑스 석유자본인 ‘Total’ 사가 합작으로 발주하는 호주 LNG 플랜트 공사의 해양 파트 공사로 ① 우량고객의 확보, ② 대우조선해양의 주력상품인 FPSO의 연속적 수주 및 실행, ③ 신시장인 호주를 개척한다는 중요한 전략적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 ‘Inpex’ 사는 일본 최고의 석유회사로서 LNG 확보를 위해 본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해양지역에 설치할 대형 FLNG(Floating LNG) 발주를 계획하고 있는 신흥 유망고객이었고, ‘Total’ 사는 세계 5대 오일 메이저(Oil Major) 중 하나인 대형 석유회사로 DALIA, Pazflor, CLOV FPSO를 연속적으로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우량고객으로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영업을 위해서 위 회사들과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 FPSO는 국내 조선 3사가 공히 주력하는 해양제품으로서 본 프로젝트를 통하여 대우조선해양이 FPSO 시장에서의 상대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호주 지역은 LNG Plant 건설 및 해양개발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전략시장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수행 중이던 Chevron Wheatstone Project(호주 북서부 해양에 설치) 경험을 반영할 수 있는 적절한 후속 공사라는 전략적 배경 하에 CPF(Central Processing Facility)와 FPSO라는 유사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2기를 놓고 Global Engineering Company와 짝을 이룬 국내 3사가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인 결과, 2012. 1.경 CPF는 삼성중공업에, 같은 해 3. FPSO는 대우조선해양에 낙찰이 되었습니다.
- 선주제공 FEED 관련 특이사항
· 입찰조건 자체가 FEED Verification & Endorsement를 하고 이를 반영하여 제안서(Proposa)를을 제출하는 것이었고, 경쟁사 모두 같은 조건으로 본 사항을 수용하고 입찰에 참여하였습니다.

- 견적 관련

· 자재비 및 설계시수(영업설계), 생산시수(생산전략), 경비(각 담당조직) 등을 각 담당조직에서 산출하였고

· Bid Clarification(입찰설명회) 및 협상결과를 반영한 2차례 정도의 가격조정을 거쳤고 담당조직에서 내부검토를 거쳐 그 결과를 재견적에 반영하였습니다.

· 위 프로젝트의 특이사항으로 설비의 40년 수명에 따른 기술적 요구사항, 영국표준 발판사용 등이 있었고 이를 견적에 반영하였습니다.

- 영업손실 관련

· 견적과는 달리 생산시수 및 자재비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였는데

① FEED 대비 상세설계 단계에서 물량의 과도한 증가[FEED Verification(기본설계 확인)시 Topside 물량이 5,000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견적에 반영하였으나 발주처가 제공한 FEED의 품질저하로 인하여 실제로는 상세설계 단계에서 상부설비가 약 14,000톤 증가]

② 40년 수명(Life Time)에 요구되는 기자재 사양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예상치 못한 고사양 자재 증가로 인한 생산원단위 및 생산시수 증가

③ 그 외 실행단계에서의 설계지연 및 과다한 개정

④ 기자재 납기지연

⑤ 생산관리 미흡으로 인한 생산비능률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대규모 손실의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4월 2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 ‘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호’의 명명식. 왼쪽은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진 = 대우조선해양

4.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

- 산은 경영관리단(2015년)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영업손실은 전 경영진의 책임이 49%, 회사 시스템과 관리부실로 인한 책임이 51%라고 분석하면서 해양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경쟁력 부족을 더 큰 원인이라고 하였습니다.

- 전 경영진의 책임으로는

· 외형 확대 중심의 수주의사 결정

· 선박 선가 하락 대비 저조한 원가절감 추진

· CEO 연임문제 등의 이유로 손실 은폐의혹

· CEO 자리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정치권에 줄대기를 하고 언론은 물론 노조까지 동원하여 인사에 개입하는 기현상 초래

· 정치권 눈치보기와 이권청탁에 노출되어 각종 부정부패 만연

· 2009년, 2010년, 2013년, 2016년 등 4회에 걸친 검찰수사로 인한 회사의 대외신인도 급추락

- 회사의 시스템과 관리부실로 인한 책임으로는

· 해양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부족

· 전사 손익관리 체계의 부재/ 영업손실의 주요 요인은 실행단계에서의 생산시수 증가 및 가공비 Rate 증가에 기인

등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그러나 산업은행도 관리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 2000. 대우그룹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편입하여 2014.까지 14년간 대출 1조 1,273억 원 등 총 2조 4,000억 원 규모 지원이 있었습니다.

·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주인 없는 회사처럼 방치한 잘못을 면할 수 없습니다. 2007.경 산업은행 출신 낙하산 감사실장이 전횡을 부리다 남00 사장과의 불화로 해고된 2009.부터는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을 CFO로 파견하여 관리감독을 하였습니다.

· 감사실장 해고사건은 당사자의 악의에 찬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인한 무차별적인 언론보도와 국회에서의 각종 정치공세로 오히려 대우조선해양의 대외신인도에 많은 상처를 남겼고

· 산업은행 출신 CFO들은 대우조선해양의 CEO와 유착되어 그들의 연임을 위하여 거의 모든 문제점들이 부각되는 것을 오히려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하였습니다.

· 2012.부터 산업은행 기업금융 제4 실장을 대우조선해양의 기타 비상무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임명하여 거의 모든 업무를 통제하려 하였으나 오히려 이권 챙기기에만 급급하였습니다.

·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들은 거의 정치성을 띤 인사들로 구성되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상황에는 무관심하였던 반면, 자리보전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 낙하산 인사로 인해 역대 산업은행장들의 제조업체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무관심 및 역량 부족에도 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5. 향후 대책

- 2009. 이후는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대우조선해양의 사례를 통하여 대한민국의 조선산업이 무너지게 된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그동안의 누적된 결과이지 결코 하루아침에 발생된 것은 아닙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민혈세가 투입된 명실상부한 공기업이고 세계적인 기술력과 명성으로 그야말로 글로벌한 기업이지만 그동안 방만한 경영으로 인하여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 향후 조선·해양 경기가 되살아나고, 수주활동이 다시 활발해지더라도 과거 실패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반성이 없다면, 즉 미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면 과거와 똑같은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노조의 부당한 경영간섭 배제, 조달시스템의 재정비로 각종 부정부패 척결 등 획기적인 외과수술과 각고의 자정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 이제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합병되어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09. ∼ 2015. 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처절한 실패는 우리 조선산업계에 큰 교훈을 주었기에 후일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조선업계의 큰 숙제입니다. <끝>


법무법인 대륙아주 문규상 변호사는 2009~2014년 대우조선해양의 기업윤리경영실장(부사장)을 맡았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내막과 산업은행의 관리 양상 등에 대한 깊은 안목을 갖고 있다. 1978년 서울법대 졸업, 1987년 검사로 임용되어 ‘특수통’으로서, 변인호 주가 조작 및 대형 사기 사건, 고위 공직자 상대 절도범 김강용 사건, 부산 다대/만덕 사건, 강호순 연쇄 살인 사건 등을 맡아 성과를 냈고, 2003년의 대선 자금 수사에서도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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