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의 성지 예천에서 벌어진 ‘금빛’ 한국 양궁 학폭 논란

청와대 국민청원 1만 6천 명 동의... 대한양궁협회, “가장 엄중한 대응 약속”

옥송이 기자 2021.08.25 16:12:06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을 석권하며 ‘금빛 행진’을 이어가던 양궁에 악재가 드리웠다. 최근 모 중학교의 양궁부에서 선배가 후배를 향해 활을 쏜 학교폭력 사태가 제기되면서다.

사건은 지난 4일 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발생했다. 선배 A 군이 한 학년 후배인 B 군을 향해 3~4m 떨어진 거리에서 느슨하게 활시위를 겨눴고, B 군은 훈련복이 뚫리고 상처를 입었다. 사건이 알려진 계기는 선수의 친형이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다.

20일 자신을 양궁부 피해 선수의 친형이라고 밝힌 C 씨는 “가해자에게 확실한 처벌을 바란다”라며 “(최근) 우연히 동생의 등 쪽을 보게 됐는데 큰 상처가 생겨있더라. 등에 상처가 뭐냐 물어보니 눈치를 보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몇 주가 지났을 때쯤 ‘양궁부 선배가 자신에게 활을 쐈다’고 저에게 말을 해줬다”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중학교 양궁부 선배가 후배를 활로 쏜 사건, 학교폭력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오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살인미수범’에게 활을 다시 잡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된 여론으로, 해당 청원은 25일 기준 1만 6000명이 동의했다.
 

사진 = 대한양궁협회 갈무리 


논란이 커지자 지난 23일 대한양궁협회에서 공식입장을 내놨다. 협회 측은 경북 예천 양궁부 폭력 사건에 대해 “가장 엄중한 대응을 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대한양궁협회는 “최근 예천지역 중학교에서 양궁계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 발생했다. 양궁을 아끼는 여러분들의 실망과 심려가 클 것”이라며 “피해 학생의 치료와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피해 학생의 신체적, 정신적 상처가 이른 시일안에 아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라고 했다.

이어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징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폭력 사건 가해자 및 책임자에 대한 엄벌을 약속했다. 협회는 “이번 건과 같은 학교 운동부 내 폭력 사건 가해자 및 책임자에 대해서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 소속 시·도 (협회)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한다”라면서도 “대한양궁협회는 징계 권한 유무를 떠나서 협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엄중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궁 학폭 사태에 대한양궁협회 측에서 직접 대응에 나서자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진화되는 모양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역시 양궁협회다. 조치를 믿는다", "다른 협회도 배워라", "대응 칭찬한다"면서도 "양궁부 학교폭력은 씨를 말려야 한다", "영구 퇴출 시켜야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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