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그콘서트 대신할 새 코미디 제목 공모에 네티즌 “안 웃기면 폐지”

‘웃기면 장땡’, ‘개그를 지켜라’, '안 웃기면 폐지' 등 개콘 폐지 꼬집는 촌철살인 제목도...

윤지원 기자 2021.09.17 11:23:31

KBS가 새 코미디 프로그램 제목을 공모한다. (사진 = KBS)

KBS가 ‘개그콘서트’의 부활 격이 될 새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16일 KBS 예능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프로그램 제목을 공모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인스타그램 게시글에는 댓글로 수백 개의 제목이 응모되며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S가 1년 반 만에 새로 제작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은 ‘로드 투 개콘’이라는 가제로 기획되고 있다. KBS에 따르면 코미디언들이 팀을 이뤄 경쟁하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되며, 매 라운드 시청자 투표로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 

제목 공모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며 인스타그램 댓글로 프로그램명을 남기면 응모가 완료된다. 최종 당선작은 다음 달 5일 정오 발표한다.

17일 오전 11시 기준 해당 게시글에는 357개의 댓글이 달렸다.

‘코미디스토리’, ‘개그킹덤’, ‘개그왕’, ‘개그야 놀자’ 등 코미디 프로그램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제목들이 다수 제안된 가운데, 배틀 및 서바이벌 형식임을 강조하는 제목들이 많이 응모됐다. ‘코미디 왕좌의 게임’, ‘개그 왕좌의 게임’, ‘웃겨야 산다’, ‘개그 정글’, ‘개그 배틀’, ‘빅웃음 서바이벌’ 등이 그렇다. ‘개그 킹덤 레전더리 워’라며 거창함을 극대화한 제목도 재미있다.

온 국민이 참여하는 시청자 투표 방식을 강조한 제목들도 있다. ‘국민 희극인’, ‘코미디 국가대표’, ‘대국민 웃음 공약’, ‘웃기면 한 표’ 등이 대표적으로 대선 레이스를 향한 국민적 관심도 반영됐다.

절묘한 언어유희가 돋보이는 제목도 많다.

‘쇼미더퍼니(쇼미더머니)’, ‘개그스타 K(슈퍼스타 K)’, ‘스트릿 개그 파이터(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은 기존의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찰떡같이 패러디했다. ‘전국 코미디 자랑’도 그럴듯하다.

‘유잼무죄 노잼유죄’, ‘웃기니까 고정이다’ 같은 제목은 유명한 문구나 책 제목을 패러디하면서도 서바이벌 예능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어 다른 네티즌의 호응을 얻고 있다.

‘웃기고 자빠졌네’, ‘엄마 쟤 웃었어’ 등은 일상 대화로 공감이 되면서 장르 특징도 잘 드러나는 제목이다.

많은 응모 제목 중에서 ‘안 웃기면 폐지’, ‘웃기면 장땡’, ‘개그를 지켜라’ 등은 특히 시선을 끈다. KBS가 20년 이상 장수한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를 시청률 논리로 폐지하고는, 1년 반 만에 서바이벌이라는 자극적인 방식으로 부활시키는 것을 꼬집는 촌철살인이 돋보여 한 번 더 곱씹어보게 만드는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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