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국회의원 “KBS는 ‘오징어 게임’ 못 만드나?”…네티즌 “모자이크·PPL·막장 가득할 것”

KBS “지상파用 수위 아냐”…네티즌 “국회의원 300명 출연하는 서바이벌 콘텐츠 만들자”

윤지원 기자 2021.10.13 16:45:18

양승동 KBS 사장(왼쪽)과 김명중 EBS 사장이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 국정감사에 출석, 선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되자 네티즌들이 비판에 나섰다.

13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전날 국감장에서 나온 일부 발언이 화제가 됐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한국방송공사), EBS(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이 ‘오징어 게임’을 언급한 것이다.

연합뉴스, 중앙일보 등 국내 주요 언론사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양승동 KBS 사장에게 “작품은 우리가 만드는데 큰돈은 미국이 싹 다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며 “KBS는 왜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느냐”고 질문했다.

이러한 질문은 KBS의 콘텐츠 역량이 OTT에 비해 떨어진다는 비판 과정에서 나왔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징어 게임’과 ‘D.P.’ 등 국내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언급하며 “최근 우리나라 콘텐츠가 외부 투자를 받아 만들어지면서 자체 역량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고,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넷플릭스는 한 달에 9500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돈을 내는데 거부하지 않는다. 그런데 수신료가 (넷플릭스의) 4분의 1인데도 국민들은 KBS 수신료 내는 것에 대해 질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양 사장은 "'오징어 게임'은 KBS 같은 지상파가 제작할 수 없는 수위의 작품이다. KBS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KBS와 계열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드라마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을 언급하며 "(몬스터유니온을) 대형 스튜디오로 키우고 지상파 TV와 온라인 콘텐츠를 구분해 제작하는 방식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미디어 산업의 넷플릭스 종속화"라 규정하며 비판한 데 대해, 양 사장은 ”웨이브(wavve)의 콘텐츠 경쟁력이 앞으로 발전할 것이기에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양승동 KBS 사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 같은 보도가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주로 질문을 던진 국회의원들을 향한 비판이면서, 동시에 KBS 콘텐츠의 바람직하지 못한 관행과 안일한 태도에 대한 비판이었다.

한 네티즌은 “물어보는 대상부터 잘못된 거 같은데?”라며 “왜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안 나오나부터 고민해야 하는 건데 그걸 KBS에 물어봐?”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최근 지상파에서도 ‘오징어 게임’ 버금가는 걸작 한류 드라마들이 적지 않았던 점을 들어, 넷플릭스의 글로벌 파급력이 관건인데 국회의원들이 헛다리를 짚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또 “질문 수준이 슬프다”, “공영방송과 넷플릭스가 같은가? 질문 수준하곤”이라며 공영방송에 적절치 못한 질문을 한 국회의원들을 질타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455명 개처럼 죽이는 것이 남녀노소 다 보는 지상파에 꼭 나와야겠나”라고 비판했고, 다른 네티즌은 “질문 수준 봐라. 국회는 왜 선진국 수준 국회 못 만드나? 랑 똑같은 것”이라는 댓글로 국회의원을 비판했다.

다른 한 네티즌은 “어느 나라 공영방송이 ‘오징어 게임’ 같은 영리 목적의 오락 영화를 만드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를 예로 들며 “공영방송은 정치나 오락보다는 교육과 문화 사회와 윤리 자연과 과학 같은 다루기 힘들고 수익이 발생하기 힘든 콘텐츠를 다루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해 많은 공감을 받았다.

“맨날 검열하고 규제하면서 하는 소리는 저딴 거”라며 창작의 자유를 제한하는 기준을 만들어 온 정치권이 더 창의적인 콘텐츠를 요구하는 것의 모순을 지적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펜트하우스’도 잔인하다고 뭐라 하지 않았나?”, “‘개콘’이 왜 망했는지 생각 좀”이라며 지상파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제약을 언급했다.

 

'오징어 게임' 홍보용 스틸. (사진 = 넷플릭스)

 

또 KBS를 포함한 지상파 콘텐츠의 수준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판하는 댓글도 많았다.

한 다른 네티즌은 “중간 광고에 PPL에 다 때려 박아, 욕은 못 해, 칼이랑 담배는 모자이크 해. 하지만 콘텐츠는 만들어라?”라고 지적했다. 국내 지상파 콘텐츠 제작 여건상 기업체의 광고 및 PPL 의존이 높고, 폭력성, 선정성과 관련한 검열 및 규제의 벽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토랜드에 올라온 ‘오징어 게임이 KBS 드라마였다면’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커피(카누) 한 잔 제안하는 오징어 게임 영업사원(공유), 세라젬 침대에서 꿀잠 자고 일어나는 참가자들, 밥은 무조건 서브웨이(샌드위치), CJ 설탕으로 달고나 만드는 일꾼들, 참가자들 지치면 휴식시간에 정관장 에브리타임(홍삼정) 한 봉, 결정적 순간에 마법 같은 중간 광고, 나중에 알고 보니 성기훈은 할배(오일남) 친자였음, 할배는 집으로 돌아오고 성기훈 부모님과 눈물의 재회, 오징어 게임 1년 후 다 같이 모인 식사 씬으로 마무리”라고 패러디하기도 했다.

또 한 네티즌은 “그냥 대가족이 나와서 우당탕탕 별것 아닌 이벤트로 아웅다웅하는 거나 드라마로 만들고 그거나 봐라”라며 KBS 드라마의 전형성을 비꼬았다. 또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비유들도 많이 등장했다. “KBS에서 만들었으면 마지막에 상우가 어머니 고등어 가게에 취직하고 씩 웃으면서 끝이 나지”, “KBS에서 만들었으면 기훈이네 집(은) 마당 있는 이층집임” 등의 댓글은 많은 공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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