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재 탈모 칼럼] 빈혈이면 탈모가 일어나는 이유

홍성재 의학박사 기자 2021.10.14 09:56:54

(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사람을 비롯해 모든 생명체는 영양분을 섭취해 에너지를 만들어 생명현상을 이어간다. 영양분을 섭취해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에 산소가 없다면 에너지를 만들 수 없어 사망하게 된다.

혈액의 적혈구는 폐로 흡입된 산소를 인체의 모든 부분으로 운반하고, 이산화탄소를 조직으로부터 폐로 운반해 체외로 배출하게 한다. 이런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적혈구는 우리 신체 조직에 산소를 운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운전기사라 할 수 있다.

적혈구 내에 있는 헤모글로빈(hemoglobin)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는 철(Fe, iron)이다. 만약 철이 부족하면 필요한 만큼의 헤모글로빈이 생성되지 않아 적혈구 역시 부족해진다. 혈액 속에 적혈구가 부족한 현상을 빈혈(anemia)이라고 한다. 빈혈 상태가 되면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산소 부족 현상인 저산소증을 초래하게 된다. 주된 증상은 어지럼증이나 피로감 등이다.

일반적으로 철분 결핍은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성인에게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체내 철분 부족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철분이 들어 있는 음식물 섭취가 부족할 경우, 둘째, 만성적으로 위장관 출혈이 있거나 반복되는 코피나 월경 과다 등의 철분 소실 증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 셋째로, 만성 설사나 흡수장애 증후군 등 소화기질환에 의해 철 흡수량이 저하되어 생길 수 있다.
 

여성에게 특히 많은 빈혈성 탈모

철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두피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져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철분이 부족하면 탈모가 생기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철은 모발 성장에 필요한 성분 중의 하나로 모낭세포를 분열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철이 부족할 경우 탈모가 발생한다. 또한 철이 부족하여 혈액 생산이 감소하면 뇌나 심장 등 생명과 직결된 중요 기관에 먼저 혈액을 보내기 때문에 말초기관인 두피와 모낭에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하여 탈모가 생긴다.

빈혈에 의한 탈모는 여성에게 많다. 의료계에서는 여성 휴지기 탈모의 20~30%가 빈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보고는 휴지기 탈모가 있는 여성의 72%에서 철 결핍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생리과다 탓에 여성 25%가 철분 결핍에 의한 빈혈이라는 보고를 한 바 있다. 이는 과대평가한 점은 있으나, 그만큼 철이 여성 휴지기 탈모에서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항이다. 철 결핍성 빈혈은 생리를 하는 여성에게 많으며, 임산부의 절반 가량에서 나타난다. 남성은 약 3% 정도에서 나타난다.

​철 결핍에 의한 빈혈의 진단은 혈액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남자 성인의 경우 헤모글로빈 농도가 13g/dL, 여자 성인의 경우 12g/dL 미만인 경우가 철 결핍성 빈혈에 해당한다. 약 20%에서는 빈혈 증상이 없는 철 결핍이 발생하며, 단지 혈청 철이 20μg/L 이하로 나타난다.

따라서 여성에게 휴지기 탈모가 지속될 경우 혈액의 헤모글로빈과 철분 검사는 필수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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