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라면' '새우깡 블랙' 등 고가 제품들의 시장 반응은 과연?

온라인 비판과 달리 매출 청신호 보이며 시장 진입하는 제품 셋

양창훈 기자 2021.11.09 11:28:53

새우깡 출시 50주년을 맞아 나온 '새우깡 블랙'. 사진 = 농심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막걸리·과자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제품 가격을 우회적으로 상승시켰다는 비판도 일부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해당 제품의 변화는 충분히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을까? 제품들의 실제 성적은 과연 어떠할까?

“3대 식자재를 첨가했지만…. 현실은?”

 

농심은 최근 새우깡 출시 50주년을 맞아 ‘새우깡 블랙’을 출시했다. 새우깡 블랙에는 ‘3대 식재’로 꼽히는 이탈리아산 블랙 트러플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기존 제품 대비 새우 함량을 2배로 늘린 게 특징이다. 새우깡 블랙의 가격은 기존 상품 대비 50%가 비싼 1500원이다.

농심은 ‘프리미엄’ 전략을 선언하며 해당 상품의 가격을 올렸지만 프리미엄 마케팅을 이유로 소비자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비판 역시 뒤따랐다. 

누리꾼들은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은 “가볍게 먹는 과자가 프리미엄화되면서 점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 부담만 늘리려는 마케팅”이라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농심 홍보팀 관계자는 “이번에 새우깡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새우깡 블랙’은 새우 함량을 기존 대비 2배 늘리고 이탈리아산 블랙 트러플을 사용하여 고급스럽고 조화로운 맛을 내기 위한 제품이다”라며 “농심은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는 제품 출시를 위해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누리꾼들은 기존 새우깡과 비교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3대 식자재로 홍보된 블랙트러플이 단 0.017%만 함유되었다는 사실 역시 비판 포인트였다. 몇몇 누리꾼은 “0.017%라는 수치로 과연 첨가되었다고 말할 수조차 있겠냐”며 과대광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관련해 홍보팀 관계자는 “트러플은 향이 강한 식자재료이다 보니 적절한 맛의 조화를 위한 함유량을 찾아서 적용했다”라며 “고객 의견을 살펴보면 트러플 향이 매우 강하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부정적 의견이 잇따른 가운데 해당 제품 매출은 누리꾼들 반응과 비슷했을까? 

농심 홍보팀 관계자는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매출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주 만에 220만 개 판매된 자료가 최신 데이터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2주 만에 220만 개를 판매한 새우깡 블랙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고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섣불리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없겠으나 2주 만에 220만 개는 꽤 좋은 실적”이라고 의견을 표했다.

 

해당 상품을 발주한 편의점 점주들은 “손님들이 엄청 맛있다면서 많이 사간다”, “호기심에 하나씩 사가는 손님이 많다”, “저는 다 팔고 또 발주했다”, “저희도 불티나게 팔린다” 등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새우깡 블랙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셌으나, 이러한 의견과 매출이 꼭 연관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상품의 성공은 결국 의견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구매로 판단난다는 점에서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하림이 출시한 The미식 장인라면. (사진 = 하림제공)

 

“가볍게 즐기는 한 끼지만 라면도 고가 마케팅애 합류”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이 출시한 ‘The 미식 장인라면’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하림은 신제품 가격을 개당 봉지라면 2200원, 컵라면은 2800원으로 책정했다.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신라면 및 진라면 가격의 3배에 달하는 '초고가'다.

하림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 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라면을 직접 끓이는 행사를 진행하며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이날 The 미식 장인 라면의 출시 이유를 밝혔다. “아토피가 가진 막내딸이 있는데 라면을 먹을 때마다 입 주변이 빨개지고 반점이 생겼다”며 “좋은 재료로 라면 수프를 대신해 딸에게 줬더니 아토피가 안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좀 더 친환경적인 라면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출시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의도와 달리 누리꾼들 사이엔 서민 음식인 라면의 프리미엄화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역시 소비자 부담이 증가했다는 비판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대다수 누리꾼은 다른 제품과 대비해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비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긍정적 반응도 보였다. 몇몇 누리꾼은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권이 다양하다고 옹호했다. “좋은 내용이 들어갔다면 2500원도 괜찮다”, “가격은 제품을 만들면서 들어간 노력과 원재료 비용을 책정하는 것” 등의 반응이었다.

관련해 하림은 보도자료를 통해 “The 미식 장인 라면은 장인의 고집과 수고로 20시간 직접 우려서 만든 진짜 국물”이라며 “자연소재와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장인정신으로 제대로 맛을 낸 요리”라고 설명했다.

해당 상품의 매출 실적을 묻는 질문에 하림 홍보팀 관계자는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상품이라 아직 데이터가 없다”며 “최신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설명해 드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하림의 ‘The 미식 장인라면’ 의 성공 여부가 가늠되지 않는 가운데에 해당 상품에 대한 시장 반응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MZ세대 취향을 잡은 표문 막걸리. 사진 = 대한제분

 

“MZ세대의 취향을 잡았다!”


대한제분의 표문막걸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표문막걸리는 1병당 4500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대부분 타 제품이 1600~2000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비싸다.

이 제품은 대한제분과 한강주조가 협업해 개발했다. 국내산 밀의 다양한 향미와 쌀이 지닌 단맛이 잘 버무려져 구수하고 달달한 맛을 낸다.

앞서 표문막걸리는 그 이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MZ세대가 글자를 뒤집어 신조어를 만드는 것에 착안한 대한제분이 '곰표'의 글자를 뒤집어 '표문 막걸리'라 작명했다. 막걸리를 거꾸로 뒤집어 흔들어 마시는 습관이 사람들에게 있다는 걸 착안한 멋진 작명이었다.

지난 4월 판매 2분 만에 온라인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표문막걸리는 편의점 GS25를 오프라인 유통처로 택했다. 서울·경기 지역에 위치한 GS25 점포에서 판매를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성공과 함께 비판도 잇따랐다. 이번에도 가격이 문제였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제품을 출시했다지만, 우회적 가격 인상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소비자물가가 지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물가 유발요인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투데이의 지난달 25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시장이 커지면서 물가 인상을 부추길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라면서 “고급 원재료, 품질, 발전된, 제조 기술 등을 이유로 지속해서 제품 가격을 올리고 이들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진다면 기존에 인기를 끌던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품질 및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 아래 제품 리뉴얼을 통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프리미엄 논란에도 불구 표문 막걸리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MZ세대 사이에 ‘인싸 술’로 자리매김한 표문 막걸리는 GS25의 효자상품이 되었다.

 

지난해 GS25의 9월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8.5% 증가했다. 이어 올해 9월에 40.1%의 성장률을 보였다. 20~30대 MZ세대 고객 구성비는 지난해 26.7%에서 올해 35.6%로 큰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30대의 표문막걸리 구매가 GS25 막걸리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해당 제품들은 커뮤니티 의견과 상반된 성적을 보이며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논란을 떨쳐내고 소비자의 인기를 계속 끌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앞으로의 추이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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