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지난 12일 한국에 상륙했다. 그런데 닷새째인 16일까지 국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디즈니플러스 콘텐츠에 적용되는 한글 자막의 번역 품질이 엉망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인터넷 커뮤니티 더쿠(theqoo)에는 ‘디즈니플러스 자막 근황...jpg’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몇 장의 이미지와 각 이미지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열거했다. 이미지는 모두 디즈니플러스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글 자막과 함께 재생하고 있는 화면이었고 자막에 문제가 있었다. 작성자는 “자막 위치 랜덤으로 바뀜, 자막 크기나 뒷배경 색, 한국어로 멕시코 발음 송출, 뭔 소리야? 등 자막 쪽 이슈가 큰 듯”이라고 적었다.
마블 시리즈물인 ‘로키’에서는 자막의 위치가 화면 하단이 아니라 왼쪽 인물의 얼굴 아래에 나오는 문제가 나타났다. 픽사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3’에서는 장난감 버즈의 언어 설정 버튼을 스페인어로 바꾸는 장난을 친 장면에서 버즈의 음성은 스페인어로 나오고, 원본 화면에 영어 자막이 나오는 가운데 한글 자막은 버즈 대사의 뜻이 아니라 스페인어 발음의 한글 표기로 나오고 있어 혼란을 초래한다.
다른 한 네티즌은 “자막이랑 내 귀에 조금씩 들리는 내용이랑 약간 다른 것 같다”면서 “영상에서 시스터는 누나 1명인데 자막은 동생, 누나 왔다갔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로 자막이 번역기 돌린 것처럼 엉터리”라며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의 한 장면을 공개했다. 글쓴이는 눈사람 올라프가 “괜찮으시면 저희랑 함께 성에 가시지 않을래요?(You’re welcome to join us in the castle if you’d like)”라고 제안하는 장면에서 한글 자막이 “가랑이를 함께해요?”라고 번역됐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도 네티즌들은 온라인에서 디즈니플러스의 한글 자막 및 번역에 나타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번역기 프로그램을 돌린 것보다도 어색한 번역,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는 심각한 오역 등이 문제였다. 또 자막의 글자 크기와 배경, 위치 등에 관한 설정 기능이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자막 문제가 언급된 콘텐츠가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들과 ‘토이스토리’, ‘겨울왕국’, ‘만달로리안’, ‘아이언맨’ 등등 범 디즈니 산하의 대표작들까지 다양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불만을 표시한 네티즌들은 ““자막이 어떻게 토렌트(P2P 파일 공유)보다도 못하냐”, “구글 번역기 돌린 것처럼 자막이 이상하다”는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론칭 일정에 맞추느라 번역 검수 제대로 안 한 듯”,“후발주자임에도 사용자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많이 나왔다.
한편, 다수 이용자가 제기한 디즈니플러스 한글 자막 관련 문제들은 대부분 앱 또는 사용 기기의 설정을 바꾸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자막의 폰트와 스타일, 배경의 투명도 등은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기기 설정에서 바꿀 수 있다. PC의 웹브라우저로 디즈니플러스를 감상할 때는 재생 화면에서 자막 설정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자막 위치가 이상한 것은 처음 재생할 때의 창 크기가 전체 화면 크기와 다를 때 바뀐 창 크기를 적용하지 못하는 간단한 버그로, 사용자가 창의 크기를 정해서 재생하면 해결된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일부 ‘발번역’ 수준의 심각한 오역으로 보고된 것의 상당수는 PC 웹브라우저 ‘크롬’에서 외국어 자동번역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인 것으로 나타나, 역시 설정을 바꾸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되는 것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본지는 자막 및 번역 논란과 관련해 디즈니플러스 측에 여러 차례 문의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