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 훈련병 흡연 허용… 금연학회 “비흡연 장병 흡연 부추긴다” 비판

육군훈련소 장병 A 씨 “생활관 환기도 못 하고 있어 괴롭다” 고통 호소

양창훈 기자 2022.02.10 11:05:55

 

1990년대 초반 충남 논산 육군 훈련소에서 훈련 중 담배를 피우는 훈련병들. 논산 훈련소는 1995년 이후부터 훈련병들의 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최근 군대 훈련소 내 훈련병 흡연을 허용하면서 비흡연자 장병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논산훈련소는 지난달 28일부터 훈련소 내 일부 훈련병을 대상으로 흡연을 허용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비흡연자 장병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금연학회는 9일 성명서를 통해 훈련병들의 흡연 허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학회는 “육군훈련소의 훈련병 흡연 허용 정책은, 국방부가 군 장병의 흡연율을 줄이려고 했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처사다”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집단생활하는 훈련병의 흡연 허용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코로나 19 감염 가능성이 크고, 감염 시에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이유에서다.

금연학회는 “흡연하는 훈련병보다 인원수가 훨씬 많은 비흡연 훈련병의 간접흡연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비흡연 장병의 흡연 시작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 이에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훈련병 흡연 허용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전 해드립니다’에도 지난 5일 비흡연 장병이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육군훈련소에서 복무 중인 A 씨는 “(훈련병의 복지개선에는 동의하지만) 대책 없이 시행됐다. 우리 연대의 경우, 훈련병 흡연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연병장에 흡연장소를 만들어 매 끼니 식사 후에 흡연을 허용 한다”고 전했다.

이어 “흡연장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곳에서 흡연이 이뤄지고 있다. (비흡연자 장병은) 간접흡연을 하는 것은 물론, 연병장과 가까운 생활관은 환기도 할 수 없다.비흡연자 훈련병들이 강제적으로 담배 냄새를 맡는 부분에 대책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2004년 헌법재판소 판례에서는 ‘흡연권은 사생활의 자유이고, 혐연권은 생명권까지 연결되므로 혐연권이 상위이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조교들이 훈련병들 담배 심부름을 하고, 라이터를 내주며 추가적인 업무가 생긴 것은 물론, 비흡연자인 병사들, 훈련병들의 불만은 뒤로한 채 흡연권만 존중하는 훈련소의 생각이 궁금하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관련해 네티즌들은 “현재 이 정부는 군대를 개판으로 만들어 전투력을 떨어트릴 생각만 한다”, “저러면 뭐 하러 군대 가지? 백수랑 다를 게 없다”, “군대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 “비흡연자 장병의 권리도 챙겨야지. 이해가 안 간다”등의 댓글을 남기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화경제 양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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