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탄소중립 현주소③] 대기 오염 주범 오명 벗는 식음료업계... CJ제일제당‧롯데‧SPC의 탈탄소 전략

사업장 탈 탄소 에너지 전략 실행, ESG 전용 음료 판매, 냉동탑차 100% 무공해 차로 전환, 식물성 달걀까지…

양창훈 기자 2022.05.20 16:44:26

탄소중립은 인류 생존을 위해 미룰 수 없는 글로벌 과제다.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탄소중립을 위해 매일같이 각종 선언을 뿌려댄다. ESG경영의 기치를 걸고,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RE100에 가입하고… 그러나 이 선언들이 왠지 공허한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닌가 불안하다. 기업들의 세부 실천 목표와 그 성과가 잘 보이지 않는 데다 목표와는 반대되는 수치가 나오곤 해서다. 이에 우리 기업들의 탄소중립 현주소를 짚어본다.

대기 오염의 원인을 얘기할 때 식음료 산업이 빠지지 않는다. 매일경제는 4월 14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의 보도를 인용하며 전 세계적으로 식품을 생산·유통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37%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내 식음료 업계도 제품 생산 과정에서 포장재를 경량화하고 친환경 소재로 포장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배출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대표 식음료 기업인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SPC삼립 등은 어떤 방법으로 탄소배출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을까.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출입구. 사진 = 연합뉴스

CJ제일제당: ‘Nature to Nature’, 탄소중립 투자 재원은 ESG 연계 대출로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 2050년 탄소중립 및 제로 웨이스트(Carbon Neutral & Zero Waste)를 실현할 것을 공표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12월에 발간한 ‘기후변화 대응 보고서’에서 2030년 모든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을 2020년 대비 25%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목표 실현을 위한 CJ제일제당의 핵심 전략 방향은 △사업장의 탈(脫) 탄소 에너지 전환 △제품과 솔루션의 친환경적인 혁신 △공급망·협력사 등 가치사슬 전반의 그린 파트너십 구축 등 세 가지이다.

이와 아울러 CJ제일제당은 친환경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인 PHA를 활용한 제품이나 대체육, 배양육 기반의 식품과 푸드 업사이클링 등 친환경 제품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탄소 중립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ESG 연계 대출 등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싱가포르 DBS은행과 1500억 원 규모의 ESG 경영 연계 대출 계약을 진행했다.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50년 탄소중립 및 제로 웨이스트 실현을 통해 지속할 수 있는 성장과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겠다. 지속가능경영(ESG) 지향점인 ‘자연에서 소비자 식탁으로,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는 Nature to Nature’ 선순환 실현을 가속화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 안성2공장 외경. 사진 =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RE100 가입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 8월 ‘한국산업단지공단’ 및 ‘스마트에너지플랫폼협동조합’과 손잡고 생산공장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생산공장의 탄소 배출 저감 및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활동, 친환경 산업단지 구축에 대한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롯데칠성음료는 우수 중소기업의 기술을 배양하고 생산공장에 적용해 에너지 및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계획이다.

업무 협약을 맺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상생 프로그램 구축과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를, 스마트에너지플랫폼협동조합은 에너지 효율화 기술 적용을 통한 운용실적 확보와 향후 ‘RE100(Renewable Energy 100)’ 등 에너지 컨설팅을 통한 사업 확대를 이끌어가게 된다.

이밖에도 롯데칠성음료는 탄소 중립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글로벌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 100% 재생에너지 전기로의 전환을 약속하는 캠페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40년까지 음료 및 주류 생산공장 및 물류센터 등에 사용되는 전력량 100%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RE100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한 롯데칠성음료는 농협경제지주,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손잡고 탄소중립 실천과 숲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롯데칠성음료는 3월 말부터 2023년 3월 말까지 1년 동안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 점포에서 무라벨 '칠성사이다 ECO' 300㎖ 기획 패키지 출시를 시작으로 향후 무라벨 생수 등 다양한 ESG 전용 음료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칠성음료는 2040년까지 전 공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구축해 재생에너지만 사용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과 관련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경영 성과를 집약해 앞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에서 출시한 리사이클 가드닝 나뚜루 포레스트. 사진 = 롯데제과

롯데제과 : 사업용 차량 100% 무공해차로 전환

롯데제과는 2020~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고객 만족과 지속가능성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Sweet ESG 경영을 통해 글로벌 식품사로 도약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204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업장별로 감축 목표를 설정해 에너지 고효율 설비로 개선을 우선 추진한다. 롯데제과는 앞서 보고서를 통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했다. 2018년에는 12만 6383(tCO2-eq)에서 2020년 12만 2723(tCO2-eq)로 줄었다. 같은 기간 에너지 사용량은 2018년 2528TJ에서 2020년 2496TJ로 줄었다.

롯데제과는 사업 영역 전반에서 탄소 배출 저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021년 4월 환경부에서 주관한 ‘2030 무공해차 전환 100’ 선언식에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용 차량의 100%를 무공해차로 전환하는 계획에 동참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는 보고서를 통해 “계획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제과업계 최초로 영업용 냉동 탑차 및 승용차 전체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이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롯데제과는 자사 브랜드 나뚜루에 사용하는 바닐라 향을 2021년 초 친환경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열대우림동맹) 인증 원료로 변경했다.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는 생물다양성 유지 및 지속가능성을 추진하는 국제 비영리 환경보호단체다.

또한 롯데제과는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카카오 부산물을 활용한 포장재 개발과 함께 분리배출에 용이한 포장재 디자인 변경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에는 롯데제과의 자사 제품 마가렛트에 녹색 인증 포장재를 적용했다. 롯데제과는 화학비료 사용 저감과 수자원 오염 금지, 열대 우림 응달보존 등 환경·사회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원재료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SPC그룹이 출시한 '저스트 에그' 홍보용 이미지. 사진 = SPC그룹 제공

SPC그룹: 식물성 제품 활용하며 탄소 중립에 동참

SPC그룹 계열사 SPC삼립도 탄소 중립 운동에 동참한다.

SPC삼립은 ‘모두를 위한 약속’(Good For All) 추진 방안을 2021년 6월 발표했다. SPC삼립은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탄소 및 폐기물 배출량 20%를 감축 △소비자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 제품군을 확장 △지역사회 상생 및 협력사 파트너십 강화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의 목표 달성을 계획했다. 이를 위해 SPC삼립은 제조 공장의 폐기물 감축 설비 투자를 강화한다.

‘저스트에그(식물성 달걀)’를 활용한 미트프리(Meat Free) 베이커리 제품도 선보인다. 저스트에그는 포화지방이 적고 콜레스테롤이 없어 소비자가 건강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이는 일반 달걀을 생산하는 데 비해 자원 낭비가 적을뿐더러 탄소 배출량이 낮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대해 SPC삼립은 미국 푸드테크 기업 ‘잇 저스트(Eat Just, Inc)’와 저스트에그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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