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본은 왜 점점 더 큰 전쟁으로 나아갔을까

최영태 기자 2022.05.20 14:43:03

가토 요코 지음 / 소명출판 펴냄 / 176쪽 / 1만 4500원

일본 군사사(史) 연구의 권위자인 가토 요코 교수(도쿄대)의 이 책은 순서가 이상하다. 1944~1945년의 일본 제국주의 패망 이야기로 시작해서 1931년의 만주사변으로 연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적 사건을 먼저 제시하고 그 원인을 파헤쳐 가는 방식이다.

책의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은 1944년 미군에게 사이판 섬을 빼앗겼다. 이후 미군은 그곳에 비행장을 설치해 일본 본토 폭격을 개시했다. 그 후 미군 B29 폭격기는 소이탄을 투하해 일본 도시들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원자폭탄 폭격과 일본의 항복으로 막을 내렸다.

둘째, 그렇다면 왜 일본은 미국, 영국, 중국에 맞서 무모한 전쟁을 벌였을까? 핵심은 중국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의 대립이었다. 일본의 중국 침략에 대해 미국은 일본에 경제 제재를 가하며 철군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침략을 동남아로 확대했다.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맞서 세력권을 넓히는 한편, 동남아의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셋째, 그렇다면 왜 일본은 중국과 전면 전쟁을 벌였을까? 1937년 7월 베이징 부근에서 일-중 군이 충돌했다. 초기에는 소규모 군사 충돌에 불과했지만, 일본이 중국과 전면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한 뒤였다. 그것도 중국 장제스 정부가 항복할 때까지.

넷째, 중일전쟁 이전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 그것은 1931년의 만주사변이었다. 관동군(만주 주둔 일본군)의 강경파 장교들이 중국을 도발해 만주를 무력으로 점령한 사건이 만주사변이다. 군부가 주도했지만, 사후적으로 일본의 정치인들도 이 사건을 승인했다. 만주라는 거대한 영토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만주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 본토까지 노리며 도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 영 등 기존 열강은 이를 순순히 인정할 리 없었다. 이렇게 일본은 파국으로 한 걸음,한걸음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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