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최저임금·주 52시간제 유연화, 중소기업 직원·경영자 우선한 정부의 묘수 필요

물가 오르고, 기업 비용도 증가... 최저임금·주 52시간제 유연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경영자·노동자 살릴 정부 대책 절실

안용호 기자 2022.06.24 16:36:28

내년 최저임금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6월 23일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은 제6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와 같은 9천160원을 제시한 겁니다. 앞서 6월 21일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최저임금(9천160원)보다 1천730원(18.9%) 오른 시간당 1만890원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경영계는 동결 입장의 근거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이 고물가 등으로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노동계는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와 금리 상승 과정에서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절실하다는 입장입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6월 23일 한국은행 발표)는 전월 대비 0.5% 올라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됩니다. 물가가 오르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감소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노동계의 입장에 힘이 실립니다. 하지만 고물가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도 어렵게 합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왼쪽 두번째)이 지난 6월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을 포함한 노사 문제는 올해 기업의 큰 숙제가 될 듯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기업은 MZ세대 직원들의 잦은 이직과 직원들과의 소통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내 복지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호 ‘문화경제’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대기업의 사내 복지를 다뤘습니다. 직장 생활에서 조직의 목표보다는 개인의 꿈과 행복을 더 우선시하는 젊은 직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대기업이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직원들의 ‘마음 힐링’을 위해 오은영 박사를 초대해 ‘마음 상담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호텔식 조식 뷔페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SK하이닉스는 명품 사무 의자를 전원 지급하고 얼마 전에는 레고랜드를 통째로 빌려 직원 가족들을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여성 직원들이 많은 유통·뷰티 기업 중에는 임신 출산 관련 휴가 제도와 같은 기존 모성 보호 복지는 물론 혼자 사는 여성 직원들을 위해 홈 보안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넥슨, NC소프트 등 게임 기업의 복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반면 중소기업은 사내 복지에 힘쓸 여력이 없고 임금협상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내 복지 양극화로 인한 중소기업 직원들의 괴리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임금 압박에 직원들의 눈높이까지 올라가면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은 압박받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가 나설 때입니다. 정부의 신의 한 수는 대기업이 아니라 반드시 중소기업 노동자들과 경영자들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주 52시간제 무력화’라는 노동계의 반발이 나오는 최근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움직임도 동일한 기준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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