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기업 사회공헌 ①] 대기업, 3년 만에 고객 손잡고 공연·여행·봉사 … "다시 함께 웃고 즐기자"

포스코 공연 재개/ 기아는 장애인 여행 지원/ 애경산업, 발달장인과 함께 극장 가기/ 롯데백화점 고객 심리 상담도 호평

최영태 기자 2022.07.05 11:38:32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코로나19가 엔더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보듬고 즐기는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로 3년여 만에 다시 이어지는 기업들의 여러 ‘함께 모두 모여서’ 노력들을 모아봤다.

 

지난 18일 광양 어울림 체육관에서 열린 ‘기업시민 포스코 콘서트’ 공연 현장. (사진 = 포스코)


포스코는 3년 만에 ‘기업시민 포스코 콘서트’를 다시 열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4일 포항 포스텍 실내체육관, 18일 광양 어울림 체육관에서 각각 열린 이 콘서트에는 이무진, 정홍일, 오현우, 뮤르, 서도밴드 등 오랜 무명의 시간을 극복하고 스타 뮤지션으로 발돋움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유명한 가수 에일리가 무대에 올라 큰 박수를 받았다.

이 콘서트는 ‘기업시민’, 즉 기업도 시민이며, 시민과 함께 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스코의 경영이념을 기치로 실시돼온 포스코의 대표적인 문화 행사다. 지난 2019년 공연을 끝으로 그간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계속 이어지지 못했지만 올해 포항과 광양에서의 공연에 이어 7월 2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2022 기업시민 포스코 콘서트, With your Drama’라는 제목으로 그 명맥을 다시 이었다.

 

포스코, 기업시민 포스코 콘서트 재개


‘기업시민 포스코 콘서트’는 다문화·장애인 가정 구성원 등을 초청하고 포스코 임직원과 지역민이 참여해 함께 화합하는 자리로 진행된다.

포항과 광양 공연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치 염원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 공연에는 국악계의 빅마마로 불리는 ‘뮤르’, 조선 팝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서도밴드’, 한국의 버스킹 1세대이자 인디뮤지션 열풍을 선도한 ‘10CM’가 무대에 올라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2년 이상을 실내에서 참아온 시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할 예정이다.

 

기아가 초록여행 참가자를 위해 제공하는 특수 차량. 좌석이 차문 바깥으로까지 돌출해 나오도록 돼 있어 장애인이 쉽게 탑승할 수 있다. (사진 = 기아) 


2년여 만에 여행의 시간이 다시 열렸지만 장애인 가족이 편하게 여행을 나서기엔 국내 제반 사정이 너무나 열악하다. 장애인 단체의 ‘출근 시간대 전철 시위’에서 알 수 있듯 일반인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나 단체 여행에는 장애인의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애인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장비를 장착한 전문 차량이 지원된다면 이런 문제는 깔끔히 해결된다.

이런 차원에서 자동차 메이커 기아는 오는 9월부터 제주, 강릉, 부산 등 국내 인기 관광지에서 장애인 가정을 위한 무상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국내 사회공헌 사업인 ‘초록여행’의 일환으로 매달 장애인 여덟 가정을 선정해 이동, 관광, 숙박 등을 원스톱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기아는 이를 위해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제주항공,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그린라이트와 ‘장애인 여행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아차, '가로막는 문턱 없는 여행' 가능성 제시


협약에 따라 기아는 장애인 전용 차량을 무상 대여하고, 제주항공은 제주 왕복 항공권을 제공한다. 코레일은 강릉과 부산행 왕복 철도 이용권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설악 쏘라노·용인 베잔송·해운대·제주 등지의 숙박 이용권을 지원한다.

이들 기업들은 ‘초록여행’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신청을 받아 장애 유형, 사연 등을 심사해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관련해 기아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에 발맞춰 장애인의 장거리 여행 기회 확대를 위해 이번 협약을 추진했다”며 “장애인 이동 편의를 제공해 온 오랜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교통약자 전용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차량 및 특화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이동 취약계층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의 ‘초록여행’ 기획은 취약계층의 이동권 향상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2012년 출범 이후 10년 동안 7만여 명에게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개조 차량의 대여, 여행 경비 지원 등을 해왔다.

 

애경산업이 6월 21일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점에서 마련한 ‘행복 나들이’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애경산업

 

팝콘과 영화의 재미, 발달장애인과 나누다! 애경산업

 

◇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예전에는 당연했던 즐거움도 ‘위드 코로나’ 시대의 개막과 함께 우리 곁에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다. 애경산업은 발달장애인 700여 명을 극장으로 초청해 팝콘과 음료수를 안겨주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6월 21일 영화관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점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문화 나눔 행사 ‘행복 나들이’가 진행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문화 체험 기회가 적었던 마포구, 은평구 등 지역 소속 39개 복지시설의 장애인과 선생님 700여 명을 초청해 두 가지 영화를 각각 2회차씩 총 4회 볼 수 있도록 관람권을 선사했다. 메가박스 측은 참석자 1인당 팝콘과 음료 1개씩을 안겨줘 더욱 즐거운 영화 관림이 되도록 도왔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문화체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장애인들의 영화 관람을 지원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애경산업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찾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마련된 리조이스 심리상담소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 롯데백화점)


◇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대인접촉이 차단됨으로써 몸도 힘들었지만 마음은 더 힘들었다. 이 기간 중 직원과 시민의 마음을 돌본 기업이 있다. 롯데백화점의 관련 사회공헌 활동은 국제 백화점 업계로부터 ‘10대 캠페인’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롯데백화점, 직원 상담 프로그램을 일반 고객 대상으로


롯데백화점은 2017년부터 ‘리조이스(Rejoice)’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는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백화점과 마트에 여성 직원이 많고, 감정 노동 등으로 우울감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여성 우울증 예방과 개선을 목적으로 시작된 리조이스 프로그램이 내부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롯데는 그 대상을 쇼핑 고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까지로 넓혔다.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는 전반적인 ‘마음건강 챙기기’ 사회공헌으로 확대시킨 것이었다.

롯데백화점 각 지점에 리조이스 심리상담소를 열고 고객들이 상담을 받도록 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6월 7일 대륙간백화점협회(IGDS: Intercontinental Group of Department Stores의 약자)가 주관하는 ‘세계 최고 지속가능성 & CSR 캠페인’ 대회에서 전세계 10대 최우수 캠페인 중 하나로 선정됐다.

IGDS는 1946년에 스위스에 설립된 단체로 38개국 45개 백화점이 가입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게 인식되면서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사회공헌활동(CSR) 시상식을 열어 성과가 우수한 캠페인 10개를 선정하고 있다. 한국 백화점이 상위 10위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오른쪽)와 새내기 사원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독립유공자 후손의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해주고 있다. (사진 = 대우건설)

 

◇ 대우건설은 사장과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함께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을 고쳐주는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했다.

한국해비타트가 주관하는 이 활동은 열악한 주거 환경에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노후 주택을 개보수하는 내용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 해비타트 측에 2억 원을 기부했고, 독립유공자 후손 7가구의 노후 주택 개보수를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16일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와 2022년 상반기 신입사원들은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홍설지 씨의 노후 주택에서 내부 단열, 창호, 장판 등 전반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지원했다. 홍설지 씨의 조부인 독립유공자 고(故) 홍가륵 선생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다 온양에서 체포돼 옥고를 치렀으며, 2009년 독립운동 유공이 인정돼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대우건설은 2001년부터 ‘희망의 집 고치기’ 캠페인을 벌여 주택 노후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2018년부터는 한국해비타트와 협업해 활동 규모를 넓히고,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과 재한베트남인의 주거 개선 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문화경제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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