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 - 예술로 행복해지는 파리 여행

최영태 기자 2022.07.04 10:18:15

이재형 지음 / 디 이니셔티브 펴냄 / 384쪽 / 1만 9800원

‘꾸뻬 씨의 사랑 여행’의 번역가로서 프랑스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파리지앵 이재형 씨가 쓴 파리 여행 책이다. 불문학자로서 150권이 넘는 프랑스 책을 번역하며 쌓아 온 저자의 편안한 글이 독자를 파리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과 그 이야기 속으로 이끈다.

저자는 “파리에 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집값이나 집세 등을 비롯한 생활비가 말도 안 되게 비싸고, 공기가 그렇게 맑지도 않다”면서도 “나는 왜 이렇게 파리를 사랑하게 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예술의 힘’이다”라고 썼다.

저자가 경험하고 소개하는 파리의 예술 여행 일정을 몇 개 예를 들면 △로트렉과 르누아르, 드가, 모네, 졸라, 고흐가 드나들었던 몽마르트르의 ‘본 프랑케트’ 식당 테라스에서 식사하기 △로댕 미술관에서 단테의 ‘신곡’을 소재로 만든 ‘지옥문’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를 찾아보기 △오르세 미술관에서 밀레와 쥘 브르통이 그린 ‘이삭 줍는 여인들’, 마네와 모네의 ‘풀밭 위의 식사’처럼 같은 제목 다른 느낌의 작품 비교해 보기 등이다.

인상주의가 탄생한 몽마르트르부터 파리에서 영원히 숨 쉬는 예술가들이 묻힌 묘지, 걷는 사람만이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야외 예술품들, 오르세·루브르·오랑주리·로댕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작품들까지 예술 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내용들이다.

파리만 보기 아쉽다면 RER선을 타고 ‘인상파의 길’이나 세잔과 고흐의 마을 ‘오베르쉬르와즈’, 17세기 프랑스를 느낄 수 있는 베르사유궁, 1300년 동안 계속되는 순례자들의 성지 ‘몽생미셸’로 떠나는 여행도 좋다.

예술 여행 가이드와 함께, 비 오는 날이면 활기찬 도로 뒤편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아케이드에서 산책하며 오래된 서점과 장난감 가게에서 쇼핑하는 즐거움 등 소소한 내용도 있어 읽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준다.

저자는 한국외국어대 프랑스어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1996년에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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