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다양한 변화를 초래했다. 비대면과 거리두기로 인해 시민들이 겪었던 고통은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다. 특히 이 위기를 홀로 견뎌낼 수 없던 노인·빈곤층에게 코로나19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았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 시기에 약자를 돕는 일은 당연한 사회적 과제였지만, 정부조차 싶게 손을 내밀지 못했다.
식품업계는 업의 특성상 서민들의 삶과 밀착되어 있다. 또한 이 기업들의 상생 노력은 자영업자와 관련 중소기업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시기와 이후 위드 코로나를 맞은 현재, 식품업계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hy 프레시 매니저, 홀몸노인 위한 또 하나의 가족
주식회사 hy(옛 한국야쿠르트)는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의 새 이름) 네트워크를 활용한 ‘홀몸노인 돌봄 활동’으로 최근 농어촌 지역 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고독사 문제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hy는 1994년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홀몸노인 돌봄활동’을 기업 차원에서 진행해왔다. 지난 28년간 지자체, 관공서 등 여러 기관과 손잡고 지역밀착형 선행활동을 펼치며, 국내 대표 민관협력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활동은 전국 1만 1천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 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하다. 프레시 매니저들은 매일 유제품을 전달하며 홀로 지내는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한다. 이들은 홀몸노인의 건강이나 생활 이상을 발견하는 즉시 주민센터와 119 긴급 신고를 통해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어르신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프레시 매니저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기 쉽지 않아 이를 활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한정된 사회복지사나 자원봉사자 인력으로는 홀몸노인을 돌보는데 한계가 따를 뿐 아니라 지역 내 홀몸노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프레시 매니저보다 잘 아는 사람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hy홍천점 소속 강미자 프레시 매니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프레시매니저들은 동네 곳곳을 다니며 이웃들과 교류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제품을 전달하는 것보다 더 큰 보람이 있을 때가 많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단순한 제품 전달이 아니라, 얼굴을 보면서 따뜻한 손길과 정을 직접 나누고 있습니다. 고객님들과 두터운 관계를 쌓아가는 직업이 바로 프레시 매니저라고 생각해요. 2014년 4월부터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데요. 그런 면에서 보람 있을 때가 많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웃과의 만남이 있다면.
어느 한 분만 기억에 남는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어르신 모두가 기억에 남아요. 제품을 전달하고 나올 때마다 식사를 권유하시는 어르신, 잘 챙겨먹고 다니라며 손에 주전부리를 쥐여 주시는 어르신, 딸보다도 더 가족 같다며 손을 꼭 잡아주시는 어르신 등 모든 분이 기억에 남아요.
-지난해 12월, 집에 쓰러져 있는 한 어르신을 발견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당시 상황이 어땠나요?
저희가 제품을 전달해드리면 어르신들이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간식처럼 매일 드시는 편인데, 어느 날 제품을 넣으려고 주머니를 열었더니 제품이 그대로 있더라고요. 불안한 생각이 들어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어르신이 쓰러져 계셨어요. 일단 빨리 병원으로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근 주민에게 도움을 요청해 119를 부르고, 위험한 상황을 겨우 피할 수 있었어요.
-시골 동네에 어르신들이 많은데 이 분들과 지내며 가장 마음 아픈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가 활동하는 지역은 산이 많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생활이 쉽지 않습니다. 간식거리를 사러 나가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저도 제품 전달이 늦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럴 때 어머님, 아버님들이 제가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고 계시니까, 그런 부분이 마음 아파요. 그래서 평소보다 방문이 늦어질 것 같으면 어머님, 아버님께 미리 연락을 드리고 있습니다.
-마을과 이웃들에게 프레시메니저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세요?
프레시 매니저는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가족이라도 멀리 살고 있다면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 프레시 매니저는 가족보다 더 자주 뵙고,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니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할 수 있지요.
bhc, 소외계층 돕는 ‘해바라기봉사단’· 가맹점 소통 위한 ‘신바람 광장’
나눔과 상생 경영을 기조로 한 bhc의 사회공헌활동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5년간 ‘해바라기봉사단’, ‘bhc 히어로’ 등의 활동을 진행해왔다.
대학생 봉사 단체 ‘해바라기봉사단은’ 도움이 필요한 곳을 직접 발굴하고 기획해 소외계층을 돕고 있으며 아동보호시설, 쪽방촌, 농가 등을 방문해 상생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bhc만의 사회공헌 활동인 BSR 프로그램 일환인 ‘해바라기 봉사단’은 올 상반기 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다양한 곳에서 총 12회에 걸쳐 봉사활동을 펼쳤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이후에는 교차로 우회전 사고 예방 전개, 디지털 샛강 지도 제작 봉사, 취약계층 대상 무료 급식 봉사, 노인복지관 봉사활동 등 기존 비대면 활동에서 벗어나 대면 활동을 본격화했다.
‘bhc 히어로’는 우리 사회에 의로운 일을 펼친 시민을 찾아 수상하는 BSR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길 위에 쓰러진 노인을 구한 교장 선생님,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한 강원체고 학생 등 다양한 시민을 'bhc 히어로'로 선정했다. 올해는 음주운전 차량을 막은 20대 청년이 첫 'bhc 히어로'가 됐다.
bhc치킨 가맹점 또한 나눔 경영에 동참하는 따뜻한 소식을 전했다.
가정의 달인 지난 5월 대전과 충청지역 가맹점을 시작으로 서울 및 경기도 지역 가맹점들이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사랑과 격려를 보내기 위해 치킨 기부 릴레이를 펼쳤다. 이들 가맹점은 지역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해 아이들 간식으로 치킨 총 110마리를 후원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했다.
지난 3월에는 동해안 산불 화재로 인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보여준 소방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산불 피해 지역에 위치한 가맹점들이 해당 지역 소방서를 방문해 직접 조리한 치킨을 통해 감사와 응원을 보냈다.
가맹점과 상생 경영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bhc는 가맹점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맹점과 본사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신바람 광장’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신바람 광장에 올라온 가맹점주의 의견은 바로 해당 부서에 전달된다. 해당 부서 담당자는 24시간 안에 답변을 단다.
CJ제일제당, 협력기업 동반 성장 기회 제공
CJ제일제당은 지역 유망 식품기업 제품을 전국에 유통 대행해 11년째 지역 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즐거운 동행’ 사업은 CJ제일제당의 협력기업에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를 부여하고, 중소기업의 핵심역량을 활용한 제품 출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중소기업과 함께 상생하는 사업이다.
식품 사업의 근간이 되는 농가의 경쟁력 강화도 돕는다. 단순히 농가를 통한 원료 구매에 그치지 않고 원료 단계에서부터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과정을 관리해준다. 우리 농업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와 안정성을 확보해 농가의 경쟁력을 강화해준다는 취지다.
2019년 6월 가동을 시작한 충남 아산시 ‘종합미곡처리장’은 국내산 쌀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동시에 지역 농가와 상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종합미곡처리장 구축에는 기업·지자체·지역 농협이 함께했으며, 이 사업에서 CJ제일제당은 미곡처리 설비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은 안정적으로 원재료 수급을 할 수 있었고, 아산시는 가공용 쌀 특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CJ제일제당은 공정거래 모니터링 활동 강화를 위해 ‘하도급 거래 내부심의위원회’ 월 1회 개최를 정례화 했다. CJ제일제당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식품업계 최초로 6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SPC그룹, 코로나19 시기 소외 아동 지원·헌혈 캠페인까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SPC그룹은 사회공헌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특히 소외 아동 지원과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부족 사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SPC그룹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 아동 돕기에 나섰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한 ‘SPC해피쉐어 캠페인’은 해피포인트 애플리케이션에 소개된 사연에 고객이 응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 혹은 공유 등으로 참여하면 일정 금액이 적립되고, SPC가 해당 금액을 소외 아동 지원을 위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또한 전국의 그룹홈(소규모 아동보호시설) 450개소에 SPC그룹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총 2700만 원의 ‘해피콘 모바일 쿠폰’을 지원했다.
한편 2011년부터 진행된 SPC그룹 헌혈 캠페인에는 지금까지 1180명 임직원이 참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혈액 수급 차질이 있던 상황에서, 이 캠페인은 혈액 부족 사태 대응에 기여했다.
SPC그룹은 이 캠페인을 통해 총 3382장의 헌혈증을 모아 한국백혈병 어린이재단(2383장), 이대서울대병원(1152장), 대한적십자사 혈액원(140장),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107장), 연세의료원 암병원(100장) 등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기부했다. 나머지는 지속적인 헌혈 캠페인과 헌혈증 모금 활동을 통해 일정 수량(1000장)을 채워 소아암 어린이에게 추가로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행복한 빵 나눔차’를 운영해온 SPC그룹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파리바게뜨, 삼립, 샤니의 빵 206만 6080개를 소외 계층을 위해 지원해왔다. 소외된 이들과 상생을 추구하는 SPC그룹의 푸드뱅크 사업의 누적 실적은 1998~2021년까지 총 2175억 원에 달한다.
롯데푸드, 취약 계층 위한 기부·지역 공장별 샤롯데봉사단 활동
롯데푸드 역시 어려운 이웃과 취약 계층을 돕는 일에 앞장 서고 있다.
지난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진행한 ‘GIVE_U’는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GIVE_U’ 행사는 롯데푸드몰에서 ‘해피빈 기부’ 표시가 있는 제품을 고객이 구매하면 상품 별로 1000원이 자동으로 기부되도록 했다. 이 기부 행사에 동참하는 고객에게는 해피빈 기부 표시 제품 구입 시 구매 적립금을 두 배로 적립해주었다. 1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후지필름몰에서 사용 가능한 ‘후지 인스탁스’ 카메라 '20%' 할인 쿠폰도 제공했다.
각 지역 롯데푸드 공장의 샤롯데봉사단도 매년 사업장이 속한 지역 내 취약계층에 온정을 나누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천안공장 샤롯데봉사단은 지난해 11월 천안시 독거노인 가구에 직접 담근 김치 100포기와 쌀 150kg를 전달했다. 같은 달 청주공장 샤롯데봉사단은 연탄 1000장과 식료품 세트와 함께 청주시 차상위계층 가정을 찾았다. 이날 행사에는 생산 및 지원부서 임직원 20명이 함께했다. 또한 횡성공장 샤롯데봉사단은 지난해 12월 횡성군 지역의 독거노인 가정 5곳을 방문해 방한용품과 난방비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 문화경제 양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