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거닐며 예술 즐겨요”…미술관 옥상·정원 채운 여름 전시

여름방학 시즌 맞아 대형전시 봇물... 서울시립미술관 ‘장 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전, 국립현대미술관 ‘MMCA 과천프로젝트 2022: 옥상정원’, 국립중앙박물관,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전

김금영 기자 2022.07.07 16:19:48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야외조각공원, 덕수궁 정원에서 ‘장 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전을 다음달 7일까지 연다. 사진은 덕수궁에 작품이 설치된 모습. © CJY ART STUDIO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꽁꽁 얼어붙었던 미술계에 따뜻한 햇볕이 들고 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가 열렸고, 이달엔 여름방학 시즌까지 맞으면서 관객맞이에 들뜬 분위기다. 특히 국내 주요 미술관, 박물관은 야외에서 자연을 거닐며 예술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는 대형전시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의 작품들을 덕수궁 정원과 야외조각공원에 설치했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그간 관람객의 발길이 닿기 어려웠던 과천관 옥상에 대형 설치작 ‘시간의 정원’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거울못 광장에 멕시코 현대미술 작품을 공개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장 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전

 

‘장 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전시 전경. 야외조각공원에 작품이 설치돼 있다. © CJY ART STUDIO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야외조각공원, 덕수궁 정원에서 ‘장 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전을 다음달 7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유리, 스테인리스스틸, 금박 등의 다양한 물질과 풍부한 의미를 엮어 아름다움과 경이의 세계를 선보여온 프랑스 출신 작가 장 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으로, 2011년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전시 이후 최대 규모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구성한 주요 작품 74점을 한자리에 선보이며 작가가 최근 10년간 발전시킨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전시 제목인 ‘정원과 정원’은 실제 여러 개의 전시 장소를 지칭하면서 또한 예술로 다시 보게 되는 장소의 의미, 그리고 관객의 마음에 맺히는 사유의 정원을 포괄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00년 초반부터 이어온 공공 야외 설치작업의 연장선상부터, 그의 주된 영감의 원천인 ‘정원’을 매개로 서울시립미술관과 야외조각공원 그리고 덕수궁에서 전개됨으로써 미술관을 넘어선 다양한 공간에서 대중에게 접근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덕수궁 관람 후 서소문본관 야외조각공원을 거쳐 전시실로 이어지는 관람 동선을 추천했다.

작가는 2000년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역을 비롯한 베르사유궁전과 프티 팔레 같은 공공 공간에서 예술과 퍼블릭의 만남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2000년 팔레 루아얄-루브르 박물관역에 설치한 ‘여행자들의 키오스크’는 파리 지하철 개통 100주년을 기념한 공모작으로, 마법의 공간에 들어서는 듯한 폴리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서울시립미술관 정면에 자리한 야외조각공원의 나무에 설치된 '황금 목걸이' 7점은 마치 소원을 적은 리본을 묶어 둔 나무, '위시 트리(Wish Tree)'를 연상시킨다. © CJY ART STUDIO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꽃과 물, 불꽃과 영원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로 고통을 이겨낸 부활과 새로운 희망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공간별 대표 작품으로는 덕수궁의 ‘황금 연꽃’과 ‘황금 목걸이’, 미술관 1층 전시장을 채운 모뉴멘털 설치 세 작품 ‘푸른 강’, ‘프레셔스 스톤월’, ‘와일드 낫’ 등이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백지숙 관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친 관람객에게 작품과 관람객, 전시 장소가 상호 관계를 맺고 공명하는 이색적인 전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본 전시는 정원에 관심을 두고 ‘문화의 정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크리스챤 디올 뷰티와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쳐 온 현대카드의 후원으로 열리며,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의 협력으로 진행된다.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이상협 KBS 아나운서가 녹음한 음성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과천프로젝트 2022: 옥상정원’

 

‘MMCA 과천프로젝트 2022: 옥상정원’ 전시 전경.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과천프로젝트 2022: 옥상정원’을 내년 6월 25일까지 연다. MMCA 과천프로젝트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부터 과천관 특화 및 야외공간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중장기 공간재생 프로젝트다. 2026년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미술관을 재생해, 예술적 경험의 무대를 곳곳에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해 과천관 3곳의 순환버스 정류장에 조성된 ‘예술버스쉼터’에 이어, 올해는 공간재생 두 번째 프로젝트로 최고층인 3층의 ‘옥상정원’을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제시한다.

과천관의 3층 옥상정원에서는 2층에 조성된 원형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탁 트인 외곽의 청계산, 저수지 등 자연풍광이 펼쳐진다. 또 원형정원, 동그라미 쉼터 등 과천관 내·외부 공간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관람객에게 전시를 보는 중간에 색다른 쉼과 산책,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조호건축 이정훈 건축가의 ‘시간의 정원’은 열린 덮개 구조의 지름 39m, 대형 설치작이다.

 

조호건축 이정훈 건축가의 ‘시간의 정원’은 열린 덮개 구조의 지름 39m, 대형 설치작이다.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옥상에 들어선 순간 관람객은 거대한 구조물을 따라 360도를 돌면서 작품을 만나게 된다. 일정 간격으로 늘어선 파이프의 배열은 자연과 어우러진 야외공간에 리듬감을 더하고, 점점 높아지는 구조물의 공간감을 따라, 관람객을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 곳으로 이끈다.

이곳까지 걸어가는 과정에서 관람객은 다양한 조각적 풍경을 마주한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작품에 투영되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는 ‘자연의 순환’, ‘순간의 연속성’,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하며, 자연의 감각과 예술이 공명하는 시공간을 펼쳐낸다.

작가는 이 공간에서 관람객에게 과천관을 둘러싸고 있는 드넓은 산과 물, 자연을 눈으로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빛, 그림자, 바람 등 공감각적 경험을 통해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시한다.

 

대형 설치작 ‘시간의 정원’ 구조물은 관람객을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 곳으로 이끈다.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설치작 외 후보에 올랐던 4팀(김이홍, 박수정 & 심희준, 박희찬, 이석우)이 해석한 옥상정원 제안작도 프로젝트 기간 중 옥상정원 입구에 마련된 아카이브 영상을 통해 공개되며,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만날 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그간 관람객의 발길이 닿기 어려웠던 옥상 공간의 장소적 특수성을 살려서, 새로운 경험적 공간으로 재생하는데 가치가 있다”며 “관람객이 전시의 여운을 누리면서 ‘자연 속 미술관’을 예술적으로 향유하는 새로운 쉼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전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과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멕시코 하비에르마린재단, 주한 멕시코대사관과 함께 멕시코 현대 작품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를 다음달 28일까지 박물관 거울못 광장에 전시한다.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과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멕시코 하비에르마린재단, 주한 멕시코대사관과 함께 멕시코 현대 작품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를 다음달 28일까지 박물관 거울못 광장에 전시한다.

하비에르 마린은 멕시코를 대표하는 조형예술 작가로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300회 이상의 개인·단체 전시를 열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는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멕시코를 비롯해 벨기에 왕립예술박물관, 네덜란드 헤이그 박물관콤플렉스 등 유럽의 주요 박물관 등에 전시된 바 있다.

‘찰치우이테스’는 아스테카의 언어인 나우아틀어로 ‘귀중한 돌’, 혹은 ‘물방울’이란 뜻으로, 작품은 직경 5m의 두 개의 동심원 구조 안에 인체의 조각을 엮어 놓은 형태다.

 

하비에르 마린의 작품 ‘귀중한 돌, 찰치우이테스’가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광장에 설치된 모습.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아스테카인은 물이나 피가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동심원으로 표현했기에 이 작품은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뜻하기도 한다. 또, 두 개의 동심원은 각각 스페인 침략 이전 아스테카와 그 이후 시대를 상징하며, 닮은 형태는 두 시대가 이어졌음을 나타낸다.

각 인체 조각들은 극적인 분리를 보여주는 동시에, 비슷한 조각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고 있어 역시 이중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결국 이 작품은 멕시코의 역사에서 보이는 정복과 피정복, 가해자와 희생자 사이의 갈등과 평화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담고 있다.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멕시코대사는 “양국 우호를 바탕으로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기념해 아스테카의 찬란하였던 문화예술을 계승한 멕시코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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