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필즈상’ 수상에 이재용 부회장 안목 재조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제안으로 지난해 삼성호암상 ‘물리·수학’ 부문 신설…첫 수상자가 바로 허준이 교수

김금영 기자 2022.07.07 18:51:28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39)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자 과거 ‘삼성호암상’을 받았던 이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왼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 연합뉴스)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39)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자 과거 ‘삼성호암상’을 받았던 이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제안으로 지난해 삼성호암상에서 ‘물리·수학’ 부문이 신설된 뒤 첫 수상자였기 때문이다. 이에 기초과학 인재 육성에 대한 이 부회장의 안목도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호암상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부친인 이병철 창업자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제정한 상으로, 시행 첫해부터 올해까지 총 164명의 수상자를 냈다. 지급된 총상금은 307억원에 달한다.

삼성호암상은 본래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공헌 등 5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을 선정, 순금 50돈의 금메달과 상금 3억원을 수여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과학 부문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으로 나눠 시상 분야를 6개로 늘렸다.

여기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단단히 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확대 시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6년 만에 시상식을 찾는 등 삼성호암상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의 각별한 관심 속 삼성호암상이 과학 부문 시상을 확대한 뒤 최초의 물리·수학 수상자가 된 인물이 허 교수다. 허 교수는 현대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을 비롯해 11개의 난제를 풀어낸 성과로 당시 삼성호암상을 수상했다.

삼성호암상 역대 수상자 중에는 허 교수뿐 아니라 노벨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학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유전체학 연구분야의 흐름을 주도한 찰스 리 미국 잭슨랩 교수, 나노구조 물질 관련 새 연구 분야를 개척한 유룡 카이스트 특훈교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등이다.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를 휩쓴 봉준호 감독이 허 교수와 같은 해 예술상 부문을 받은 바 있다.

한편 허 교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필즈상을 수상했다. 국제수학연맹(IMU)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허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필즈상은 1936년부터 4년마다 수학 분야에서 탁월한 공적을 이룬 40세 이하 수학자에게 수여된다. 아시아계 수상자는 허 교수가 8번째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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