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점령! K-수출 상품(방산) ②-2] 한화디펜스·현대로템, 미래 전장 이끌 차세대 무기 체계에 주목

DX 코리아서 AI 첨단기술 접목한 무인체계 및 다목적 무인차량 등 선보여

김금영 기자 2022.09.22 16:15:52

한국산 무기들이 세계를 거침없이 누비고 있다. 대규모 무기 수출이 이어지면서 ‘K-방산(방위산업)’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으로, 방산 산업을 전략 산업화하고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2021년 세계 방산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8%로 8위였다. 4위 중국 4.6%, 5위 독일 4.5%, 6위 이탈리아 3.1%, 7위 영국 2.9%로 격차가 좁다. 이 추세라면 4강 진입이 마냥 꿈은 아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국 방산업계의 주요 이슈를 최근 이슈인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한화디펜스, ‘먼저 찾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쏜다’

한화 방산계열사인 ㈜한화와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가 'DX 코리아 2022'에 참가했다. 사진=김금영 기자

한화디펜스, 현대로템도 DX 코리아에 참가한다. 한화디펜스는 ▲차기 보병전투장갑차를 비롯한 ‘차세대 전투차량 5종’ ▲우리 군의 인명을 보호하면서 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첨단 무인체계들과 지원체계 ▲K-방산의 해외 수출에 힘을 싣고 있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차세대 장갑차 레드백을 전시한다.

한화디펜스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비가시선 전투, 다층 영역 전투, 유무인 복합운용 개념 등으로 미래 전장 상황이 다양하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 먼저 쏜다’는 현재의 개념에서 ‘먼저 찾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쏜다’로 바뀐다는 것이다.

 

한화디펜스는 이런 전장 환경에 부합하는 차세대 기계화 전투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차급 화력과 장갑차급의 방호력을 갖춘 한국형 화력지원차량, 장갑차 플랫폼에 다양한 로봇이나 RCWS(원격사격무기체계) 등을 장착할 수 있는 한국형 공병전투차량, 적 핵심표적을 조기에 식별하고 정확한 위치를 아군에 전달하는 다목적 경전투차량, 보이지 않는 원거리에서 선제 정밀타격이 가능한 비가시선 원거리정밀타격체계를 볼 수 있다.

한화디펜스가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서 차세대 전투차량 등을 공개했다. 사진은 한화디펜스의 첨단 AI 기술이 접목된 다목적무인차량(ARION SMET). 사진=김금영 기자

미래전의 양상을 좌우할 무인화, 자율주행 등 AI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다목적무인차량, 무인수색차량,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장치, 원격사격통제체계 등 우리 군의 미래 첨단 전력으로 사용될 장비들도 한 번에 볼 수 있다.

 

전 세계 9개 국가가 사용하며, 특히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유저클럽이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끄는 K9 자주포 모형도 마련됐다. 1999년 한국군에 첫 실전 배치되고 2020년 11월 전력화를 마친 K9 자주포는, 2001년 튀르키예(터키) 수출을 시작으로 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호주·이집트 등 8개국에 수출되는 등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5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폴란드도 이 무기에 주목했다. 한화디펜스는 8월 26일(현지 시간) 폴란드 모롱크시 소재 기계화부대에서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155미리 탄약류 등을 공급하는 3조 2000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화디펜스는 2026년까지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납품하게 된다.

K9 자주포와 함께 운용될 때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K10 탄약운반장갑차가 함께 전시돼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폴란드와 대형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또 한 번 가치를 입증한 K9 자주포는 계속 성능을 진화시켜 영국 MFP(Mobile Fire Platform)사업, 미국 ERCA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세계 최고 자주포의 명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9 자주포와 함께 운용될 때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K10 탄약운반장갑차도 이번 전시에 모습을 드려냈다. 탄약 재보급 자동화 장비로, 전장에서 K9 자주포에 신속하게 탄약을 보급해 자주포 전력의 전투지속능력을 높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호주 차세대 궤도장갑차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는 레드백 장갑차도 등장했다. 레드백은 한화디펜스가 이스라엘과 호주, 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과 손잡고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다.

호주 차세대 궤도장갑차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는 레드백 장갑차 모형이 전시된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호주 외에도 한화디펜스 미국법인은 오시코시 디펜스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미 육군의 차세대 유무인 복합운용 장갑차(OMFV: Optionally Manned Fighting Vehicle) 사업에 참여 중이며, 레드백을 기반으로 OMFV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가 “레드백을 기반으로 새로운 중형급 보병전투장갑차를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을 정도로 향후 추가적인 수출도 기대되는 장비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에 전시된 첨단 기술과 세계 각국에서 각광 받는 명품 무기체계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자주국방에 기여하고, 미래의 주력이 될 첨단 무기체계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군 전력 향상과 K-방산 수출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 지상무기체계 솔루션 이어 미래무기체계 바라봐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에 기아, 현대위아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공동 전시관을 꾸렸다. 사진=김금영 기자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에 기아, 현대위아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공동 전시관을 꾸렸다. ‘검증된 기술력 기반 국내 지상무기체계 선두기업’을 주제로, 주요 전시품들을 통해 현재와 미래 전장에서 주요 이슈로 부상 중인 지상무기체계의 방호력 증진 및 병력 감소에 대한 솔루션을 선보인다.

우선 전차, 장갑차 등 지상무기체계의 방호력 증진 방안으로 첨단 방호체계가 적용된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를 실물 전시한다. 미사일 등 위협체를 직접 요격해 무력화하는 하드킬(Hard-kill) 능동방호체계 APS(Active Protection System)가 적용돼 강화된 방호력을 확보한 모델이다.

특히 K2 전차는 폴란드도 주목한 무기다. 현대로템은 8월 26일(현지 시간) 폴란드 모롱그 지역 군부대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4조 4992억 원 규모의 K2 전차 수출계약을 맺었다. 앞서 7월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1000대 수출 기본계약의 실행계약으로, 긴급소요가 발생한 1차 인도분 180대에 대한 세부 조건을 담았다.

현대로템은 전차, 장갑차 등 지상무기체계의 방호력 증진 방안으로 첨단 방호체계가 적용된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를 실물 전시한다. 사진=김금영 기자

K2 전차는 노후된 M48전차를 대체하고, 지상군 작전 수행 능력 강화를 위해 현대로템이 지난 2008년 개발한 전차로, 국내에서 현재 3차 양산 중이다. K2 전차는 독자개발을 통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수요자의 요구에 맞춘 전차 생산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로템 측은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은 국내 전차의 기술력과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대한민국에서 전차 완성품을 수출하는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K2 전차의 첫 해외 진출이 향후 다른 국가로의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시에서 현대로템은 폴란드형 및 중동형 K2 전차와 함께 105mm 포탑 적용 차륜형장갑차 등 다양한 K2 전차 및 차륜형장갑차 계열형 모델들의 모형을 전시한다.

현대로템 전시장 전경. 사진=현대로템

인구 감소에 따른 미래 가용 병력 감소 이슈에 대응 가능한 미래무기체계도 선보인다. 현대로템 측은 “4차 산업혁명 기반 첨단 기술이 적용돼 무인화 및 원격운용을 통해 사람을 대신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짚었다.

주요 전시품으로 다목적 무인차량이 마련됐다. 임무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탑재 및 운용할 수 있는 원격·무인운용 차량으로 이번 전시에는 전파 방해 장치인 재머가 장착된 다목적 무인차량이 전시된다. 미래 전장에서 드론 등 무인기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다족형 복합구동 미래 지상 플랫폼 DOSS(Daring Operations in Service and Search)의 모형을 전시한다. 전기로 구동하는 DOSS는 지형에 따라 로봇 다리로 보행하거나 바퀴를 이용해 빠르게 기동할 수 있으며 원격 및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감시정찰, 부상자 수송, 물자 운반, 폭발물 탐지 및 제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8월 26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왼쪽),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사진=현대로템

이밖에 현대로템은 미래 지상무기체계인 차세대 전차 및 차륜형장갑차 모형을 비롯해 웨어러블 로봇 제품군으로 상향작업 보조용 VEX(Vest Exoskeleton), 지게형 H-Frame 등을 선보이며 미래 시장에 대응하는 첨단 제품들을 선보인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K2 전차, 차륜형장갑차, 다목적 무인차량 등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국내 지상무기체계 선두기업으로서 다양한 전장에 대응 가능한 지상무기체계 솔루션을 선보인다”며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외 지상무기체계 시장 공략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등을 비롯한 방산기업들의 노력으로 세계 속 K-방산의 위치는 나날이 달라지고 있다.

방산전문매체 글로벌디펜스뉴스가 매출기준으로 선정한 ‘2022년 100대 방산기업’ 순위엔 한화(한화디펜스 및 한화시스템 포함, 30위), KAI(59위)가 이름을 올렸다. 현대로템은 아직 해당 순위 내에 들지 못했지만, 폴란드로 K2 전차를 대거 수출하는 본계약이 체결되면서 향후 주요 글로벌 방산기업 대열에 이름을 올릴 날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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