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에리히 프롬과 불교 - 존재양식과 깨달음

최영태 기자 2022.09.28 10:37:50

박찬국 지음 / 운주사 펴냄 / 316쪽 / 2만 원

 

근-현대 서양 철학자 중 불교를 높게 평가한 대표적인 인물로 쇼펜하우어, 하이데거, 니체, 프롬 등이 있다. 이 중 프롬은 서양 철학자 중 가장 불교적인 사상을 전개하였고, 불교적 삶을 실천하기도 했다.

이 책은 불교에 우호적 시선을 보냈던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사상을 불교 사상과 관련하여 간략히 살펴보고, 주로 프롬의 사상을 불교와 비교하면서 그 동질성과 차이점을 살펴본다.

쇼펜하우어는 19세기까지의 서양 철학자 중에서 불교를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보았을 뿐 아니라 심지어 자신의 철학과 불교가 동일한 내용을 갖는다고 보았다. 쇼펜하우어는 무엇보다도 불교가 고통의 원인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마음에 대한 철저한 성찰에 입각하여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편, 쇼펜하우어 같은 서양 철학자의 불교 인식에는 일정한 한계가 보이는데, 서양인의 통념으로 불교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반면 프롬의 불교 이해는 통념에서 벗어나 있기에, 이 책의 저자는 “프롬이야말로 서양 철학의 대가 중에서 불교의 본질을 가장 잘 파악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프롬은 단순히 불교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그는 위빠사나와 참선 등을 실행하기도 하다. 이런 비교를 통해 저자는 프롬의 사상이 핵심에서는 불교와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면에서는 불교를 보완할 수 있는 많은 통찰을 담고 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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