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MZ 세대, 비즈니스 대상인가 소통의 파트너인가?

MZ 세대 몰리는 청담동, 코로나도 피해가... 기업 MZ 전담팀까지 생길 정도

안용호 기자 2022.10.25 16:49:47

해외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는 지난 9월 30일 ‘2022 서울 리테일 가두상권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 보고서는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리테일 업계가 겪은 전례 없는 변화를 다룹니다. 국내 민간 소비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2020년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4.8%로 나타났습니다. IMF 이후 최저치이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민간 소비 중에서도 의류 및 신발, 오락, 스포츠 및 문화,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 등에서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코로나 전후 서울의 상권 변화도 다루고 있습니다. 상권이 침체하고 점포 폐점이 이어지면서 서울 6대 가두상권(명동, 홍대, 한남·이태원, 가로수길, 청담, 강남)의 평균 공실률은 2019년 평균 7.5%에서 지속 상승해 2021년 4분기에는 최대 25.8%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청담 상권은 팬데믹 중에도 유일하게 공실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에도 선방한 청담은 전 상권 통틀어 2020년 매출 감소율이 가장 적게 나타났습니다. 홍대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그 이유를 MZ 세대에게서 찾았습니다. 명품 브랜드와 고급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이 지역에 MZ 세대가 몰리며 코로나19의 타격을 비교적 덜 받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도 피해 가는 MZ 파워를 실감케 하는 대목입니다.

서울 청담동 거리 전경. MZ 세대가 몰리는 청담 상권은 서울 6대 가두상권 중 팬데믹 기간에도 유일하게 공실률이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강남구청 제공

이번호 ‘문화경제’는 MZ를 파고드는 기업과 관공서의 전담팀을 다룹니다. 롯데홈쇼핑 ‘MZ PB 개발팀'·롯데슈퍼 ‘MZ 플래닝’파트·이마트24 ‘딜리셔스 탐험대’ 등 유통업계가 가장 앞서갑니다. MZ의 라이프스타일과 감성, 입맛을 고려한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심지어 브랜드 캐릭터를 우주로 날려 보내기도 합니다.

금융업계는 전담팀을 아예 MZ 세대 직원으로 구성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은행의 MZ마케팅팀은 과장급 팀장을 포함한 모든 팀원이 MZ 세대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이 팀의 주요 활동 중 하나가 게임 대회를 주관하는 일입니다. MZ 세대가 좋아하는 취향 저격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의 공감대를 넓힌다는 것이죠. 신한투자증권의 ‘MZ고객확대스쿼드’도 팀원이 모두 2030세대입니다. 이들은 편의점 브랜드와 손잡고 주식 관련 도시락을 기획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냅니다.

공무원 조직도 MZ 세대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큽니다. 수직적이고 딱딱한 조직 문화를 견디지 못하는 MZ 세대 공무원들의 이탈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구청장과 친구처럼 소통하고, 상사의 친절한 멘토링을 받는 서울 관악구청 MZ 공무원들에 관한 기사는 요즘 공직 사회의 분위기와 고민을 피부로 느끼게 합니다.

기업이나 공직 사회나 MZ를 향한 구애가 눈물겨울 정도입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한 가지가 바로 ‘소통’입니다. 우주를 탐사하듯 MZ를 대상화해 그 특징을 학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상호작용입니다. ‘너희들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 다 해줄게’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진심으로 서로 마음을 열고 주고받아야 합니다. ‘라떼 세대’의 경험치와 MZ 세대의 기발함이 만나고 어울리는 상상이 즐거운 이유입니다.

 

<문화경제 안용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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