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컬러 마케팅③] 컬러를 보면 금융사가 추구하는 메시지가 읽힌다

신한금융그룹 ‘지구‘, KB금융그룹 ‘별과 꿀벌’, 우리금융그룹 ‘1(One)’, 하나금융그룹 ‘녹색’ 강조하는 이유… CI에 담긴 메시지와 컬러로 세계관·지향점 표현

김예은 기자 2022.11.18 17:31:51

우리의 일상에서 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브랜드 CI와 컬러에 담긴 의미를 고찰해보면, 기업의 차별화된 가치관이 각기 다른 메시지로 표출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 4대 금융사를 각각 상징하는 대표 컬러는 브랜드 CI에서 비롯된다. 금융사들은 고유의 컬러가 가진 의미, 또는 그것이 연상시키는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아 고유의 세계관과 기업 가치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푸르른 우주 속 ‘지구’라는 세계관

 

신한은행 CI. 사진=신한은행 사이트 캡쳐

신한금융그룹을 대변하는 블루 컬러는 CI에 담긴 ‘구’에서 비롯되었다. 신한금융그룹의 CI에는 비둘기와 새싹, 그리고 지구가 담겨있다. 특히 신뢰감과 규모를 나타내는 블루 색상이 담긴 ‘구’는 국제화를 의미하는 글로벌의 상징이 담겨있으며, 가운데 S의 형상은 끝없는 성장을 향해 달려 나가는 지표로서의 금융사의 진로를 상징화했다. 마치 우주의 관점에서 푸른 ‘지구’ 위를 비둘기가 누비며 전 세계로 이동하고 도약하는 모습이 연상되는 CI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를 통해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글로벌 금융사로서의 비전과 확신에 찬 위상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쏠(SOL)'은 우주 곳곳을 누비다 지구를 여행하는 '북극성의 여행 작가' 콘셉트의 신한금융그룹 대표 캐릭터이다. 사진=유튜브 캡쳐

그리고 신한금융그룹은 이 CI를 기반으로 ‘우주 속 지구’라는 세계관과 스토리를 부여하여 푸른 지구가 연상되는 컬러 마케팅과 캐릭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세계관을 가장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룹 캐릭터인 ‘신한 프렌즈’를 통해서다. 신한금융은 그룹사 캐릭터의 주인공으로 북극성에 거주하는 우주여행작가 ‘쏠’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스토리 안에 CI 상징인 글로벌을 대변하는 지구를 형상화했다. 또한, 흰색 캐릭터의 쏠(SOL)이 이 지구를 누비며 여행하는 콘셉트로, 흰색 비둘기가 지구 위의 전 세계를 누비며 도약하는 상징성을 스토리화해 고객들과 소통한다.

신한은행이 명동에 개점한 ‘카페스윗(Café Swith)’ 전면에는 우주 속 지구를 항해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LED 화면 속에 담겨 입구 전면에 펼쳐진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10월 5일 청각장애인에게 바리스타의 꿈을 키워주는 ‘카페스윗(Café Swith)’의 명동점 ‘카페스윗 쏠(Café Swith SOL)’을 개점하며 이곳에도 우주 속 지구를 담았다. 신한(S)과 함께(with)라는 의미의 ‘카페스윗’은 청각장애인들의 전문 직업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청각장애인 일자리 카페이자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이다.


특히, 이번에 명동에 개점한 ‘카페스윗 쏠’은 신한금융그룹의 캐릭터 ‘신한 프렌즈’와의 컬래버 매장으로, 장애인 작가를 포함한 신진작가들의 ‘Character Art Toy’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커피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 안팎에서 고객들은 우주 속 푸르른 지구가 형상화된 LED영상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이 품고 있는 글로벌 도약의 꿈과 블루컬러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다.


신한은행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단어이자 캐릭터 명 ‘쏠(SOL)’은 2018년 2월 22일 신한은행이 출시한 뱅킹 앱과 함께 탄생했다. 쏠(SOL)은 'Speedy' 'Optimized' 'Leading'의 약자이자 '고객의 모든 금융활동을 알아서 해결하는 솔루션(Solution)'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담아 출시한 앱의 명칭이다. 우주 속 지구를 누비는 쏠의 세계관은 글로벌 시장을 누비며 금융 솔루션을 제시하며 성장하고자 하는 신한금융그룹의 철학으로 해석해 봄 직하다.


KB금융그룹, 별과 벌꿀까지 품은 옐로우 ‘케이비 스타비’

 

KB금융그룹의 심볼마크. 사진=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을 대변하는 노란색 컬러는 CI에 담긴 ‘별’에서 비롯되었다. 신한금융그룹이 우주 속 지구를 형상화했다면, KB금융그룹은 세계 금융의 별을 형상화한 CI로 세계 금융을 향한 꿈을 상징화했다. KB금융그룹은 2002년 10월 1일 현재까지 통용되는 ‘케이비 스타비’의 새로운 CI를 공식 선포한 바 있다. 세계적 브랜드 개발업체인 LANDOR 社가 제작한 이 CI는 KB라는 명칭의 K를 별(Star)로 전환하면서도 K라는 명칭을 담을 수 있도록 형상화했다. 별의 의미를 내포하는 Star-b의 심볼은 KB금융그룹의 미래지향적인 모습과 월드클래스(World-Class)로 도약하려는 높은 의지를 나타낸다.

KB국민은행은 ‘Think Star’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통해 대한민국 처음으로 세계금융의 별을 꿈꾸는 국민은행의 미래 도약의지를 표현했다. 사진은 ‘Think Star’가 적용된 KB국민은행 광고 영상 장면. 사진=유튜브 캡쳐

새로운 CI를 최대한 정확히, 그리고 고객의 인식에 강력히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KB금융그룹은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로써 커뮤니케이션 고리를 만들었다. 별은 예로부터 꿈, 최고, 미래, 희망, 인도, 동경, 성자의 출현 등 긍정적 의미로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기에, 향후 캠페인 테마의 전개에 따라 그 의미의 확장이 유연하다.


KB금융그룹은 이러한 별의 다양성이 여타 슬로건들과 차별화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Think Star’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기반으로 KB금융그룹은 글로벌 금융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그룹의 기업 의지를 표현함과 동시에 고객을 ‘별’로 생각하고 고객을 위해 항상 고민하는 고객 감동 의지를 담았다.


10년간 스타비 모양을 기반으로 별빛이 강조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해오던 KB금융그룹은 2022년 별빛의 노란색 및 ‘케이비’라는 메시지와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꿀벌’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5월 18일 사라져 가는 꿀벌이 다시 날아오르는 것에 기여하는 'K-Bee(케이-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5월부터 ‘K-Bee’ 프로젝트를 통해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한 다양한 ESG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제공

이는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의 생태계 회복을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다. 별에서 비롯된 노란색은 꿀벌과의 연결고리가 되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반이 만들어졌다. 마침 KB의 B가 Bee(벌)와 같은 발음이라는 연결고리로 브랜드의 CI를 환경적 이슈로 재해석하며 효과적인 브랜드 CI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성을 만들어냈다.


‘K-Bee’ 프로젝트는 ESG 기업 KB금융이 꿀벌을 살리기 위해 관심과 동참이 필요한 주요 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국민과 함께 나누며 사회적 움직임으로 발전시키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밀원숲 조성, 밀원식물 Kit 배포, 도시양봉 등 다양한 해결 방안을 앞장서 실천하며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한 국민들의 작은 실천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 첫 번째 금융 꿈꾸는 ‘원(WON)’ 컬러 마케팅

우리금융그룹 CI. 사진=우리금융

기업의 대표 컬러는 기업이 강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시각적으로 녹여내 숨겨진 메시지를 무의식 속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우리금융그룹이 강조하는 메시지는 숫자 1을 비롯한 다양한 의미가 함축된 ‘원(WON)’이다.


이 원의 유래도 우리금융그룹 고유의 심볼 마크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심볼 마크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원형은 하나 된 ‘우리’를 의미한다. 이 원형에 그라데이션을 적용해 우리나라 금융의 떠오르는 빛을 형상화했다. 이는 도전과 희망을 상징하는 여명을 표현한 것으로, 한국금융의 지평을 여는 선도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렇게 우리금융그룹은 ‘하나된 우리‘를 상징하는 심볼 마크의 원과 선도자이자 첫번째 금융’의 메시지를 품은 숫자 1(One)의 이중적 메시지를 원(WON)이라는 한 단어로 함축시켰다. 여기서 WON은 Woori(우리)의 'W'와 켜다 또는 온라인(On line)을 의미하는 'ON'을 결합한 조어로, 언제 어디서나 고객에게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은행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를 파란색 컬러에 담아 일관된 메시지를 소통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커뮤니케이션 이미지에는 두 가지 블루 컬러로 표현된 숫자 '1'이 형상화되어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이트 캡쳐

우리금융그룹은 원(WON)에 함축된 ‘숫자 1’을 강조하기 위해 우리금융그룹 고유의 컬러를 활용한 디자인모티브를 개발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콘텐츠마다 삽입하는 프레임 타입이 대표적 예시다. 숫자 1이 결합한 프레임은 원칙과 믿음을 만들어가는 금융전문가를 의미하며, 우측 상단을 향하는 대각선은 시장을 이끌어갈 혁신과 미래의 방향을 의미한다.

우리은행은 '우리원(WON)'이라는 메시지를 마케팅 활동 전반에서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프레임에는 두 가지 블루 컬러로 표현된 숫자 '1'이 형상화되어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4월 아이유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블루 계열의 옷을 입은 아이유를 통해 ‘우리WON해’라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10월 28일에는 고객이 메타버스(가상현실)에서 자동차 금융을 누구나 쉽게 상담받을 수 있는 최초의 자동차 금융 플랫폼을 오픈하고 이곳을 ‘WON(원)카랜드’로 명명했다. 자동차금융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채널로서 메타버스 공간에서 딜러와 상담이 가능하고, 전기차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우리금융그룹은 메타버스에서 자동차 금융을 상담받을 수 있는 ‘WON(원)카랜드’를 10월 오픈했다고 밝혔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또한 2013년 창단한 우리카드 프로배구단을 ‘우리WON 프로배구단’으로, 1958년 창단한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단은 ‘우리WON 여자프로농구단’ 등으로 명명하며 전방위적인 원(WON)마케팅을 펼쳐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녹색으로 친환경·나눔·스포츠 캠페인까지

하나금융그룹 심볼마크. 사진=하나은행 제공

하나금융그룹 심볼 마크는 ‘ㅎ’의 형태를 토대로 고객을 환영하는 자세를 역동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세계로 뻗어가는 하나인의 진취적 기상을 형상화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심볼 마크에 담긴 녹색을 활용해 ESG 녹색경영부터 친환경, 그리고 축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녹색 연결고리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ESG 활동을 중심으로 고객부터 임직원까지 이 활동에 동참하여 사회적 가치 창출에 공동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금융권 최초로 에너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실천하는 ‘에너지 챌린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제공하는 전력 사용 데이터를 활용해 절전을 실천한 고객에게 소정의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자발적인 절전을 유도하는 서비스다.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사랑의 김장나눔' 행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류학희 롯데제과 상무(왼쪽에서 첫 번째), 여지영 SK텔레콤 부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행사에 참석해 김장을 담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제공

이달 11일에는 2011년부터 시작해 올해 12번째를 맞는 하나금융그룹의 대표 ESG활동인 ‘모두하나데이’를 통해 관계사 CEO를 비롯해 임직의 가족까지 동참하는 사회공헌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의 함영주 회장을 비롯해 여지영 SK텔레콤 부사장, 류학희 롯데제과 상무 등이 함께 모여 나눔을 위한 김장을 담는 이색 광경이 펼쳐졌다.


이날 함영주 회장과 임직원들은 SK텔레콤이 청각장애인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고요한 M택시'를 이용해 사회복지기관 5곳을 직접 방문했다. 이들은 김장 김치와 롯데제과의 기부물품이 담긴 행복 상자를 전달하며 모두가 나눔에 동참하는 하나데이의 의미를 표현했다. 함영주 회장은 이날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행복과 나눔’이라는 모두하나데이의 의미가 사회에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더욱 앞장서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축구도! 금융도! 결국, 하나다’ 캠페인을 통해 하나은행의 대표컬러 녹색과 붉은색의 조합을 축구 경기 속에 이입시켰다. 사진=하나은행 제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후원 은행인 하나은행은 카타르 월드컵을 맞아 녹색 잔디 위를 달리는 붉은색 유니폼의 손흥민 선수를 통해 축구와 하나은행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11월 14일부터 시작된 ‘축구도! 금융도! 결국, 하나다’ 캠페인을 통해 하나은행의 경쟁력을 손흥민 선수의 축구 퍼포먼스와 연결해 표현한 것이다. 하나은행의 CI 속 하나인의 마크인 녹색과 붉은색의 조합은 녹색 잔디 위를 달리는 붉은 유니폼의 손흥민 선수를 통해 표상되어, 녹색과 붉은색으로 대변되는 하나은행의 존재감을 축구 경기 속에 이입시켰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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