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격파 빈살만, 2030 월드컵 유치까지? …방일 팽개치고 FIFA 회장과 밀착 장면 화제

개막석 VVIP 석에서 인판티노 회장과 ‘극친밀 대화’에 국제 축구계 주목

최영태 기자 2022.11.23 12:23:03

20일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의 VIP 석에서 인판티노 FIFA 회장과 가장 가까이 앉은 것은 카타르 국왕이 아니라 빈 살만 왕세자였다. (스카이 스포츠 방송 화면 캡처)

지난 17일 한국 방문에 이어 20~21일 일본을 방문하기로 예정돼 있던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가 방일 일정을 아무런 이유 제시 없이 전격 취소한 뒤 바로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과 꼭 붙어 앉은 모습이 포착돼 국제 축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물론 21일 ‘일-사우디 비즈니스 포럼’ 개최를 위해 방일 예정이었지만 돌연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가 “이번 주말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이 조율됐던 빈 살만 왕세자가 방일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JNN 취재로 알려졌는데 자세한 내용을 알려달라”고 질문하자 “빈 살만의 방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결정이 나지 않았다. 일본은 전략적 파트너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양국 간 고위급 방문이 조기에 이뤄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방일 전격 취소’가 알려진 뒤에도 일본 정부가 빈 살만과의 정상회담에 강한 미련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일본에 당황함만 안겨준 채 사라진 빈 살만은 기시다 총리와 만나고 있어야 할 바로 그 20일에 월드컵 개막식 최고 VVIP석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앉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개막식을 내려다보는 최고 VVIP석에는 카타르 국왕과 FIFA 회장 이외에 다른 인물로는 빈 살만이 유일했다. FIFA 회장과의 거리로만 본다면 카타르 국왕보다 오히려 빈 살만이 더 가까웠다.

인판티노 회장은 빈 살만 쪽을 향해 웃음과 함께 대화를 나눠 두 사람 사이가 아주 가까움을 드러냈다.

바짝 붙어 앉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도한 아랍 뉴스의 방송 화면. 

이러한 모습에 영국 스카이 스포츠 방송은 ‘데일리 풋볼(Daily Football)’ 코너에서 “사우디는 2030년 월드컵 유치를 필사적으로 원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FIFA 회장과 빈 살만의 우애가 더욱 눈길을 끈다. 사우디는 2030 월드컵을 이집트 등 이웃나라와 함께 개최하는 방안을 이미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경제 전문 블룸버그 통신 역시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을 내려다보는 귀빈석에서 FIFA 회장과 환담한 사람은 빈 살만 왕세자다. 일본과의 협력 각서 체결식도 예정됐던 일본 방문을 전격 취소하고 일-사우디 비즈니스 포럼 개최도 중단한 이유가 월드컵에 초청됐기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타임스는 지난 9월 사우디가 2030년 월드컵 유치를 고려 중이며, 이집트-그리스와 3개국 공동 개최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승리에 열광하는 사우디 국민들. (사진='인디펜던트 아라비아' 화면 캡처)

사우디가 22일 경기에서 이번 월드컵의 최강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에 놀라운 역전승을 거둔 이후 사우디 전역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상태이므로 앞으로 사우디의 2030 월드컵 유치는 더욱 가열차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030 월드컵 개최지는 2024년 결정된다. 첫 월드컵이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렸기 때문에 2030 월드컵은 24회째이자 동시에 월드컵 100년을 맞는 기념비적 이벤트다. 그렇기 때문에 축구 발상국 영국, 그리고 1회 개최국 우루과이가 “내가 제격”이라면서 유치에 나서고 있다.

최근 고유가 흐름에 따라 급증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탈석유 시대를 맞을 국가 대개조’ 기획에 적극 나서고 있는 빈살만 왕세자가 2030년 월드컵 유치에도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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