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 뷔페가 모임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보상심리 발현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호텔뷔페 예약을 위해 이곳저곳 전화를 걸었으나, “한 달 전 거의 모든 예약이 마감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A씨는 “호텔 뷔페 가격이 만만치 않긴 하지만, 올해를 특별하게 마무리하기에 적당한 장소라고 생각했다. 또, 전체적으로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오히려 풍부한 메뉴 등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가족과 함께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A씨가 대기를 걸어 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그랜드 키친’은 저녁 가격을 이달 기존 14만 5000원에서 16만 5000원으로 인상했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인 23~25일과 12월 31일은 점심·저녁 모두 18만 5000원을 받기로 했다.
그랜드 키친을 비롯해 호텔 뷔페는 이달 들어 뷔페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인상 이유는 ‘원자재 가격 인상’ 및 ‘연말 메뉴 보강’이다.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는 주말 저녁 가격을 15만 5000원에서 이달 1일부터 17만 5000원으로 인상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인 12~31일은 18만 5000원을 받는다.
롯데호텔 ‘라세느’는 이달 평일 저녁 가격을 15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올렸다. 23~25일엔 점심·저녁 모두 19만 원을 받는다. 롯데호텔은 한시적 인상에 그치지 않고 내년부터는 라세느 가격을 주말과 평일 저녁은 성인 기준 15만 원에서 16만 5000원으로, 점심은 13만 5000원에서 14만 5000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웨스틴조선서울 ‘아리아’도 주말 저녁 뷔페 가격을 15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올렸고, 24~25일은 점심·저녁 모두 18만 원을 받는다. 조선팰리스 강남 콘스탄스도 성인 주말 저녁 뷔페 가격을 16만 5000원에서 18만 5000원으로 올린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호텔 뷔페 예약은 거의 꽉 찬 상태다. 이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 네티즌은 “한 끼에 20만 원이라, 거의 상류층 음식이네”, “연말 바가지가 너무 심한 것 같다”, “부익부 빈익빈이네”, “이제 진짜 못가겠다”, “구내식당 가야겠다”, “남 보여주기 식으로 가는 사람들도 은근 많은 듯”, “물가가 진짜 너무 비싸긴 하다”,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 년에 한 번 기분 내러 가는 게 뭐가 나쁜가”, “가고 싶은 사람들이 돈 내고 가는데 욕할 것 까지야”, “쓸 사람은 돈을 써야 경제가 굴러간다”, “좋은 곳에 가서 기분도 내고 잘 먹고 왔으면 좋겠다”, “자주 가는 것도 아니고, 식구들과 함께 가는 거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