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종영했다. 하지만 결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25일 방송된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최종회에서는 진도준(송중기 분)의 삶을 살았던 윤현우(송중기 분)가 병실에서 눈을 떠 다시 1회 차의 삶을 살게 된 모습이 그려졌다. 드라마 첫 화에서 총에 맞고 일주일이 흐른 시점에 깨어난 윤현우는 “꿈이었을까. 빙의, 아니면 나만 홀로 다녀온 시간여행? 이토록 생생한 기억은 나만의 몫인 건가”라며 진도준으로 보낸 경험이 무엇인지 헷갈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윤현우는 순양그룹 일가에 의해 죽을 뻔했으나, 서민영 검사(신현빈 분)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고, 오세현(박혁권 분)과 순양을 무너뜨리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윤현우는 청문회장에서 20년 전 진도준의 죽음을 사주한 사람이 진영기(윤제문 분)였고, 비자금을 위해 윤현우를 살인 교사한 이는 진성준(김남희 분)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드라마는 윤현우가 과거를 참회하는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원작 웹소설에선 윤현우가 사는 진도준의 삶은 진짜였지만, 드라마는 이와 노선을 달리 했다. 또, 원작에서는 할아버지 진양철 회장이 물려준 정·재계의 치부책을 활용해 진도준이 결국 순양그룹 회장직에 앉았다. 특히 진도준을 마냥 선한 인물로 그리지 않고, 치밀한 머리싸움으로 채벌가의 총수가 된다는 점에서 통쾌함을 줬다.
반면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드라마의 엔딩은 통쾌함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드라마대로의 독창성을 갖고자 한 의도였겠지만, 팬들은 아쉬운 목소리를 쏟아냈다. 웹툰작가이자 유튜버인 주호민은 실시간 방송을 통해 ‘재벌집 막내아들’을 추천했던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고, 자신의 계정에 “XX이에요”라며 욕까지 섞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현우가 살았던 진도준의 삶이 그저 꿈이었다는 사실에 앞선 15회 동안 그린 서사가 의미가 없어졌다는 반응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18년 전 비슷한 결말로 논란을 빚었던 ‘파리의 연인’을 소환하기도 했다. ‘파리의 연인’은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 이후 연관 검색어로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004년 방영된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재벌 2세 한기주(박신양 분)와 평범한 여성 강태영(김정은 분)의 러브스토리를 그려 인기를 끌었다. 최종회 시청률도 57.6%(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할 정도였다. 극 중 나온 “애기야 가자”, “내 안에 너 있다” 등의 대사는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대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지막화에서 이 모든 내용은 작가인 강태영이 쓴 시나리오 속 내용으로 밝혀져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2017년 김은숙 작가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반성하고 있다”며 “그때는 그 엔딩이 보너스 트랙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하고 욕을 들으면 그건 잘못”이라며 드라마가 나온 지 13년 만에 사과를 하기도 했다.
황당한 결말로는 ‘지붕 뚫고 하이킥’도 항상 언급된다. 2010년 종영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은 최고 시청률 24.9%를 기록하고, 극 중 등장한 개성넘치는 캐릭터 모두가 사랑받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마지막화가 뜬금없이 세경(신세경 분)과 지훈(최다니엘 분)의 교통사고와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돼 논란이 됐다. 의사인 지훈은 식모로 지내다 타히티로 이민 가는 세경을 차로 공항까지 배웅하는데, 이때 세경이 지훈에게 고백했고,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대사와 함께 화면이 멈췄고, 그대로 마무리됐다.
이후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김병욱 PD는 “‘지붕 뚫고 하이킥’의 황당 결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JTBC는 “전생과 이번 생에 걸친, 윤현우의 오랜 복수가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며 “인생 2회차가 만들어 낸 새로운 기적의 끝에서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은 의미 깊은 엔딩을 완성했다”고 ‘재벌집 막내아들’의 최종회 공식 자료를 배포하며 결말에 대한 직접 해석을 지양하는 태도를 보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