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나우 , ‘지지 않은 매화, NoW에 피다’ 전

김창덕 개인전... 퍼포먼스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읇다’도 볼 수 있어

안용호 기자 2023.02.28 14:48:49

다음 김창덕, 조월, 42x30cm, 돌가루, 밀랍, 아크릴, 2023. 이미지=갤러리 나우

윤회매(輪廻梅)는 벌이 꽃가루를 채집해 꿀을 만들면서 생긴 밀랍을 75도의 열을 가해 다시 매화꽃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돌고 도는 불교의 윤회와 흡사해 윤회매라 이름이 붙여졌다.

조선 정조 때 실학자로서 규장각 검서관과 적성(경기도 파주)현감을 지내신 청장관 이덕무 선생께서 찻자리에 놓고 감상하는 밀랍으로 만든 매화인 윤회매를 처음 만들었다. 찻자리 다화인 윤회매는 선생께서 17세 창제하신 것도 차를 좋아하셨던 다인이라 봄에 잠시 피고 지는 아쉬움 때문에 일품의 격이 있는 매화를 밀랍으로 제작한 것이다.

다음 김창덕 작가의 윤회매는 밀랍과 노루 털, 매화 나뭇가지, 석채, 돌가루, 자연 색소 등 천연 재료들을 사용한다. 꽃술은 노루 털을 사용하고 옻칠을 해서 황을 묻힌다. 매화 잎과 꽃술, 꽃받침 등을 밀랍 땜질로 나뭇가지에 붙이면 작품이 완성된다. 다양한 매체의 실험을 통해 구축된 독자적인 조형 양식은 붉고 푸른 꽃잎과 꽃받침이 조화롭게 표현되며, 나뭇가지들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느낌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윤회매를 한잎 한잎 제작해서 화병에 전통적 방식으로 연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렇게 제작된 매화를 어떻게 하면 보관하며, 또한 용이한 운반이 가능할까를 오랜 고민 후 평면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모색점을 찾았다. 거기에 긴 역사를 지닌 우리 도자를 돌가루를 이용한 방식으로 다양하게 만들어 접목하여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변화 있었고 이러한 새로운 창작 과정은 ‘무엇’과 ‘어떤 것’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부딪힘이기도 했다.

다음 김창덕, 윤회다완, 45X60cm, ehfrkfn, alffkq, dkzmflf, 2023. 이미지=갤러리 나우

부조화가 조화로움으로 변화는 작업과정에 무한의 빛이 있었고, 작가에게 있어서 반복되고 힘겨운 노동의 시간들은 “내 안에 있는 새로운 나와 만남이었다. 그 희망의 빛은 나로서 시작되고 또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긴 여정”으로 기록된다.” 무량청향(無量淸香-맑은 향기 끝이 없어라)’이란 말이 있다. 향기로운 삶은 쉬운 일이 아니다. 봄이 되어서 피는 꽃 속에 향기만이 아니라 사람의 관계 속에 나눌 수 있는 격이 있는 모습과 상대를 꽃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내면적 성숙이 세상을 향기롭게 할 것이다.

삼 백 여년 전의 이야기가 도자화와 접목하여 ‘윤회도자화((輪廻陶瓷畵)’가 탄생되었다. 그렇게 새로운 이름이 명명되어지고 ‘대한명인’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지지 않은 매화, NoW에 피다’ 전은 윤회도자화와 더불어 그림자 퍼포먼스, 영상,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서 보여주었던 바라춤, 전주 전통술 등으로 맞이한다. 신·구가 만나서 맛과 멋. 흥이 함께 호흡하고 또한 모두와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의 오프닝에는 퍼포먼스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가 공연된다. 이미지=갤러리 나우 

오프닝에는 작가의 밀랍으로 만든 매화로 그림자 놀이 즉 그림자 퍼포먼스를 진행 할 예정이다. 밀랍으로 만든 매화를 그림자 놀이와 윤회매의 영상 작업과 어울려 바라춤으로 표현. 성리학자 퇴계이황 선생께서 느꼈던 매화사랑을 퇴계선생의 시와 작가가 제작한 윤회매로 연출한 그림자를 작가의 바라춤과 접목한 공연이다. 전시는 3월 8일 오후 5시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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