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헬스케어 시장 넘보는 뷰티계 언더독"

뷰티 기반의 기업이 패션 스타일, 나아가 테크와 헬스케어를 논하는 이유

김예은 기자 2023.05.24 16:58:13

에이피알은 지난해 4000억에 육박하는 매출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영업이익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에이피알은 조 단위 이상의 기업가치 인정을 목표로 상장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에이피알

2014년 10월 창업 후 2015년 말 에이피알 김병훈 대표는 매출 126억 원, 순이익 18억 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창업 초기 투자 비용으로 손실을 안고 시작하는 여타 스타트업과는 다른 행보였다.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기까지 4년여, 2022년 말 현재 분기당 1000억 원의 성과로 3977억 원의 연 매출과 39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김 대표의 성공의 단면에 열광한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그는 그 기저에 있는 보이지 않는 4년이 준 뼈아픈 실패의 교훈을 지금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꼽는다.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 비전과 전략도 마찬가지다. 혹자의 기대는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김 대표가 꿈꾸는 미래는 그가 성장해 온 방식에 녹아있는 외적 아름다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뷰티 시장을 넘어, 또 다른 시장인 헬스케어 시장을 넘보고 있다.


시장의 변화를 읽고 미래를 앞서 준비하는 통찰력, 소비자를 이해하고 브랜드의 깊이와 혁신이 창조하는 힘. 그 가치를 깨닫고 나니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그리고 그것이 가속력이 되어 그는 더 큰 시장을 목표로 제2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에이피알이란 빙산의 기저, 그 수면 속에서 그가 염두에 두고 성장시키는 비전과 가치는 무엇일까.

에이피알(APR) 김병훈 대표. 사진=김예은 기자

- D2C 형태의 커머스 기업임에도 뷰티·스타일 테크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크 기업을 목표로 둔 이유는 무엇인가?
“에이피알은 커머스 기업으로서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테크 기업을 표방하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형태가 제품 판매 단계에서 종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제품을 잘 만들어서 고객이 제품을 사는 이유를 충족시켜 줄 때 기업이 그 가치를 다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사용자가 구매한 제품을 잘 사용하는지, 또한 이 제품을 통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었는지에 대한 추적이 되지 않는 문제가 남습니다. 결국 제품 구매 단계에서 나아가 제품 구매 이후 사용자가 가진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까지 도움을 드리는 것이 진정한 소비 여정의 종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매 사후 단계에서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추가적인 가치를 드리기 위해 고안한 방편이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고객 서비스 적용입니다. 이 같은 사후 서비스를 고안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테크 기업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 에이지알 기기를 활용해 사용자의 피부를 측정하고 사용자의 피부 상태에 맞는 진단과 기기를 통한 시술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관련해서 세부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전략과 기술 개발 현황이 궁금하다.

“본 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에 곧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과 사전 준비를 하는 단계입니다. 세부적으로는 피부 측정 주기나 시술 등이 어떠한 형태로 적용되는 것이 소비자에게 가장 이로운 형태가 될 것인지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의 적용과 구체화의 단초는 결국 소비자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저는 항상 공급자 마인드와 소비자 마인드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진정 소비자한테 필요한 것은 소비자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죠. 공급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만들면 소비자가 좋아해주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공급자의 욕망인 경우가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급자로서 신규 서비스와 세부 기술 등을 사전에 모색하고 있지만, 시장 적용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하시는 모습과 변화하는 니즈를 보면서 판단할 것입니다.”

에이피알은 2021년 3월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을 런칭했다. 23일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더마EMS’ 출시 후 26개월만에 국내외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진=에이피알 제공

- 테크 기업이라면 관련된 기술의 전문성과 개발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고도화되고 있는 테크 및 IT 시장 속에서 어떤 개발 차별점을 가져갈 것인가?

“먼저 홈뷰티 디바이스 기술 고도화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기기 분야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스라엘 기업들의 기술을 눈여겨보고 있죠.


특히 이들이 (피부과 전용) 의료기기 장비들을 출시하면, 신제품에 적용된 기술이 이전에 나왔던 기술과 어떤 차별점을 갖는지 분석하고, 이 기술을 집 안에서도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이 가능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목표로 하는 기술의 지향점은 결국 병원과 피부과에서 일어나는 일이 훨씬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형태로 집 안에서 구현되는 것입니다. 또한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편안하고 가성비 있게 유사한 기술이 실현되도록 할 것입니다.


나아가 저희는 페이셜 온리(Facial Only)가 아닌 피부 전반을 관리하고 연구하는 회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피부 관리는 사실 얼굴뿐 아니라 온 몸 전체에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죠. 이 같은 지향점에 따라 메디큐브 에이지알 라인이 확장되면 타기업과의 차별성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 앱 관련된 기술 고도화나 고객 트래픽 수집도 현재 염두해 두고 있나?

“장기적으로 AI와 빅데이터 등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그것이 현재 저희의 우선순위는 아닙니다. 현재 저희가 집중하고 있는 목표는 뷰티 디바이스의 기술 고도화와 함께, 저희 제품을 구매한 고객의 필요성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의 고도화입니다.


예를 들어, 뷰티 디바이스의 경우 피부 부작용이나 불량 등 제품 사용 과정에서 고객들이 갖게 되는 질문이 다양합니다. 또한 이를 전문가의 목소리를 통해서 해소하고 싶어 하시죠. 따라서 이 같은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의 디벨롭을 하고 있습니다. 이같이 구축된 서비스 생태계 안에서 소비자 욕구가 잘 해소되기 시작하면, 그 후에는 오히려 더 튼튼한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병훈 대표는 뷰티업계의 애플을 목표로 혁신 제품을 기반으로 한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예은 기자

- 뷰티·스타일 테크 기업의 목표를 위해 참조하고 있는 개발 모델, 기업, 관련 기술 등이 있나?
“제품기획 측면에서는 애플과 테슬라를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제품 품질에 있어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 현 시장에서는 혁신을 기반으로 압도적으로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기업으로 하여금 대체 불가능한 힘을 갖게 합니다. 저는 한 번 쓰면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성을 띠는 제품이 진정한 혁신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제품을 만드는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 기업 성장의 첫 단추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아마존, 카카오의 개발 모델을 참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의 경우, 업태가 커머스에 있기 때문에 커머스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에 따라 OTT 서비스도 시작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죠. 이는 기업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나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맨 처음 시작한 서비스와 별개로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주기 위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는 회사들을 참조하고 있습니다.”


- 대학생 때 모바일 앱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이후 2014년 창업했는데 모바일 앱과 전혀 다른 화장품 사업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
“학생 신분으로 사업을 구상할 당시는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창업하시는 분들이 많을 때였습니다. 무엇보다 모바일 앱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지 않는 장점이 매력적인 시장이었죠. 사업 초기에는 대학생들끼리 미팅을 주선하거나 커플들끼리 쓰는 알람 앱 등을 기획하기도 했죠.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확실히 소비자 마인드보다는 공급자 마인드가 컸던 것 같아요.


4년간 다양한 아이템의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다 온라인 광고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온라인 광고 모델과 유통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당시 네이버 중심의 광고 모델이 소셜미디어로 넘어오는 추세였고, 유통 흐름 역시 변하면서 D2C 비즈니스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결정적으로 당시 화장품 온라인 광고 대행을 맡게 되었는데 초기 성과가 매우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판매한 제품들이 제품력의 한계로 한두 달을 못 가고 판매가 꺾이는 현상을 발견했죠. 제품 마케팅에는 자신이 있으니, 제품력을 갖춘 화장품만 있으면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제품이 없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서 판매해야겠다는 결심이 지금의 에이피알과 에이프릴 스킨이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 스타트업은 초기 투자 비용으로 손실을 안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창업 초기부터 바로 수익이 났다.

"2년째 수익이 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그 기저에 숨겨져 있는 4년이 따로 있었죠. 에이피알 창업 이전의 4년 동안, 수많은 사업에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에서도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형성된 기초 시스템에 사실상 에이피알을 창업할 때의 아이템이 얹혀진 것입니다. 당시 함께 하는 직원분들도 계셨고, 온라인 광고 대행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는 등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세팅된 상태였죠. 이처럼 일정한 기반 위에서 시작됐기에 초기 비용이 크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금은 한 제품만 주력으로 판매하는 브랜드가 일반화되었지만, 과거에는 그러한 브랜드가 거의 없었습니다. 당시는 모든 화장품 기획자 사이에서 ‘화장품 브랜드는 라인업이 갖춰져야 된다’라는 말이 통용되던 시절이었죠. 그렇게 라인업이 상식이던 시절에 저희는 쿠션이라는 단품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초기 리스크를 확실히 줄이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널디는 2017년 출범 첫 해 58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뒤 2018년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 1년 만에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약 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널디는 그 중 40%를 해외에서 거뒤들이며, 해외 시장 확장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에이피알

- 에이프릴 스킨 브랜드로 시작해 메디큐브 등 뷰티 관련 브랜드를 운영하다가 2017년 패션브랜드 널디를 런칭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브랜드 네임과 컨셉도 독특한데 어디서 초기 브랜드 구상 영감을 얻었나?

“에이피알의 고객층은 현재 2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지만, 저희가 회사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20대가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주요 고객층인 20대의 페르소나를 그리다 보니 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영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발산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했죠. 그것이 현재 소셜 미디어들이 발달하게 된 단초가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도 그런 변화의 흐름이 많이 보였죠.


따라서 당시 남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 더 드러내는 인간상들이 앞으로 좀 더 주목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발산시킬 수 있는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고자 신규 브랜드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널디라는 브랜드 이름과 독자적인 콘셉트는 이와 같은 초기 구상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 기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특별한 기준이 있는가?

"에이피알이 2014년 창업 초기부터 3~4년간 집중한 것은 유통 혁신의 시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에이피알 내에서 메디큐브, 글램디, 널디, 포맨트 등으로 다각적 브랜드 확장이 이루어졌죠.

 

당시는 소셜미디어와 D2C 유통 방식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되고 있던 시기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신규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등장을 하며 이같이 수평으로 브랜드를 확장해가는 방식이 맞았습니다. 저희 브랜드를 구매하시는 고객들이 그 신규 시장에 모여 있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추가적인 가치와 다른 제품들을 제공해드릴 수 있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D2C가 고착화된 현시점은 유통 혁신을 활용한 브랜드 확장보다는 각각의 브랜드를 좀 더 깊이 있게 가져가는 것이 옳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좀 더 차별화된 제품들을 만들고 제품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희가 ADC(APR Device Center)라는 연구센터를 만들고, 그곳에 공학 박사님들이 같이 합류해 기술 스터디를 하면서 남들보다 기술적으로 앞서가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현재 연구센터는 자체적으로 특허를 40여 개 확보했고, 신규 특허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나온 제품들보다 더 많은 제품들이 시장에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하나에 다 놀라실 거예요. 이전에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제품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죠."

에이피알은 향수 브랜드 포맨트를 비롯해 뷰티 및 피부미용(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글램디바이오), 패션(널디), 엔터테인먼트(포토그레이) 사업 분야에서 총 6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에이피알 제공

- 뷰티·스타일 테크 기업으로 에이피알의 범주 내에서 하나의 유니버스를 구축할 계획도 있나?

“미래에는 다 연결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에이프릴 스킨과 글램디 등 에이피알 내의 다른 브랜드들도 각각의 디바이스 제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죠. 각 브랜드가 서로 다른 색깔과 모양으로 발전되고, 결국에는 이러한 것들이 하나의 유니버스 안에서 유의미한 연결성을 지니게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연결이 소비자분들이 보시기에 매끄럽고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더 좋은 가치를 줄 것이다 라는 판단이 들면 하나의 유니버스로 통합해 확장해 나가는 것이고, 아니다 싶으면 억지로 이어 붙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 지난해 에이피알 해외 매출은 1437억 원으로 2021년 대비 36.2% 성장했다. 에이피알이 해외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저희가 ‘언더독 플레이’를 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더독 플레이란, 적은 예산부터 이익을 내면서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말합니다. 저희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시장 초기 주류 흐름과 달리 단독 제품을 기반으로 뷰티 시장에 도전장을 냈고, 작은 시장에서 유의미한 수치로 시작해 점차 큰 성과를 만들어왔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커머스의 전쟁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주류가 형성된 국내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치열하게 사업을 운영해 가면서 많이 배웠고, 그 과정에서 저희만의 시장 플레이에 익숙해졌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저희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별로 소비하는 채널과 플레이하는 방식 등 시장개척 전략을 다변화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합니다. 이후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각 국가에 맞는 형태로 전략이 스며들게 됩니다.


해외시장은 기업의 규모와 자본력을 떠나 인프라부터 시작해서 네트워크가 완전히 다른 시장입니다. 따라서, 국내에서 자리를 잡은 브랜드들도 결국 해외 시장에서는 언더독 플레이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저희에게 익숙한 방식이 유효하게 먹혀들어 갔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IPO 계획이 궁금하다. 시장에서 기업 가치 평가가 원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장 철회 등을 검토할 것인가?

"첫 번째로 기업 가치 평가가 저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도 저희는 상장을 진행할 것이고, 두 번째로 기업 가치가 인정을 못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업 가치(시가총액)를 산정하는 방식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 EBITDA X multiple(멀티플) 평가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죠. 이때 일반적으로 가장 최근 시점의 손익을 가지고 EBITDA를 계산하게 되는데 저희가 당기 순이익이을 비롯한 EBITDA 측면이 잘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멀티플 수치에 따라 평가치의 최저치와 최대치가 달라지겠지만 저희는 그 박스권 안에서의 최저치도 이미 꽤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평가로 인한 상장 철회와 같은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IPO 일정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1월 신한투자증권을 IPO 관련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고, 올해 3월에는 7000억 원의 기업가치로 80억 원의 프리 IPO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현재 에이피알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둘 다 가능합니다만, 최종적으로 어떤 쪽으로 상장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상장 방향이 결정되면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하반기 중 심사 청구 접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 대표로서 어떤 비전으로 회사를 시작했으며, 어떻게 실천되고 있나?
"맨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사업 자체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아이템보다는 사업을 해서 유니콘 이상의 기업이 되고 싶다는 것이 저의 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뷰티 테크를 기반으로 시장 혁신을 꾀하고 고객들의 삶을 바꾸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지엽적으로 현재 가장 메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안티에이징입니다. 인간이 늙는 건 자연스럽다고 하지만 내가 늙고 싶지 않은 건 인간의 본능이죠. 나아가 안티에이징의 범주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외적 아름다움으로 시작했지만 나아가 관절이나 근육 등 신체 전반의 노화를 늦추거나 노화 증상을 완화하는 기술로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결국 에이피알은 인간의 나이 듦, 즉 에이징(노령화)에 반대되는 세력으로 기술적으로 고도화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고, 추후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전해 인간이 늙지 않는 데 최대한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현재 헬스케어 관련 기술도 정부 산업 과제를 받아 연구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 구체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에서 목표로 하는 것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생태계 구축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영역이 굉장히 넓습니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애플리케이션 하나만으로 될 수는 없어요.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들이 신체적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자가 검진하려면 검진을 할 수 있는 키트가 있어야 하고, 이를 디지털로 인식시킬 수 있는 기계와 분석기술이 필요하죠. 따라서 그 연결성이 매우 복잡하고도 중요한 시장입니다.


결국 에이피알이 뷰티 테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그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우선 홈 뷰티로 시작해 이용자를 모으고 피부과 전문의와의 연계, 나아가 다른 의료 분야의 전문의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며 저희만의 헬스케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김병훈 대표는 기업의 운영 철학이 외적 아름다움에서 나아가 신체 전반의 노화를 늦추거나 노화 증상을 완화하는 기술로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에이피알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란 비전을 밝혔다. 사진=김예은 기자.

- 에이피알이 생각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인류의 에이징에 대항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모토로 삼고 있는 애플과 테슬라가 혁신을 기반으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듯, 에이피알은 인간이 에이징을 통해서 얻게 되는 노화와 질병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기술적 혁신을 꾀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이 밖에도 저희가 운영하는 장애인 사업장과 같이 다양한 분들과 같이 협업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에 공헌할 것입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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