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승욱 작가, 갤러리퍼플 개인전 ‘픽! 팝! 푸!’서 회화작품 선보여

사회적 현상 바라보며 느낀 감정 작품에 함축

김금영 기자 2023.06.08 11:07:52

심승욱 개인전 ‘픽! 팝! 푸!(Pick! Pop! Poo!)’ 전경. 사진=갤러리퍼플

갤러리퍼플이 이달 16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심승욱 개인전 ‘픽! 팝! 푸!(Pick! Pop! Poo!)’를 연다.

작가는 여러 사회적·개인적 상황을 조각, 설치, 사진으로 재해석하면서 하나의 작품 안에 고귀함과 천박함, 희극과 비극, 무거움과 가벼움, 구축과 해체, 안정과 불안 등 양가적인 요소를 담는다. 이 요소들은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 않는 모순을 유지하면서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한다.

‘픽! 팝! 푸!’는 작가가 사회적 현상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을 함축적 단어이자 의성어로 표현한 것이다. 이 단어들은 찍고, 터트리고, 배설하는 행위를 나타내며, 그 발음은 찌르고 터트리고 바람이 빠지는 청각적이고 촉각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작가는 우리가 숨 쉬고 경험하며 축적하고 소비하는 모든 연속의 시간이 ‘픽! 팝! 푸!’와 같다고 느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집중했던 조각, 설치, 사진작업에서 벗어나 회화작품을 선보인다. 정지된 내러티브를 보여주는 화면에 매력을 느끼고 회화를 통해 보다 자유롭고 불규칙하며 복잡한 모순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심승욱, ‘팝(Pop)!’. 캔버스에 아크릴릭, 73x61cm. 2023. 사진=갤러리퍼플

작가는 고전회화, 애니메이션, 만화책, 영화에서 가져온 요소들을 패러디하고 조합해 다층적이고 모순적인 인간 존재와 현실, 그 이면 세계에 대한 사유를 펼쳐낸다. 이번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먹는다는 행위는 생존본능에 충실한 생물로서 인간이 가진 욕구를 포함한다. 먹는 행위와 그 폭력적 욕구가 투영된 사회적 인간의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담음으로써 인간의 심연에 내재한 욕망과 폭력을 냉소적으로 보여준다.

화면 안엔 불분명한 형태들이 뒤엉켜 있으며, 그 안에는 미와 추, 유쾌함과 불쾌함, 유희와 폭력이 공존한다. 또, 가볍고 밝은 색상과 어둡고 무거운 색상이 함께 사용됐다. 주요 색상으로 사용된 검정색은 화면에 시각적 통일감을 주지만, 작품에 이성적 질서를 부여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전체를 비이성적이고 무질서한 심연의 세계로 끌어내린다. 화면에는 공간 표현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이 형태들은 더욱 어떤 공간에도 속하지 않은 채 부유하는 느낌을 준다.

갤러리퍼플 측은 “심승욱 작가의 작업은 인간존재와 사회현상, 대중문화, 예술과 미학적 담론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담고 있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우리의 무의식이 그렇듯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며 “작품은 그 의식할 수 없고 언어화할 수 없는 지점을 담고 있기 때문에, 작가는 작품의 의미나 작품 속 요소를 언어로 설명하기보다는 관람자가 각자 느끼는 직관적인 인상대로 받아들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람자는 자신만의 경험과 지식, 방식에 따라 작품을 바라보고 각기 다른 부분을 발견해내며, 그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로 작품을 경험할 것”이라며 “심승욱 작가는 작품을 말과 글로 설명하고 규정함으로써 언어와 의미의 틀에 가두기보다는 각자의 감각 안에서 경험되고 확장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언어가 아닌 예술을 통해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승욱, ‘매리 고 어 라운드(Mary Go a Round)! - 말 코스튬 플레이’. 캔버스에 아크릴릭, 73x61cm. 2023. 사진=갤러리퍼플

한편 심승욱(1972년생)은 홍익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시카고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익숙함’(2022, 수에뇨339), 부재와 임재 사이’(2015, 갤러리아트사이드), ‘구축/해체’(2014, 문화역서울284 RTO), ‘사유의 경계를 허물다’(2011, 텐리갤러리, 뉴욕), ‘검은 풍경’(2009, 티팟갤러리, 쾰른) 등 국내외에서 총 13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주요 그룹전으로는 ‘친숙한 기이한’(2022, 부산현대미술관), 제주비엔날레(2022, 제주도립미술관 외), ‘이미지의 향연’(대구예술발전소, 대구), ‘오버드라이브’(2019, 인천아트플랫폼), ‘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2018, 서울대학교미술관), ‘스타트 아트페어 프로젝트’(사치갤러리, 런던), ‘무심’(2015, 소마미술관), ‘라운드업’(2013, 서울시립미술관)이 있다.

‘새벽의 검은 우유(2020, 김종영 미술관) 등의 전시를 기획하고, 푸르덴셜 아이 어워드 컨템포러리 아시안 아트상(2014, 사치갤러리) 등을 수상했으며, 주요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칼해머갤러리 등이 있다, 난지창작스튜디오, 인천아트플랫폼,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뉴욕 ISCP 레지던시 등에 참여했으며 현재 갤러리퍼플 스튜디오(galleryPURPLE STUDIO)에서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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